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과 미국의 안주인들-미셀 오바마
내일이 추석이다. 하지만 미국서 오래 살다가 보니 추석보다는 같은 의미를 지닌 추수 감사절을 더 크게 지낸다.
이곳서 맞는 추석은 해마다 날짜가 다른 탓에 생각과 행동의 일치를 보기 어려운 명절이다. 반면에 추수감사절은 매년 같은 날이면서,
공휴일이라 식구들이 모두 모여서 왁자지껄한 모임을 갖기가 편한 휴일이다.
명절이나 휴일은 그 집의 가정 주부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따라서 빛이 나거나 썰렁해진다.
안주인의 마음이 넓고 푸근하면 찿아온 손님들은 편하면서도 재미있고 유쾌한 시간을 지내다 귀가할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어딘지 거북하고 까탈스러운 안주인이 내미는 먹음직한 음식을 먹느니
차라리 빨리 집에 돌아가서 라면을 먹더라도 편하게 쉬고 싶어 일찍 자리를 뜨는 경우도 있다.
주부의 노고가 가장 빛나는 때! 만물의 풍성함과 조상님을 향한 감사를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날!
추석을 맞이하면서 한 가정이나 집안의 화목과 발전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안주인의 역할을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국가의 안주인은 한 가정의 안주인과 다른 것일까?
한 가정의 윤활유로 집안 구석구석에 기름칠하는 안주인의 역할과 한 나라의 짜임새있고 능력있는 영부인의 그 것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2001년 9/11 테러 이후로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빡빡해진 미국 사회에는 불경기로 어깨가 축쳐진 미국인들이 즐비하다.
이럴 때 일수록 케네디 대톨령과 같은 이상주의 정치적 신념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정에서는 이상적인 주부가 가정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듯이, 미국의 불편한 현실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이상적인(idealistic) 미래의 비젼을 제시해서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대통령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떤 안주인이 미국의 백악관을 차지해야 국민들의 존경을 받고 그 녀의 남편은 훌륭한 대통령이 될 수 있는 chance 가 많을까?
최근 들어서 혼전을 거듭하는 미국 대통령 선거는 누가 미국의 영부인이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예측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미셀 오바마(Michelle Obama)와 신디 멕케인(Cindy Macain) 두 명 중의 한 여성이 백악관의 안주인이 될 것은
누구나 알고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 들 중에서는 누가 더 영부인 역을 훌륭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점쳐질까?
역대 영부인들 중에서는 누가 가장 미국인들의 존경받고 있으며 멋지게 안주인 노릇을 했다고 평가받는지 궁금했다.
그러던 중에 우연히 yahoo website 에 실렸던 미셀 오바마(Michelle Obama)에 관한 짧막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미국인들은 재클린 케네디(Jacqeline Kennedy)의 아름다움, 우아함과 세련된 패션 감각,
엘리노어 루즈벨트(Eleanor Roosevelt) 의 솔찍함, 이해심과 삶의 열정,
그리고 베티 포드(Betty Ford ) 여사가 다른 이들을 위해서 자신의 아픈 경험(알콜 중독)을 솔찍하게 털어놓고 나누었던
용기와 따뜻한 마음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 세 사람이 미국인들의 가장 존경받는 영부인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기사의 글쓴이에 따르면, 이 세 사람의 특성을 합쳐놓은 영부인이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바로 미셀 오바마가 이 세 first ladies 의 장점을 모두 겸비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wow,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아마 미셀 와바마가 내가 좋아하는 타입인 남에 대한 사려심 깊고 똑똑한 여성에 딱 부합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ㅎㅎㅎ)
얼굴 표정이 강렬하고(intense) 집중하는 느낌을 주어서 너무 진지하게 보이는 미셀에게 가까이 다가서기가 어려울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녀의 연설을 들어보면 그 녀의 가슴이 얼마나 따뜻한지, 또한 머리가 얼마나 명석한지 금방 감이 온다.
그 녀가 말하는 허황되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은 우리의 심금을 울리면서 곧바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가난하지만 따뜻한 흑인 가정에서 성장한 탓에 성실하고, 동정심 많고, 허세를 부리지않는 현실 감각을 지녔다.
재클린 케네디(Jacqueline Kennedy) 만큼 아름답지는 못하지만 그 녀는 우아하다.
엘리노어 루즈벨트(Eleanor Roosevelt) 의 열정에 가미된 특유의 젊음과 활기를 가지고 소외된 자들을 위해 뛸 것이다.
로잘린 카터(Roslyn Carter)와 힐러리 클린톤(Hillary Clinton) 이 지닌 내적 강인함을 바탕으로 때로는 강하게 때로는 약하게
자신의 입장과 영향력을 펼칠 것이다.
여러 측면으로, 미셀 오바마는 미국 역사상의 첫 black first lady 가 된다면 그 역할을 멋지게 소화할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그 녀가 그런 기회를 갖고 꿈을 크게 펼쳐서 나를 비롯한 미국민 모두가 미셀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모처럼 추석이 일요일이어서 식구들 모임을 마련한 나도 내일 명절에 편안함을 주는 안주인이 되도록 신경을 더 써야겠다.
내 집을 찿는 사람은 모두 다 나에 대한 믿음이 큰 귀한 손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