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의 다양한 가정(family)의 형태는 가정의 붕괴인가?
캘리포니아에서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만드는 전통적인 관념의 가정의 수가 전체 가구 중에서 고작
23.4%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통적인 관념의 가정이란 남자는 남편의 역할을 하고 여자는 아내의 역할을 하면서 자녀를 낳아
기르는 핵가족을 의미한다. 놀랍게도 2010년 센서스 조사를 통해서 들어난 23.4%라는 숫치는 2000년 보다 10%나 감소된
것이라고 한다. 어떤 형태로 가정의 모습은 변해가도 있으며 전통적인 가정은 왜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것일까?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의 가정의 패러다임은 지난 10년간 급격하게 변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여러가지 있겠지만, 산업화, 부의 축적, 교육, 기동성으로 인해서
만들어진 핵가족이 점차로 개인적인 욕구, 편의성, 가치관에 따라서 독자적인 가정 형태를
선택하기 때문인 듯하다. 부모와 자녀 중심의 핵가족 제도를 가장 이상적인 가족 형태로
받아들였던 사람들은 다른 형태의 가정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점차로 관대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요즈음에는 동성 파트너 커플, 외부모 가정, 무자녀 부부, 동성의 파트너가
자녀를 낳거나 입양한 가정도 적지않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 중의 하나는 지난 10년간
아버지 혼자서 자녀를 기르는 single father 가정이 36%나 증가한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모습의 가정들은 자신들과 비슷한 특수성을 가진 다른 가정과 교류를 하면서 친분을 쌓고
자녀를 키운다고 한다. 전통적인 관념과는 다른 모습의 가정에 이름 붙여준 broken family(깨진 가정), blended family(혼합 가정),
restructured family(재혼한 가정), 그리고 single parent family(외부모 가정)의 증가와 혼자사는 single(독신)들의 가세는 캘리포니아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 전체에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있다.
지난 10년 사이의 캘리포니아주의 가정 형태의 변화를 본다면:
*전통적 핵가정(parents with children)은 10% 감소한 23.4%
*싱글(single)은 20% 증가해서 전체 가정의 6.2% 차지
*자녀있는 외부모 가정(single parents with children)은 20% 증가했으며 전체의11.8%
*결혼한 자녀없는 가정(couple without children)은 4% 증가한 26%
*동성 파트너 가정(same sex couple)은 25% 증가
위의 숫자는 캘리포니아주의, 아니 미국의 가정의 깨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까?
어떤 관점에서 보는냐에 따라서 대답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동성 간의 결혼식을 허용한 뉴욕주의 뉴욕시장인
마이클 블룸버그는 10년이상 결혼 없는 동거를 하고 있다. 또 유명 배우 안제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도 결혼않고 자신의
아이들과 입양한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혼합 가정 형태를 선택하고 있다. 사회학자들은 이러한 현상들은 전통적인 핵가정을
이상적인 가족 형태로 간주하던 사람들의 인식의 변화와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유동성을 의미할 뿐, 결코 사회가 이완되었거나
가정이 붕괴되는 조짐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성(sex)에 의해서 역할이 결정되던 전통적 가정 형태는 남자를 가장으로 군림하게
함으로써 여성의 권익을 탈취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세계 이차대전 이후 확고해진 여성의 권리 행사와 60년대 이후로 거세진
여성의 사회진출은 높은 이혼율을 야기시키면서 전통적인 가정이 다수에서 소수로 급격하게 전락하게 된 큰 원인이 되었다.
(행복한 가정으로 소문난 윌 스미스(Will Smith) 가족이다.
부인 Jada Pinkett Smith, 큰아들 Troy, 작은 아들 Jaden, 딸 Willow)
결혼한 부부가 자녀를 키우는 전통적인 가정 형태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나의 의견으로는 미국의 가정은 붕괴는 아니지만
적지않게 해체되고 있다. 그러나 다행이도 그의 구성원인 가족은 살아있다. 내 눈에는 이상한 가정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그 가족들은 밝고 열심히 살고있는 모습을 여럿 보았다. 나쁜 경기가 전통 가정의 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것도 인정한다.
하지만, 큰 책임없이 기호, 욕구, 편의대로 살고 싶은 사람들이 증가한 것이 다양한 가정 형태의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러한 선택이 이기적이고 배타적인 가치관에서만 나온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쉽게 택한 동거는 좋은 결실이 적다는 것과 전통적인 가정에서 성장한 아이들이 전통을 중시하는 사회의
책임있는 일꾼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 사회가 밝다는 것이다.
가정이나 가족을 생각하면 번뜩 떠오르는 것이 최인호씨의 "가족"이란 책이다. 작가 가정의 4명의 구성원을 모델로 35년 동안
삶, 생각, 선택, 인생을 처음 일곱 권과 후에 두 권을 더해 총 9권의 책에 친밀감 있고 밀도있게 녹였다. 가족과 주변을 인생의
중심에 두고 감칠맛나고 공감가는 이야기들은 월간지 샘터의 402회 연재라는 긴 강줄기를 타고 오랫동안 독자들의 감흥을 깨웠다.
최인호씨는 자신의 저서 "가족"을 "언제 끝날 지 모르는 '미완성 교향곡'과 같은 작품"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족은 인생의 꽃밭이다"
라고 말했다. 가정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희노애락을 나누는 가족을 밀도있게 표현한 말이지 않을까! 비록 작가 한 사람 개인의
가정이지만 남기고 싶은 센스있고 특별한 이야기가 이토록 많은데, 평범치않은 형태의 가정에서 서로 부딫치면서 한 지붕 밑에
동거하는 가족에게는 쏟아내고 싶은 이야기가 끝도 없이 많은 것 같다.
(우리 집 뒷마당에 주렁주렁 열린 토마토이다. 매일 따먹는 맛이 일품이다.
많든 적든 같은 가지에 붙어있는 전통적인 가정을 이루는 것이 인류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서 좀 더 자유분망한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특히 버클리 대학을 중심으로
북가주에는 자유와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렇다고 캘리포니아 주민의 가정이 붕괴된 조짐은 보이지않는다.
그러나 어떤 선택이라도 인정해주는 관용은 예기치 못한 기이한 가족 형태의 출현을 가능케하고, 조금도 섞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가슴을 열지않고 촛점없는 눈을 갖고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가족이란 변명을 하게도 한다. 이럴 때는 틀을 과감히 깨는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전통적인 가정의 지속은 개인의 위로이며 기쁨이고, 국가의 힘, 희망, 그리고 미래이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교훈삼아서 다음 세대가 전통적인 가치관 안에서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미약한 자신과 남을 위한
큰 미덕(virtue)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