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거나 좋은 것들

영화감상: 프랑스 영화 Intouchables (인터처블스)

rejungna 2012. 6. 28. 15:17

얼마전에 친구의 초대로 프랑스 영화 한편을 보았다. 커피숍 주인인 친구는 Hollywood 에서 활동하는 인기 시나리오 작가 여러 명을

단골손님으로 둔 덕분에 그들에게 인기있는 영화 대한 정보를 듣는다. 작가들은 성공한 블락버스터(blockbuster) 영화 보다는

독립영화나 제 3국의 잘 알려지지 않은 영화를 선호하는 듯하다. 덕택에 나까지 예술성있는 영화를 관람하곤 한다.

 

귀동냥으로 선택한 영화가 Intouchables 이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작년 11월에 프랑스에서 개봉되어 프랑스 영화

역사상 두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했으며 다른 유럽국가에서도 크게 히트했다. 하지만 미국에는 올 5월에 수입되어 현재 상영되고

있지만 큰 주목을 받고있지 않다. 한국에서는 올 초에 "언터처블: 1%의 우정"이란 제목으로 개봉되었다고 한다. 17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해서 관객수 세계 5위를 차지했다. 미국에서의 부진한 이유에 대해서 평론가들은 말했다. 이처럼 백인과 흑인이

고용관계로 만나서 우정을 쌓는 이야기는 미국에서는 진부하다. 그리고 백인은 고용인이며 부자, 흑인은 피고용인이며 가난한

전과자라는 설정은 상투적이고 너무 틀에 박힌 것이어서 유럽에서와 같은 감동을 주지 못했다.

 

영화는 독립영화. 기록영화, 외국영화를 상영하기로 소문한 ArcLight Hollywood (아크라이트 할리우드) 영화관에서 보았다.

이곳은 내가 특별하게 좋아하는 영화관이다. 이제 겨우 두번째의 방문이었지만, 예술적인 현대식 건물, 다양한 선택을 가능케하는

많은 상영관, 넉넉한 파킹장 덕분에 애쓰지않고 일반 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훌륭한 영화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티켓 매매소 위에 달린 상영관 알림 간판이 멋지다. 이 간판만 보아도 영화 세상으로 이미 들어간 느낌이 든다. 

 

Intouchables 를 감상한 개인적인 나의 평은 "부담없이 웃으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이다. 예술성은 별로지만 감동을 준다.

프랑스에서의 성공을 미국에서도 되풀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역작은 아니지만 즐겁고 경쾌해서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원제는 "Les Intouchables" (직역을 한다면: 만질 수 없는 것, 또는 가능성이 적은 것)이며, 영어로 번역하면 "Untouchables" 이다.

하지만 프랑스어를 그대로 살려서 Intouchables 이란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연기 좋은 주인공 두 남자 배우는 Francois Cluzet

(Philippe, 필리페 역할)와 Omar Sy (Driss, 드리스 역할)인데, 특히 신인 Omar Sy는 이 영화 덕분에 현재 영화계의 큰 주목을

받고있다. 영화는 2011년 도쿄 국제영화제에서 대상과 함께 두개의 남우주연상을 획득했다.

 

내용은 간단하다. 서로 만날 수 없는, 엮일 수 없는 상반되는 두 남자가 만나서 우정을 쌓으면서 삶의 기적을 이루는 스토리이다.

2004년에 우연히 필리페와 드리스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영화를 관람한 Olivier Nakache와 Eric Toledano 가 극본을 쓰고 감독했다.

백인인 중년의 필리페는 오래전에 패라글라이딩(paragliding) 의 추락으로 사지가 마비된 부자 귀족이다. 드리스는 젊고 가난한

세네갈 출신 흑인으로 전과자이며 갈 곳 없는 사람이다. 이렇게 다른 두 사람은 고용인과 피고용인, 다시 말해서 장애자 고용주와

그를 돌보아 주는 간병인으로 만난다. 영화는 주인공 두 사람이 차를 과속으로 달리다가 경찰의 추격을 받지만 기지를 발휘해 

체포를 모면하고 흡족한 마음으로 자신들의 처음 만남을 회상하는 flashback 형식으로 시작한다.

 

Intouchables 은 이렇게 대비되는 두 남자의 이야기다. 공통점은 유머가 있고 마음이 유연하다는 것이다.

 

 

 팔다리를 쓰지 못하는 필리페는 매일 아침마다 간병인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이들은 검진을 하고 필리페의 팔과 다리를 운동시킨다.

 

 

 감옥에서 막 출감한 드리스는 국가의 복지후원을 받기 위해서 직업을 찿아나선다. 직장을 얻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것을

증명을 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고용인의 사인을 받아 제출해야 한다. 일할 마음도 없는 드리스는

간병인 인터뷰를 대충 끝내지만, 다음날에 사인한 종이를 찿아가기 위해서 재방문을 했을 때에 자신이 고용되었음을 알게된다.

