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의 마지막 날 하루 전에 Hollywood의 사라진 별들과
역사의 귀퉁이로 돌아서는 2008년 한해를 보내면서 유난히도 자주 들었던 단어(words)들을 생각해보았다.
Unpredictable (예측할 수 없는)
Unprecedented (전례에 없는)
Crisis (위기)
나는 올해 메스콤을 통해서 위의 세 단어들을 정말로 많이 들었다.
이는 2008년 한 해가 우리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사건, 현상과 일들로 넘쳐나기 때문일 것이다.
꼭 12 달 전인 오늘에, 2008년을 새해로 맞이하기 직전의 직감은 2008년은 더 풍성하고 더 활기찰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그러나, 일년이 지난 후인 지금의 마음은 부풀었던 기대와는 달리
전혀 생각할 수도 없었던 부정적인 거대한 움직임들의 연속적인 행진에 더 불안하고 더 걱정스럽고 더 막혀버린 느낌이다.
주위에는 예측할 수 없고 전례에 없던 위기로 인해서 빡빡해진 세상이 춥다고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 커다란 고통없이 잘 지내온 내 마음 조차도 공연히 무엇엔가 쫓기면서 차가와진 느낌이다.
(2008년 마지막 밤을 밝히는 LA의 산타 모니카 부두(Santa Monica Pier)의 모습은 너무도 아름답기만 하다!)
반대급으로,
2008년은 바로 이 예측할 수 없었고 전례에 없던 크고 작은 사건들을 통해서 큰 기쁨과 놀라움과 희망을 선사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실례가 Barak Obama의 미대통령 당선이라고 생각한다.
"위기는 바로 기회"란 말로 위로를 삼기도 한다,
삶과 세상의 움직임이 잠시 모호해지고 또 발걸음이 무겁다고 뒤로만 가는 것은 아니다.
몇 걸음을 앞으로 했다면 한두 걸음쯤은 뒤쪽으로도 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그런데, 뒤로 가는 걸음에만 마음을 써서 조금 전에 앞으로 나갔던 발걸음을 잊는다면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폭군같이 거대한 사건들을 연속적으로 토해내던 2008년도 하루만 더 지나면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는 것처럼,
모든 것들은 고개를 돌려 잠시 한눈을 파는 사이에 사라져버린다.
여름에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베럴(barrel)당 $147 까지 치솟았던 석유 값은 배럴 당 $40로 거짓말 같이 떨어졌다.
미국 Wall Street 의 힘을 표징하던 투자 회사들 중의 대표격인 Lehman Brothers 도 이 세상에서 순식간에 없어졌다.
또, General Motors Inc. 와 같은 미국 산업화의 주역이 죽겠으니 살려달라고 그렇게 애원할 것이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던가!
우리는 가끔 온 세상이 한 순간에 멈추기를 절실하게 바라는 숨막히도록 애절한 시간도 경험하지만,
모든 것은 결국 지나가버린다는 속성 덕분에 숨통도 트이고 견딜만한 순간을 더 자주 겪으면서 살고있다.
내 손가락 사이로 소리도 없이 빠져버리는 작은 모래알 같은 바로 그 상실 덕분에 아픔의 진가를 알아채기도 한다.
결국, 우리를 따뜻한 피를 가진 사람다운 사람으로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이 사라짐이고 흘러감이지 않을까!
(올해 사라진 스타들 중의 하나인 Paul Newman은 대단히 멋진 배우였다.
너무도 파란 눈을 가진 은발의 폴 뉴만은 인생을 살면서 열심히 사랑하고 베풀었다.
그는 배우로서 한 인간으로서 존경스러운 삶을 살았던 사람으로 기억될 것이다.)
흔히들 우리 인생을 "One Life, one Body" 이라고 한다.
인간이 영원히 산다고 하면 우리 목숨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아마도 아픈 것이 지겨워서, 또 늙어서 지내는 시간이 너무 길어서, 사람과의 관계 파탄이 너무 많아서...
그만 살게 해달라고 아우성일지도 모르겠다.
긴 목숨의 의미를 모른다고 불평할 것이다. 불행하다고 울 것이다.
(한 때에 너무나도 좋아했던 배우 Charlton Heston도 올해에 유명을 달리했다.
Hen Hur와 십계에서의 그의 모습은 나약한 보통 인간을 뛰어넘은 초인적인 모습이었지만
여러 해 동안 치매에 시달리다가 2008년에 사라진 별이 되었다.)
곧 역사 속으로 점프하려는 2008년 같이, 인생이 unpredictable 하고, unprecedented 하며, full of crisis 라고 할 지라도...
그 것의 시작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어떤 예행 연습도 없는 냉혹한 실전인 삶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처럼,
2008 년의 끝을 하루남긴 오늘이라는 짧은 시간을 소홀히 보내고 싶지 않아서 잠시 둘러본다.
꿈처럼 아련하게 사그라지는 2008년!
내게는 좋은 시간들이었다. 보내는 아픔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기쁨을 위한 준비일 것이다.
지난 시간에 취했던 어떤 선택이나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으련다.
무엇을 하고, 그 어떤 것을 얻어도 내 손에 쥔 채로 한 세상을 마칠 수 없는 운명인데...
"그 순간에는 충실했었다."는 기억만으로 충분하게 올해를 웃음으로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시간은 아름답다
Universal Citywalk 에 모여서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는 기대에 찬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