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톤- 여성의 자존심
미국 양당의 전당대회는 대의원들의 축제 마당이지만,
미국을 넘어서서 지구촌 최대의 정치 축제이며 세계인을 흥분케하는 정치 올림픽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이번 주 8월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콜로라도주의 덴버(Denver)시의 펩시 센터(Pepsi Center)에서 개최되고 있는
민주당 전당대회 (DNC, Democratic National Convention)는 그 어느 때보다 미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모든 열기는 지난 주 토요일에 오바마가 조 바이든(Joe Biden)을
부통령 running mate 로 선택했다는 소식을 알리는 이메일과 텍스트 메시지로 부터 시작되었다.
바락 오바마는16 개월 간의 치열했던 예비경선을 통해서 이미 확정된 민주당 대통령 후보자이지만,
전당대회를 거쳐야만 당의 공식후보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2008년 덴버 민주당 전당대회의 절정은
목요일 28일에 7만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미식축구 경기장(Invesco Field)에서 거행될 오바마의 후보 수락 연설이 될 것이다.
바락 오바마를 띄우고 멕케인을 깍아내리기 위해서
민주당 전당대회의 연설자로 많은 인물들이 단상에 섰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역할을 하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람은 단연 여성 두사람이었다.
미셀 오바마(Michelle Obama)와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이다
이 두 사람은 공통점보다는 다른점이 더 많은 사람이지만,
여성들의 자존심이라고 불려질 수 있을 만큼 똑똑하고 당당하며 뛰어난 말재주를 가진 잘난 여성들이다.
정치를 싫어했던 미셀에 반해서 정치가 그녀의 삶의 전부인 힐러리이다.
미셀은 아내로서 오바마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동지지만, 힐러리는 자신의 야심을 꺾은 오바마를 속으로는 비난하는,
한 우리 안에 동거하는 정치적인 경쟁자라고 할 수 있겠다.
힐러리가 running mate 가 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 미셀이지만, 부통령이 되지 않고도 민주당의 원로로
망강한 정치 파워를 휘두를 수 있는 위상을 지닌 힐러리이다.
흑인이며 하바드 법대를 나온 미셀과 백인으로 예일대 법대를 나온 힐러리이다.
같은 점이 있으면 여성으로 자의 혹은 타의에 의해서 정치판에 들어와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라는 것과
가족의 가치와 소외된 자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진보주의 성향을 지녔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의 첫날의 주제는 하나가 된 나라 (One Nation) 이었으며,,
둘째 날의 주제는 미국의 약속의 회복 (Renewing America’s Promise) 이었다.
Michelle Obama 는 화려하게 막을 올린 첫날의 핵심 연사(headliner)로 등장했다.
프린스턴 대학의 star player출신으로 오레곤 주립대학(Oregon State University)의 농구 코우치인 오빠
크레이그 로빈슨(Craig Robinson)의 소개로 무대에 선 미셀은
영부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연설로 청중을 감동기켰다.
마치 새로운 여성 정치 스타의 탄생 예고편을 상영하는 것 같았으며,
바락이 4년 전인 보스톤 민주당 전당대회의 기조연설자로 뜨기 시작한 것과 같은 맥락을 느끼게했다.
남편이 정치인이 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했던 미셀은
바락이 처음으로 일리노이주(Illinois State) 하원의원에 출마한지 8 년만에,
연방 상원의원(senator)이 된지 4 년만에,
미국 대통령 선거 역사상 최고로 잘 짜여지고 다듬어진 배후자 모습으로 중앙 무대에 등장했다.
정치에 대해서 부정적인 선입관을 가진 강한 성격의 여자로서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부드럽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영부인이 되어서 남편을 최고로 보조해줄 수 있는 똑똑한 아내이자 좋은 엄마로서 새롭게 자신을 부각시켰다.
키가 아주 크고 우아한 이미지의 미셀은 차분하고 매끄럽게 20분 가량의 연설을 통해서
자신과 오바마를 American dream 의 상징으로 묘사했다.
그녀 연설의 요지는 자신의 애국심, 가족의 가치와 남편에 대한 믿음이었다.
“I am here as a wife who loves my husband and believes he will be an extraordinary president.”
(나는 남편을 사랑하고 그가 훌륭한 대통령이 될 것을 믿는 아내로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직 오바마를 잘 모르는 미국민들과 그의 가족의 뿌리가 희박하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미셀은 자신의 가족사를 이야기하면서 바락이 자신과 같은 평범한 미국인이고 평범한 가정의 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했다.
