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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World Cup)의 열기와 선수들의 특별한 요구들

rejungna 2010. 6. 17. 07:33

지금 온 세계는 월드컵 축구 열기로 좀 사람이 사는 세상이 된 것 같다. 각나라마다 골치아픈 문제들이 산적해있지만...

정말 월드컵의 열기는 대단하다. 해를 거듭할 수록 그 열기는 더해가는 것만 같다. 4년 전의 독일 월드컵 대회는 세계 인구 7억명 이상이

시청했다고 한다. 작은 공 하나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양팀이 공격과 수비로 재치있고 재빠르게 공을 쳐서 상대의 골대에 골인을 하면

갑자기 기적이 일어난 듯이 경기장, 거리와 집안에서 터지는 함성과 고함은 아주 멀리까지 메아리친다. 그리곤 그 순간에

옆에 머무는 사람이 누구이든지, 이들은 갑자기 아주 친숙하고 오랫동안 알았던 사람으로 변모되면서 함께 기쁨이나 아쉬움의

진한 순간을 진심으로 함께 나누는 가까운 사이가 된다.

 

 

내가 아는, LA 에 사는, 사람인 호세는 작은 아파트에 살지만 멕시코의 월드컵 게임을 직접 구경하기 위해서 4년 동안 휴가없이

일하면서 저축했다가 월드컵을 개최하는 나라로 온 가족이 여행을 떠나곤 했었다. 그래서 그의 가족은 현재 South Africa의  수도인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에 체류 중이다. 2006년에는 독일로 떠났었으며, 2002년에는 한국에서 관전을. 1998년에는 프랑스에서,

1994년에는 이곳 미국의 경기장에서 관전하였다. 그러니까 호세는1994년에 죽을 때까지 멕시코팀의 월드컵 대전의 관전을 

직접 주최하는 곳으로 가서 하겠다는 결심을 했었고, 그 때부터 그 결심을 충실하게 실행하고 있다.

 

미국의 4대 회계법인 중의 하나인 PricewaterhouseCoopers(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펄스)는 월드컵의 우승은 그 나라의 국력과

상관없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한다. 투지와 깡이 독하면 자국보다 훨씬 우월한 팀과의 대결에서도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남미의 여러 나라들의 축구가 강하고, 이탈리아의 축구가 쎄고,

북한의 축구까지도 강적을 맞아서 힘을 쓸 수 있다는 이론이다.

 

오늘 LA Times 에 실린 기사 "Cup teams have a world of demands"라는 기사를 보았다.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특별하고도 아주

까다로운 요구를 적고 있는데, 읽으면서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에 부분부분 옮겨보려고 한다.

 

각국의 선수들은 자신들의 컨디션을 최선으로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되도록이면 자국에서 해온 익숙한 생활 방식대로 먹던 음식을 그대로 먹고 비슷한 환경에서 지내고 싶어한다. 아주 작은 불협화음이

엉뚱하게도 커다란 실수나 되돌릴 수 없는 실패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마치 서로 경쟁이나 하듯이 숙소인 호텔에다

까다로운 요구를 하거나 엄청난 양의 음식과 물품들을 공수해오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질 축구팀은 호텔 풀의 온도를 정확하게 화씨 90도에 맞출 것과 커피와 과자는 좋지만 초코렛은 절대 불가라고 했다.

Slovakia(슬로바키아)는 전자 다트판(dart board)와 탁구 테이블 두개를 주문했다.

뉴질랜드팀은 골프레슨을 요구했다.

북한팀은 방해받지 않고 원하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 호텔 한 층을 다 사용할 것을 요구했다.

2006년 우승팀인 이태리팀은 이태리에서 파스타와 사용하던 운동 기구를 모두 가져왔다.

미국팀은 많은 비데오 게임과 DVD 영화, 말린 과일과 엄청난 박스의 gatorate(게토레이트)와 간식거리를 들고왔다고 한다.

멕시코팀 역시 익숙한 음식인 콩, 튜나, 살사, 칠리 등등과 이를 요리할 요리사를 공수해왔다. 그리고 모슨 음식은 영양사와 의사가

짜준대로만 조리될 것이라고 한다.

 

이들 중에서 제일 주문이 많은 팀이 아르헨티나팀이라고 한다. 코우치인 Maradona(마라도나)는 자기 방을 새로 고치고

화장실에 비대가 달린 비싼 변기를 달아 달라고 주문했다. 마라도나는 이 외에도 선수들을 위해서

매일 14가지 이상의 야채가 든 샐러드와 뜨거운 음식 10가지, 저녁에는 3개 이상의 파스타 소스와 3가지 이상의 디저트,

3일마다 사우스 아프리칸 바베큐를 내놓고, 24시간 아이스크림을 제공할 것이며, 연습장 벽은 전부 하얀색으로 칠할 것,

또, 숙소에는 적어도 6개 이상의 PlayStation(플래이 스테이션) 게임기를 마련해 놓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처럼 선수들과 코오치들의 광기같은 요구들과 만반의 준비들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성적을 내서

자국 국민들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개인의 무한한 영광을 얻으며 세계에 자신이 몸담은 팀을 알리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선수가 아닌 우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격려를 아끼지않음으로서 내가 어느 작은 집단과 어느 큰 국가에 몸담은

작은 일원일 뿐만 아니라 거대한 세상인 지구의 한 구성원이라는 자각심도 얻게된다. 이 밖에도, 나의, 모국의, 다른 팀의,

다른 국가의, 지구의 중요함도 덩달아 일깨워주는 월드컵은 명실공히 지구촌의 경합이면서도 아주 즐거운 축제다.

 

LA 시간으로 내일 새벽이면 한국은 아르헨티나와 대전을 치르게 된다. 우리가 이기거나 적어도 비길 것이라는 마음이다.

혹시, 만족치 못한 결과라고 해도 우리 한국인들은 지구상 곳곳에서 모두 한 마음으로 빨간색에 묻쳐서 하나임을 확인하지 않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