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파가 가져다 준 산뜻한 변화를 즐긴다
18 년을 사용했던 거실의 소파를 바꾸었다. 참, 질기게도 썼네!
그 소파는 짙은 벽돌색에 무늬가 있는 것으로 Italy 풍의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소파였지만 점점 낡아가고 있었다.
약간은 현대감각이 풍기는 무난한 색깔의 simple 하고 편안한 의자들로 바꾸고 싶어했다.
집이 1921년에 지은 오래된 주택이기 때문에 아주 현대식으로 바꾸면 토끼 얼굴에 돼지 귀가 달린 모양새가
될 것 같아서 traditional style(전통적 스타일)이지만 현대 맛이 풍기는 소파를 염두에 두었었다.
돈도 돈이지만, 막상 오래된 식구 같은 것을 처리하려니 엄두가 나지 않았고,
그 소파에 담겨져있는 내 가정만의 역사가 아쉬웠고,
또 현실적으로, 거실에 알맞는 의자의 그림이 머리 속에 그려지지가 않아서 계속 망설었었다.
그러다가 2008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거실 분위기 쇄신을 올 해의 꼭 실행할 목록 중의 하나로 정해놓고
남편과 지난 두달에 걸쳐서 주말에 시간이 나면 여러 곳을 헤멘 끝에
색에 민감한 딸 아이의 도움을 받아서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치워진 소파는 시아버님의 후배되시는 분이 국회의원이 되셔서 처음으로 미국 나들이를 하게 되었을 때에
갑자기 우리 집을 방문하신다 하여서 얼떨결에 골라보지도 못하고 급하게 산 소파였다.
그 때는 시부모님과 함께 살았기 때문에 아버님의 사기를 북돋아 드리려고 부담스러워 보이는 색깔이지만
고급스럽게 보이는 이태리풍 소파를 구입했다.
마치 미국에 와서 잘 살고 있다는 것을 과시라도 하려는 듯이 말이다.^^*
이렇게 준비도 없이 새 가족이 되었던 소파는 아들과 딸의 토끼 뜀, 가족들의 경조사와
멀리 한국서 오신 손님들과 이 곳에 사는 손님들의 수천 kg 의 몸무게를 용캐도 지탱해 주었다.
우리 집안 분위기 변화에 따라서 애지중지 되기도 하고 천덕 꾸러기 대접을 받기도 하였다.
그런 소파가 이제는 다 돌아가신 시부모님과 훌쩍 커버린 자식들 처럼 나와 good-bye 를 하게 된 것이다.
삼 주 전에 마음에 드는 소파를 일단 결정을 하니 앓던 이를 뽑아낸 것 같아서 정말로 시원했다. ㅎㅎ
그리고는 지난 주말에 드디어 집으로 배달되었다. ㅎㅎ
같은 장소이지만 달라진 변화된 차분한 분위기가 자못 만족스럽다.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매장에 전시되어 있던 그 수 많은 선택 중에서 어떤 소파로 낙점지을까를
몰랐던 불확실할 때 보다 훨씬 더 편하고 좋다.
이제는 --------
더 이상 가죽 의자와 헝겁 의자의 장단점을 비교하지 않아도 되며 (우리 식구는 따뜻한 헝겊을 선호했다),
어떤 모양과 재질이 우리 거실에 더 어울릴까를 견주는 상상을 할 이유도 없다.
더운 날씨에 발품을 팔면서 한국 가구점과 미국 가구점의 가구들을 비교하는 수고를 할 필요는 더욱이 없다.
미국인들 보다 짧은 다리가 대롱대롱 매달지 않고 편하게 걸터 앉을 수 있는 의자인 가를 더 이상 시험해보지 않아도 된다.
세상 천지에 있는 근사한 소파들도 더 이상 내 관심 밖의 대상이 되니 홀가분하다.
지금 부터는 새 가구가 들어선 거실의 변화에 내 몸을 맞추면서 새로운 편이함에 익숙해지고,
내가 생활하던 그대로 살면서 내 마음에 특별히 드는 적당한 구석을 발견해서 몸을 의탁하면 된다.
아침에 아랫 층에 내려오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새 식구들의 모습이 아직은 내 뇌에 익지 않았지만,
그 것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상쾌하고 나의 눈은 따뜻하다.
내가 선택해서 내 생활의 일부가 된 때문인지 아주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리곤 아침만 되면 독서하기 좋은 가죽 의자에 앉아서 잠시라도 신문을 읽는다. ㅎㅎ
이층 내 방에서 하던 신문 읽기에 변화가 들어 온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내 가슴을 작게작게 뛰게 만들고 있다.
잠시 눈을 지긋이 감고 재빠르게 돌아가는 주위의 변화를 생각해 본다.
마치 시계가 태엽을 빨리 돌리고 있는 것처럼 세상은 움직이고 있다.
때론, 변화에 또 변화를 거듭해서 출발점에서 다시 만나기도 한다
변화는 내가 주역이 되어서 이끌 수도 있고, 때로는 수동적으로 환경에 이끌린 변화에 직면하기도 한다.
내 인생에서 내가 원해서 구했던 능동적인 변화는 몇 번이나 있었던 것일까?
돌이켜보면, 미국 생활의 첫 걸음도 완전한 나의 선택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밀려서 결정된 선택에 오랫동안 순응을 하다보니 이를 사랑하게 되었고 내 것으로 소화시켰다.
참으로 다행이다!
변화를 대처하는 힘은 경험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경험은 역사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진다. 역사 속에는 진실과 진리가 시대에 맞게 변화된 모습으로 잘 가꾸어져 있다.
이 변화된 모습을 이해하면 순응과 발전의 길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우리 자신이 이미 독특하고 변화된 새 모습으로 창조되어진 것을
재발견할 수 있는 행운을 맛보기도 한다.
후의 내 인생의 역사책 속에는 변화된 무엇이 적혀있을까 궁금해진다.
낡은 소파를 은퇴시키고 새 소파로 거실 분위기를 쇄신한 작은 변화가
마치 내 인생의 길을 바꿀 정도의 큰 사건은 아니지만,
나는 새 기분,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하는 들뜬 마음으로 오늘의 첫발을 시작하며 미소 짓는다.
왠지, 기분좋은 변화가 기다리고 있는 예감이 들기 때문이다.
(아래의 사진들은 요즈음의 변화를 이끈 주역들이거나 변화의 결과이다.)
Unite for change 를 함께 외치고 있는 Clinton 과 Obama 이다.
멋스럽게 지은 집이 현대 건축의 변화된 미를 표현하고 있다.
6월 27일에 Microsoft 회사의 회장직을 은퇴한 Bill Gates 의 모습이다. 52살인 그가 또 어떤 변화를 이끌지 기대된다.
요즈음의 cake 은 상상 이상으로 예쁘고 맛이 훌륭하다. 누가 다 그렇게 생각했는지 경이롭다.
인간의 이기심에 멍든 지구는 자연재해와 환경재해로 심술 풀이를 한다. Mississippi 강의 범람으로 물에 잠긴
농작물들이 우리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Africa 의 식량난을 더 부채질하지 않기를 바란다.
iphone 은 대단하다. 나는 오래된 핸드폰을 사용하지만 iphone을 쓰는 친구의 전화기에 빠져들었었다.
정말 변화의 상징이라고 일컬을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