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대표하는 재미있고 새로운 memes(사회적 관습) 8가지
영어에 meme(밈)이라는 단어가 있다. 밈은 요즈음 같은 인터넷 세상에서는 용이하게 만들어질 수 있다. 한 문화권 안에서
사람에서 사람으로 지속적으로 번지는 새로운 스타일, 아이디어 또는 행동 같은 것이 밈이다. 모방가능한 새로운 양상이나 패턴이
글, 말, 의식, 미디어 또는 유튜브나 트위터를 통해서 순식간에 수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재현되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로 하나의 새로운 사회적 관습이 자리매김하게 된다. 한 마디로 밈(meme)은 반복적인 모방을 통해서 형성된 관습이다.
2012년 성탄도 지나고 2013년의 새해 첫날도 지나갔다. 일년이라고 규정지어진 한정된 시간을 보내고 나면 새로운 밈이
형성됬음을 인지한다. 강남스타일 같은 유튜브 비디오, 눈길을 잡아끄는 한 장의 사진, 유명인의 독특한 행동, 신기한 발견,
어이없는 사건 등등을 통해서 새로운 형상이 전파되고,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그것들을 모방하면서 새로운 기류의 흐름을
만들어간다. 특히 유튜브는 세계인들의 감정, 일상, 순간, 발견 등을 알리는 최고의 수단이 되고있다. 즉, 밈을 형성하고 파급하는
영향력있는 도구로 발돋움했다.
** 우리는 이미 형성된 사회적 관습을 반복하면서 살고있다.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주고받고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생각하는
관습이 있다. 이런 밈을 아주 잘 표현한 유튜브 비디오가 있다. 평시에 염원했던 비디오 게임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7살 아이의 감격에 젖은 행복한 반응이 인터넷을 달구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행복감을 느낀 소년의 기쁨에 많은 이들이
함께 기뻐했다. 나 역시. 하하하... 크리스마스 밈은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지속될 것이다.
지난 연말에 the LA Times 신문은 'Memes of 2012' (2012년의 밈)이라는 짧막한 기사를 사진과 함께 웹페이지에 실었다. 이 중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있어서 큰 관심을 갖고 훌터보았었다. 타임즈가 고른 8개의 밈 중에서 나도 익히 알고있는 7개의 밈을 여기에
소개하려고 한다.
1. 80살의 Elias Garcia(엘리아스 가시아)라는 할머니가 스페인 프레스코 양식의 그림을 복원하다가 망쳐놓았다. Ecco Homo(에코 호모)
라고 불리는 예수님의 초상화가 원숭이 같이 변해버렸다. 놀란 세상이 떠들썩 해지면서 스페인의 작은 동네 교회 안에 걸린
무명 작가 작품이 갑자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를 구경하기 위해서 몰려들었고 복원한 그림을 Potato Jesus
(감자 예수님)이라고 불렀다. 이어서 '감자 마지막 만찬', '감자 모나리자' 등으로 패로디되면서 세상의 화두가 되었다.
2. 싸이가 일을 냈다. 강남스타일 때문이다. 세계 11억명 이상이 시청한 유튜브 덕분에 싸이는 온갖 패로디와 미국 TV 출현,
유명인과의 만남, 미국과 독일에서의 수상까지 하면서 지구촌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 중의 하나로 떴다. 분명 기적같은 일이지만
그만한 잠재력을 가졌던 싸이의 능력이 드러난 덕분이다. 한국을 알리는 최고의 친선대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3. 2012년 아카데미 시상식 참석을 위해 입장을 하던 안젤리나 졸리는 검은색 베스사체 드레스의 터진 틈으로 하얗고 긴 오른쪽
다리를 드러냈다. 이 사진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angiesrightleg(앤지의 오른쪽 다리)라는 트위터
어카운트를 통해서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여러 사람들이 그녀의 포즈를 흉내내었으며, 아래의 사진들 처럼 졸리의 다리는
자유의 여신상, 달착륙, 명화, 유명인들 사진에 수없이 나타났다.
4. MTV 가 2012년의 최고의 노래로 뽑은 'Call me maybe'라는 노래가 있다. 캐나다 가수인 Carly Rae Jespen 의 팦송인데
듣기 좋고 부르기 쉬워서 큰 인기를 얻었다. 미국 올림픽 수영팀과 하바드 대학 야구팀이 이 노래에 맞추어서 춤을 춘 비디오가
유튜브에 뜨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아래 비디오가 미국 수영팀이 부른 call me maybe 이다.
5. 미국 올림픽 체조선수 Mckayla Maroney가 도마 종목에서 은매달을 수상하면서 지은 썰렁한 표정이 웃음을 자아냈다. 은매달에
전혀 감격하지 않는다는 얼굴이다. 사람들은 이를 not impressed look 이라고 불렀다. 이어서 그녀의 썰렁한 표정은 중국의
만리장성 옆에 나타났고 이집트의 피라미드 옆에도 나타나 웃음을 자아냈다. 아래 사진은 작년 11월에 백악관을 방문했던
맥카일라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그녀의 유명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6. 작년 8월말에 열렸던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로 생긴 단어가 있다. eastwooding(클린트 이스트우드다운 것)과 invisible Obama
(투명 오바마)이다. 전당대회에 초청되어 연설을 한 배우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신의 옆에 빈 의자를 하나 놓았다.
그리곤 그 의자 위에 마치 오바마 대통령이 앉아있는 듯이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80세가 넘은 이스트우드는 약간 횡설수설을
했고 그의 연설은 주인공인 미트 롬니에 가야할 관심을 앗아가버렸다. 순간적으로 #invisibleobama 란 트위터 어카운트가
만들어졌다. 블로그와 온라인 세상은 빈 의자로 들끓었고 위의 사진은 eastwooding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7. 미국 대선 전에 있었던 대선주자들의 이차 토론에서다. 공화당 지명자인 미트 롬니에게 사회자가 질문을 던졌다. 남여의 차별적
임금에 대해서 견해를 물었다. 롬니는 대답으로 자신이 메사츄세츠주의 주지사로 있을 때에 남여 균형을 갖춘 각료 지명을
위해서 여성 이름으로 가득찬 바인더(binder full of women)를 제공받았었다고 대답했다. 인격적인 여성 개인 보다는 무명의
집단을 지칭하는 듯한 발언에 인터넷이 시끄러웠다. 곧 많은 패로디가 만들어졌고 여성들은 할로윈 복장의 소품으로 바인더를
이용했다.
2012년에도 이처럼 새로운 생각이나 스타일을 이끌어내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수많은 매체를 통해서 전해지면서 우리는 알게 모르게
이를 따라한다. 반복적으로. 그래서 새로운 밈(사회적 관습)은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재미있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