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할로윈 데이, Halloween Day
10 월의 마지막 날인 내일은 할로윈 데이(Halloween Day) 이다.
벌써 2008 년을 다 보낸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운 감도 갖지만, 할로운 날의 인기도는 내가 미국에 사는 햇수의 늘어남과 비례해서
점점 올라가고 커지고 있어 나 또한 기대감을 갖는다.
특히, 올해에는 불경기로 사람들의 마음이 옴츠리고 기가 죽은 탓인지 할로운 데이를 손꼽아 기다리면서 준비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한다. 덕분에 여느 소매상들과는 달리 할로윈에 관한 물픔들을 파는 곳은 예년에 비해서 몇배나 매출이 증가했다고 한다.
편치않은 현실 속에서 잠시나마 탈출구를 찿고싶은 미국인들이 경기가 뒤로 갈수록 할로운 분위기를 한껏 더 즐기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보통 어린이들에게 신나고 짜릿한 흥분과 들뜸을 주면서 많은 추억을 양산해내는 할로윈 날이 다가오면 엄마의 마음은 더 분주해진다.
나 역시 애들이 어렸을 적에는 엄마로서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다.
집앞 장식과 아이들이 원하는 복장 마련, 캔디 준비, 그리고 할로윈 날에는 아이들만 trick-or-treat (캔디를 얻으러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하도록 보낼 수 없어서 함께 동행하면서 저만치 떨어져서 안전한지 지켜보는 일까지 해야한다.
그 후에는 넘치는 캔디와 초코렛을 한꺼번에 다 먹지 않도록 애들이 학교에 갈 때마다 통에서 조금씩 꺼내어 치우는 것도 한다.
이 때에 들키면 평생 원망을 들을 수 있으므로 아주 조금씩 시간을 두고 해야한다.
(이 집의 오른쪽 창문 앞에는 영화 Badman 의 Joker 가 앉아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며칠 전에, 이제는 다 커서 성년이 된 딸 아이가 나에게 할로윈 데이에 우리 집 문을 두들기면서 trick-or-treat 을
큰 소리로 외칠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캔디를 사올 것을 부탁하면서 말했다.
"엄마, When I was young, the Holloween Day was a so exciting and fun-filled day. I can't never forget that much fun."
(엄마, 어렸을 때에는 할로운날이 그렇게 신났었어요. 아마 그 날들을 잊지 못할거예요.)
"정말? 그렇게까지 재미있었어?"
"Yap!, 얼마나 신났었는데요. 학교에서도 재미있었고 친구들 하고도 재미있었고... 캔디를 얻으면, It felt like walking on the cloud."
나는 어린 아들과 딸을 기쁘게하기 위해서, 또 애들이 친구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인 박탈감을 갖지 않도록,
한국에서 자랐기에 경험치 못했던 날이어서 잘 모르지만 자식에게는 잘해주고 싶었던 조급한 마음 때문에
딸아이 처럼 할로운 데이를 즐겁고 행복하게 지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 돌이켜 생각해보면 애들 핑계를 대고 옆에서 동심으로 돌아가서 함께 짜릿함과 흥분을 나누었던 날이었다.
할로윈 데이 덕분에 딸 아이도 좋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고, 나 역시 미소가 지어지는 기억들을 많이 가진 것 같다.
운이 좋게도, 우리 동네는 어린이들이 이 날을 즐길 수 있도록 할로윈 데이를 위한 준비를 아주 알차게 한다.
매년 10월의 세번째 일요일에는 동네 가까운 곳에 위치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참석해서 코스튬(costume)을 입고 즐길 수있는 장소가
만들어지도록 거리의 통행을 막아서, 이민자들의 맛있는 전통 음식(갈비는 아주 인기있는 메뉴이다)과 예쁜 컵케익도 맛보고
게임을 할수 있도록 Larchmont Halloween Fair 행사를 연다.
(Larchmont 길 행사장 입구의 모습이다.)
그리고, 행콕팍은 LA 에서 가장 안전한 동네이기도 하며,
정성을 들여서 조각한 호박불로 집 앞을 밝히고 애들에게 나누어 줄 treat을 준비하는 미국 가정이 많아서
할로운 날에는 말 그대로 동네 전체에 난리가 난다.