필리페는 다른 고용인들(비서, 집사, 친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견습기간을 전제로 드리스의 고용을 밀어붙인다.

 

 

 드리스는 필리페에 아침 운동시키려다가 장난기가 발동한다. 정말로 감각이 없는가를 실험하고 싶어서

누워있는 그의 다리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이러면서 드리스는 필리페의 장애상태를 점차로 이해하기 시작한다.

 

 

힘좋은 드리스가 필리페를 번쩍들어서 휠체어에 앉힌다. 제멋대로이던 드리스는 일하면서 좋은 직업정신과 자제심을 배운다.

그리고 심신장애로 정신 신경증을 앓고있는 필리페가 삶을 즐기고 인생을 잘 살수 있도록 친구같이 보살핀다.

 

 

 

 

 

 

필리페와 드리스는 서로를 알아가면서, 서로에게 배우면서,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자유롭고 활기찬 시간을 보낸다.

점차 두 사람은 유머와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에 대한 믿음을 쌓아간다.

 

 

 

드리스는 필리페 덕분에 새로운 세계를 접한다. 고전 음악을 사랑하는 필리페 덕분에 오페라도 감상하고, 고가의 미술품 수집을 하는

필리페의 영향을 받아서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필리페는 드리스의 그림을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라고 친구인 미술품상을 속여

큰 돈을 받고 팔아 드리스에게 건낸다. 필리페의 생일날에 그의 생일을 축하하는 chamber music 공연이 열렸다. 드리스는 클래식

음악 공연이 끝난 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소개한다면서 미국 밴드 Earth, Wind & Fire 의 음악을 틀고 신나게 춤을 춘다. 

이어서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흥겨운 춤판이 벌어진다.

 

 

드리스는 우연히 대화 중에 필리페가 얼굴을 본적이나 전화통화를 해 본적이 없는 엘리노어(Eleonore)라는 여인과 편지를 통해서

교제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이에 드리스는 억지로 펠리페가 엘리노어에게 전화를 걸고 후에 사진 교환도 재촉한다. 그러나

필리페는 불구 때문에 엘리노어를 잃게 될 지도 모른다는 극도의 불안감에 장애가 되기 전의 사진을 보낼 것을 비서에게 명령한다.

마침내 필리페는 드리스의 강요에 그녀를 만날 것을 결심하고 식당서 엘리노어를 기다렸으나 결국은 그녀가 도착하기도 전에

식당을 빠져나간다.

 

 필리페는 드리스의 도움을 받으면서 많이 웃고, 모험과 새로운 경험을 통해서 유머있고 행복한 사람으로 변모한다. 

(위의 사진) 건강해진 모습의 필리페이지만, 젊은 드리스가 자기와 같은 장애자를 돌보면서 평생 살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에게 자기 집을 떠나서 새 직장을 구할 것을 권한다. 마침내 드리스는 떠나가고 필리페는 삶의 흥미를 잃는다. 

(아래 사진) 점점 자신을 돌보지않고 주위 사람들과 마찰이 잦은 아주 까칠한 사람으로 변한다.

 . 이를 걱정한 집사 이본은 드리스에게 연락을 해서 방문해 줄 것을 요청한다.

 

 

 

 

여기서 두 남자의 과거 회상 이야기는 끝난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이들은 과속을 하다가 경찰의 체포를 모면했다. 드리스는

필리페를 잘 씻기고 면도를 해 준 다음 함께 식당으로 향한다. 드리스는 이 날의 식사는 필리페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곧 올

다른 사람과의 식사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엘리노어의 도착을 즉각적으로 짐작한 필리체는 순간 당황하고 불안해하지만 결국은

자신을 위해서 모든 것을 계획한 드리스에게 고마워한다. 여기서 영화는 끝나면서 두 사람의 현재의 상태를 알려준다. 필리페는

엘리노어와 결혼해서 두 딸을 낳았고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된 드리스와는 여전히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각박하고 힘든 세상살이는 남을 믿지 못하게 한다. 더군다나 신분이 확실치않은 낯선 이를 고용할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세상이지만, 고용주와 피고용인이 신뢰, 믿음과 유머를 나누면서 친구가 되고 이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잔잔한 웃음을

터뜨린다면 영화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덩달아 옥시토신 호르몬이 올라감을 느낄 것이다. 

 

 

위의 사진은 마지막 장면으로 드리스가 필리페를 바닷가의 아름다운 식당으로 데리고 와서

자신은 가고 곧 누가 올 것이라고 말하는 장면이다. 이에 필리페는 엘리노어와 새출발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아래 사진은 Intouchables 영화 각본을 쓰고 감독한  Olivier Nakache 와 Eric Toledano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