“Barak doesn’t care where you’re from, or what your background is, or what party-if any-you belong to.
That’s not how he sees the world. He knows that thread that connects us, our belief in
promise, our commitment to our children’s future, is strong enough to hold us together as one nation
even when we disagree.”
(바락은 당신의 출신, 배경, 소속 정당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 것들은 그가 세상을 보는 눈이 아닙니다.
비록 우리가 의견을 달리 할 때에도, 그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서로를 묶어주는 실과 같은 줄, 미국의 약속에 대한 믿음,
그리고 후손들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책임이 강해서 우리를 하나의 나라로 쎄게 붙들어주고 있다는 것을요.)
힐러리 클린톤은 둘째 날인 어제에 딸 첼시(Chelsea) 의 소개로 입장을 한 후에
자신의 정치 노선과 오바마의 지지를 호소하는 강하면서도 역동감있는 연설을 했다.
그녀로서는 오바마를 지원하는 최고의 지원사격을 했으며, 오늘에는 자신을 지지했던 1,700 명에 이르는 대의원들이
roll cal(호명투표)로 오바마를 지지할 수 있게 풀어주었다가(release), 즉 양도를 하기로 했다가,
호명투표 없이 직접 대의원들의 환호(acclamation)로 오바마를 민주당 대통령 후보자로 지명하도록 협조를 해주었다.
“"No way, no how, no McCain. Barak Obama is my candidate. And he must be our president.”
(절대 않돼요. 멕케인은 않돼요. 바락 오바가가 나의 후보자이며, 우리의 대통령이 되어야합니다.)
"Whether you voted for me, or voted for Barack, the time is now to unite as a single party
with a single purpose,"
(나에게 투표했건, 바락을 투표를 했건, 지금은 같은 목적을 가진 한 편으로 단결해야합니다.)
"We are on the same team, and none of us can sit on the sidelines."
(우리는 같은 팀이며, 아무도 뒷편에 물러나있으면 않됩니다.)
"This is a fight for the future, and it's a fight we must win together."
(이것은 미래를 위한 싸움이며, 우리 함께 힘을 모아서 승리해야만 하는 대선입니다.)
그녀의 패배를 아직까지 인정하지 않고 불만이 팽배해있는 그녀의 골수분자 지지자들은 오바마 대신 멕케인에게
투표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오바마 진영이 처음부터 힐러리를 부통령으로 지명할 의사가 없었다고 더욱 골이 나있다.
힐러리는 경선 후에 이런 지지자들을 달래면서도 자신의 막강한 정치적 힘을 과시하고 싶어했다.
감정적인 측면에서 어제의 힐러리의 연설은 그녀를 비롯한 지지자들에게 지금까지 선거전을 마감하는 절정(climax) 이기도 했다.
진실되게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확신을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대의원과 국민들에게 심어주어야 했었다.
어제 힐러리는 훌륭하게 자신의 몫을 해내었다.
오바마가 당선이 되면 그녀는 뇌종양을 앓고있는 에드워드 케네디의 뒤를 이어서 미국 진보주의의 대변자가 될 것이며,
오바마가 지면 그녀의 말대로 4년 후에 민주당은 그녀의 손을 들어 주게 될 것이다.
몇 시간 후에는 셋째날의 하이라이트인 클린톤 대통령 연설과 조 바이든의 부통령 후보자 지명 수락 연설이 있을 예정이다.
힐러리 보다도 바락에게 더 섭섭해있고 화가 나있는 클린톤 대통령이 과연 얼마나 따뜻하게 바락을 껴안아 줄까?
자신을 충분히 인정해 주지 않았고, 자신을 인종주의자로 묘사해서 흑인들과의 관계를 껄끄럽게 만들었다고
아직까지 바락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 미래의 재확인(Securing America’s Future)이라는 오늘의 연설 주제에 몹씨 심기가 불편했었다.
클린톤은 경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어 했었다. 바락이 이 주제를 넘어서서 마음대로 이야기를 해도 좋다는 말에 누그러진
클린톤이 어떤 말로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
현재 메케인과 지지율이 거의 비슷한 오바마가 자신의 철학적 가치관을 널리 알리고 비젼을 보여주어서
희망과 변화를 꿈꾸는 미국인들의 숫자가 많아진다면 그는 승리를 할 것이다.
그리고 바락의 바로 옆에는 굉장한 여자 두 사람이 큰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아주 자랑스러웠다. 당을 위해서 한 마음, 한 길로 가는 미국 정치인의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Bravo for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