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거나 좋은 것들

기쁜 성탄을 '하루 한 번쯤' 이병률 시로 생각

rejungna 2012. 12. 21. 07:06

벌써 한 해의 끝자락인 연말이다. 다음 주에는 성탄절이 오고 그 다음 주에는 새해 첫날이 온다.

내 삶의 올해를 장식해준 366일을 아무 말없이 그냥 보내기는 아쉬워서 받은 카드와 찍은 성탄 사진을 모았다.

이상할 정도로 점점, 한 해가 가는 것이 우습다. 너무 쉽다는 뜻이다. 년초라고 새로운 결심과 작은 희망을 모아보려고 했었는데

그 끝이 어떠했는 지를 자문할 때가 벌써 되었다.

 

열심히 살았고, 생각하려고 했었고, 웃으려고 했었고, 다른 이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했었다. 그리고 나의 소중함도 반추했다.

무조건 올 한 해를 잘 지냈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을 갈아먹었던 것들은 다시금 놓아주련다. 그 것들이 흘러흘러서 다시

나에게 돌아오겠지만 귀한 생명의 순간들을 그 것들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것...

간 세월은 당연한 것으로, 오는 세월은 기쁘게 맞고싶다. 그 공간 안에 내가 숨쉬고 이 세상의 보배로운 것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아래 주소를 더블 클릭하세요)

멋진 카드가 나와요.

        Go to http://www.paramount.com/holidaycard/viewcardintl.php?ID=786bb752-3e83-4031-8829-70e702edfc8d&lang=EN to view the message   

 

행복한 성탄을 기원합니다! 모두에게.

                

 

하루 한 번쯤                     by 이병률

 

                                  처음 영화관에 가본 것처럼 어두워져라.

                                  곪아버린 연필심처럼 하루 한 번쯤 가벼워져라.

                                  하루 한 번쯤, 보냈다는데 오지 않은 그 사람 편지처럼 울어라.

                                  다시 태어난다 해도 당신밖에는 없는 것처럼 좋아해라.

 

                                  누구도 이기지마라, 누구도 넘어뜨리지 마라.

                                  하루 한 번 문신을 지워낼듯이 힘을 들여 안 좋은 일을 지워라.

                                  양팔이 넘칠 것처럼 하루 한번 다 가져라, 세상 모두 내 것인 양 행동하라.

 

                                  하루 한 번쯤,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앉으라, 내가 못하는 것들을 펼쳐 놓아라.

                                  먼지가 되어 바닥에 있어보라.

                                  하루에 한 번 겨울 텐트에서 두 손으로 감싼 국물처럼 따뜻하라.

 

                                  어머니가 내 모습을 바라보는 만큼 애틋하라.

                                  하루 한 번 내 자신이 귀하다고 느껴라.

                                  좋은 것을 바라지 말고 원하는 것을 바라라.

                                  옆에 없는 것처럼 그 한 사람을 크게 사랑하라.

 

 

사랑하고, 웃고, 동정심을 갖고, 기대심으로 들뜨고, 용서할 줄 알며, 자존심을 갖고 살면 되는 것일까?

행복은 충족 조건이 셀 수도 없이 많지만 기쁨에는 조건이 없다고 한다. 그냥 일상의 작은 일에 기뻐하면 이병률 시인의 시를 이해하는

삶일 것 같다. 성탄 시기가 주는 기쁨, 주님의 탄생이 준 기쁨, 이 세상에서 주님을 알아봤다는 기쁨. 내가 태어났다는 기쁨.

 

Happy Hollida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