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과 술문화에 눈뜨는 미국인들-LA 한인타운
어떤 특정 국가와 그 국민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과 인지도는 보통 그 나라의 국력에 비례한다.
한국은 경제적으로 뜨는 나라이며, 미국내에 한인 이민자들과, 교육, 통상, 사업, 업무, 관광 등의 이유로 임시로 거주하는
한인들이 무척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이 미국에서 한국의 국가 인지도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있다. 직접적인 관계를 통해서,
또는 직장 동료나 이웃으로 빈번해진 교류는 한류열풍과 더불어 호기심 많은 미국인들의 관심을 한식과 술문화로 끌어들이고 있다.
엘에이와 뉴욕을 중심으로 점점 증가하는 한국인의 숫자는 한국의 이미지 개선과 새로운 힘의 인정에 크게 한 몫을 하고 있다.
2010년 센서스 조사국에 따르면 미전역에 거주하는 한인은 142만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243만명이라는 숫자를 내놓고,
미국의 한인 단체들은 300만명이 넘는다고 말한다. 실제 거주자들이 여러가지의 이유로 센사스 조사에서 누락되었다는 이야기다.
어떤 숫자가 정확하든, 미국에서 자리잡고 인정받은 한국인들의 숫자는 이 곳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증가의 비율 만큼 올라가고,
이들이 먹고 마시는 음식과 술의 인기도도 상승세를 타고있다. 이를 반증하는 듯, LA Times 신문은 한국의 술문화와 안주 문화를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미국에서 LA 한인타운은 한식점을 선도로 젊은이들을 위한 놀이 문화가 즐비한 곳으로 이름났다. 사실, 서울과 비교하면 명함도
못내미는 처지지만... 오후 9시만 지나면 버려진 듯이 황량해지는 LA 시의 일부를 밤이 늦도록 밝혀주는 젊은이들의 모임터로
꼽히는 장소는 한인타운의 식당, 찻집, 노래방, 찜질방, 술집과 bar 등이다. 이 곳들은 교포와 유학생들을 넘어서, 미국 젊은이들도
크게 비싸지않은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이색적인 놀이공간으로 뜨고있다. 스마트폰의 앱인 yelp(엘프)는 외국인들이
한인 친구들에게 묻지않고 직접 알아서 이곳을 찿아오는 데에 큰 몴을 하고 있다. 타운의 면적에 비해서 상당히 많은 술집들이
눈에 거슬린 적이 있었다. 이민 와서 왜 술집을 해야만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이곳도 한국인들의 성격과 특성을
반영하는 문화를 표현하는 곳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틴에이지 자녀를 둔 엄마가 아니어서 관대해진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그럼, 5월 26일 LA Times, Food 섹션에 실렸던 한국의 술문화와 안주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http://www.latimes.com/features/food/la-fo-anju-20110526,0,4257355.story
제목은 "Food and Drink the Korean Way" 로 번역하자면, "한국식으로 먹고 마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한국서는 음식 먹기와 술마시기가 동시에 행해진다. 한국인은 안주없이는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는다. 안주는 한국인들의
술사랑을 말한다. 보통 소주, 막걸리, 와인, 양주 등을 마시지만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을 받는 술은 소주이다. 소주는 증류시킨
알코홀로 흔히 보트카와 비교된다. 요즈음에는 안주의 선택 범위가 넓어져서 땅콩, 오징어, 쥐포와 같은 마른 안주만이 아니라,
통닭, 낚지볶음, 오뎅 등도 훌륭한 안주다. 과일 안주는 달콤한 과실주와 소주 칵테일과 어울리며, 짠 칩이나 비프저키, 두부김치,
계장, 떢볶이는 맥주에 적당하다. 그리고 전이나 부침, 족발은 소주와 잘 맞는다. 그리고 서울 거리에 늘어서있는 포장마차에서는
순대가 인기있는 안주다.
한국 가정에서는 흔히들 집에서 만든 술이 있는데, 손님이 방문하면 이 술을 안주와 함께 내놓는다. 한국인들과 술을 마실 때에는
그들만의 주도가 있으며, 술친구 입장에서는 한 자리에서 한 번의 술로 끝나지 않으므로 끝까지 가는 지구력이 필요하다.
