rejungna
2007. 9. 2. 09:19

<선운사에서>
By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 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따뜻한 차 한잔>
by 김 지혜
스산한 바람이
마음을 허허롭게 하는 날
따뜻한 차 한잔 나누고 싶습니다.
차가운 기온으로 어지럽던 마음
차 한잔으로
달랠 수 없지만
당신과 마주앉아 있는 순간
그 마음
찻잔 속 설탕 되어 녹아내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