동네에 사는 어린이들 보다는 멀리서 차를 타고 이 동네로 와서 trick-or-treat 를 하는 Spanish 아이들과 함께 구경나온 어른들로
깜깜한 거리에는 인파가 넘쳐난다. 조용한 길은 갑자기 이들이 타고 와서 주차한 차들로 즐비하고,
유별나게 할로윈 장식을 해서 눈에 띄는 집들 앞은 너무도 큰 무리의 사람들로 붐벼서 근처에 가까이 다가 갈 수도 없는 지경이 된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작년에 나는 두 시간 동안 끊임없이 현관 문을 두들겨대던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는 것을 일찍 파하고 산보겸해서 동네로 나가보았었다.
도대체 다른 집들은 어떻게 할로윈을 보내는 지 궁금했었다.???
많은 집들의 주인들이 집 앞을 호박색의 불빛인 주홍색으로 아름답게 밝히고
무리를 지어서 거대한 파도같이 이 집 저 집으로 옮겨다니는 아이들에게 캔디를 주고 있었지만,
특히 어떤 주택의 주인 아저씨에게 큰 감탄을 하고 말았다.
그 집 앞에 길게 늘어선 애들의 줄과 웅성거리는 어른들의 무리들을 보고 특별한 무엇이 있는가를 보려고 애써 가까이 다가가보니...
영화 Badman 에서 나온 배드맨 그 모습 그대로의 분장을 한 멋진 자태의 주인 아저씨가 문 앞에 우뚝 서서 가끔 양팔을 펼쳐서
배드맨이 날라가려는 듯한 포즈를 취하면서 입으로는 애들을 정돈하고 있었다. 줄을 선 아이들은 기다리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계단 몇개 위의 집 앞마당을 지나 그 집 현관 문앞으로 가서 trick-or-treat 를 외치고는 treat 를 받고 있었다.
"어쩌면 저렇게까지 정성스럽게 할로윈날을 준비해서 남들에게 큰 기쁨을 주고, 자신 또한 흥겹게 지낼 수 있을까?" 란
경외스런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새롭다. 올 해도 일찍 파하고 나가봐야겠다. *^^*
(이런 복장을 한 사람을 실제로 보니 너무 멋졌었다. 그러면서 했던 생각이 "참 figure 도 좋구나!" 였다. ㅎㅎ)
나도 내일을 위해서 현관 문 옆에 treat 바구니를 준비했다. 집 앞의 호박 한 덩어리와 함께 올해에 유일하게 준비한 물품이다.
방문한 아이들에게 한웅큼 집어서 주면 애들은 "thank you!" 를 외치면서 이 것들을 받아서 손에 들고있는 호박통에 집어넣는다.
그 좋아하는 모습에 나 역시 기분이 고조되고 신이난다.
우리 애들이 어렸을 때 모르는 이들에게 받았던 수 많은 treat 들을 이제는 다른 아이들에게 돌려준다는 마음이다.
Irish 의 Celtic 문화에서 유래한다는 할로윈날에는,
trick-or-treat, 귀신 집 구경, 모닥불 피우기(bonfire), 놀이공원서 무서운 기구타기, 펌킨(호박)의 속을 파고
조각 새기는 호박통(Jack-o-lantern) 을 만들기, 무서운 이야기책 읽기, 괴기영화 보기 등을 주로 한다.
물론 어른들을 위한 가면파티도 열리고, 아이들을 위한 costume contest (누가 가장 멋진 복장을 했는지 뽑아본다) 행사도 있다.
요즈음의 가장 인기있는 event 는 공포영화의 무서운 장면들을 재현한 haunted house에 입장료를 내고 방문하는 것이다.
죽은 영혼이나 악령들과 가까이 한다는 뜻에서 공포는 할로윈과 땔 수 없는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이제는 할로운날은 더 이상 어린이들만을 위한 날이 아니며 누구나 즐거움을 찿을 수 있어서
시월의 마지막 날 하루만이 아니라 여러 날에 걸친 "할로운 시즌"으로 번져가고 있다.(아마도 업소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
어린이들에게는 동심의 기쁨을 주고, 어른들에게는 잠시 동화의 세계를 꿈꾸게하는 Halloween Day !
나도 더 늦기 전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는 꿈을 꾸면서 내일을 기대해본다. ㅎㅎ
Happy Halloween to you all!
(이 사진들은 우리 동네 할로운 파티인 Larchmont Halloween fair 이다. 보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할로윈에는 아름다운 단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LA 의 어느 집은 사라 페일린이 목을 매는 모습의 인형을 달아놓아서 많은 이들의 지탄을 받고 secret service 의 주목을 받고있다.
정치를 풍자한 nonsense 가 난무하는 때이지만 너무 괴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