한국인들의 주도는:
•First and foremost, never pour your own drink. Someone will always pour your beverage for you and you must pour for others.
In general, it's the youngest or the lowest-ranking member of the group who must be diligent in making sure that everyone's glasses
are not empty. Even if you're not on the bottom of the totem pole, it's best that you pour for your drinking companions. When
someone is pouring for you, accept by holding the glass with both hands, which is the polite way to accept anything that's given to you.
(혼자 술 따르지 말라. 누군가가 네 술잔을 채우줄 것이며 너는 다른 사람의 술잔을 채워주어라. 보통, 나이가 어린 사람이나 아랫
직책의 사람이 부지런하게 잔을 채운다. 네가 아랫 사람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술잔을 채워라. 누군가가 네 술잔을 채워주면
두 손으로 술잔을 잡는 것이 공손한 방법이다.)
•Also, turn away when drinking in front of someone older or of higher ranking than you. It's considered rude to drink brazenly
in front of elders or someone higher on the corporate ladder.
(웃어른이나 상사 앞에서는 얼굴을 돌리고 마셔라. 이들 앞에서 얼굴을 마주하고 마시는 것은 불손한 것이다.)
•There is also the unwritten rule of "o-cha," which means five rounds of drinking or drinking in five different locations. This is
where endurance comes in. Because it's considered rude to refuse a drink when someone older than you offers it, it's best
to pace oneself.
(오차까지 간다는 불문률이 있다. 이 때에는 지구력이 필요하다. 윗사람이 제안했을 때는 그냥 따라가는 것이 최고다.)
이 기사를 쓴 분은 이 세실리아 혜진씨로 한국분이지만, 최근들어 더 두드러진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호기심이 없다면
이런 기사는 신문에 나오지도 않는다. 특히, LA 에서는 고기 all you can eat restaurant (고기를 마음껏 먹는 식당)이 미국의
젊은이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있다. 약 $17에 세금과 팁을 붙여서 $25-30이면 맛있는 고기를 바베큐해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고기는 차돌배기, 주물럭, 삽결살, 갈비, 닭갈비, 돼지고기, 불고기, 스테이크 등등을 제공한다. 더 달라고 하면 얼마든지 더 준다.
그 것 뿐인가! 반찬도 여러가지 준다. 더 달라고 하면 더 준다. 비싼 것으로 주문하면 더 맛있고 비싼 부위의 고기를 준다. 각양각색의
해물도 구워 먹을 수 있다. 이러니 미국인들이 한국 음식과 술문화, 안주 문화에 눈이 뜨지 않겠는가! 풍겨나오는 냄새가 일품인데.
일전에 남편 고등학교 동기 부부 모임을 이런 집에서 했는데 30명 넘게
모였었다. 이 중에서 술 마시는 사람은 고작 7명이었는데, 자그마치 25병의
소주를 비웠다. 술안주가 너무 훌륭했기 때문이란다. 먹고 나오면서 식당방
안에 길게 붙인 테이블 위에 빈 소주병이 쭉 늘어서있던 광경이 마치 카메라
같이 내 눈에 찍혔던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식당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는
식당 로비와 현관의 안과 밖에 5명, 10명 이상 끼리끼리 함께와서 자기 순서를
기다리는 젊은 외국인들로 그곳을 빠져나오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와~~~!!! 대단하고 뿌듯하다!!!
반가운 사람일 수록 음식을 나누면서 정을 쌓고,
정을 쌓고 싶은 사람일 수록 술잔을 부딪치면서 가슴에 새기는가 보다.
나는 오차까지 갈 것 없이 한 자리에서 와인잔을 기울이면서 뜬뜬하게 정을 쌓는 것이 가장 로맨틱하다고 생각하지만,
한국인 정서에 가장 맞는 술인 소주나 막걸리를 옆에 두고 짜고 맴고 달콤한 안주를 벗삼아 큰소리를 내면서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이는 것도 인생을 변화있고 맛깔스럽게 만드는 좋은 방법인 듯하다.
우리 한국의 음식과 술문화!
이는 분명 무리수를 두는 독특한 문화이지만,
짧은 시간에 가장 친근해질 수 있는 길이고, 해결사 역할을 하며, 개인의 작고 큰 역사를 창조하는 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