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곳들(여행)

팜스프링스 온천과 아이딜와일드(Idyllwild)

rejungna 2013. 1. 13. 13:57

갑자기 찿아온 손님을 대접할 수 있는 방법은? 추운 겨울인 만큼 가까운 온천을 찿는 것이 좋은 방법인 듯했다.

LA 에서 너무 멀지 않으면서 미국적인 휴양지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온천은? 당연히 Palm Springs 이였다. 사실 온천장은 이 곳이

아니고 거기서 20분 거리의 Desert Hot Springs(데저트 핫 스프링스)의 여러 곳에 산재해 있다. 특히 데저트 핫 스프링스에는

한인들이 소유한 온천 모텔이 여러개 있다. 다양한 규모 만큼 그 시설 및 온천물의 촉감 또한 약간씩 다르다.

 

LA 에서 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두시간 좀 넘게 달렸다. 집을 떠나면 익숙한 풍경도 달리 보인다. 낯선 곳을 향한다는 마음가짐이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도록 하는 것일까? 어쨋든 자유로운 영혼이 몸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느낌이 좋다.

 

데저트 핫 스프링스에 들어서자 작년까지 없었던 엄청난 숫자의 바람개비들이 눈에 들어온다. 여러 해 전부터 전기를 생산하는

바람개비들이 이곳에 군집을 이루고 있다. 작년에 올 때에도 바람개비는 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숫자는 아니었다. 사막

기후를 가진 이 곳은 태양과 바람이 강하고 무한정이며 공짜다. 공짜의 자연을 이용하여 돌리는 거대한 바람개비들의 행렬은 거대한

자연 속의 하늘, 산, 땅, 햇살과 바람에 비해 아주 미세하다. 하지만 자연은 마음씨 고은 주인집 아줌마 같이 보채지도 보상을

바라지도 눈총을 주지도 않는다. 그 너그러운 품성 덕에 바람개비들의 위용은 대단했다. 와~~

 

 

 

우선 팜스스프링스에서 커피집을 찿았다. 스마트폰으로 스타벅스를 찿아서 차를 세웠다. 순간 바로 건너편에 세워진 거대한

마릴린 먼로의 동상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어? 아~~ 말로만 듣던 시카고에서 6일간의 여행으로 왔다는 동상이다. 그야말로

기대하지 않았던 구경거리였다. 그녀가 출연했던 '7년만의 외출 (the Seven Year Itch)'  영화의 유명한 한 장면을 그대로 연출했다.

관광객들이 번갈아 가면서 그녀의 발 밑에 서서 사진을 찍어댄다.

 

조각은 자그마치 8미터 높이다. 설명에 의하면 마릴린 몬로와 거의 비슷한 피부톤을 내기 위해서 10가지의 색을 섬세하게 입혔다고

한다. 조각가는 미국의 기업 Johnson & Johnson(존슨 엔드 존슨)의 상속자이면서 현 미국의 조각계의 거성이라고 불리는  Seward

Johnson(시워드 존슨)이다. 그는 세월이 가도 녹슬지않는 그녀의 인기와 영향력을 다시금 돌아본다는 취지를 갖고 몬로가 타계한지

60주년이 되는 2012년에 맞추어서 완성했다. 원래는 시카고 길에 세워졌으나 주변에 맞지않게 너무 거대하다는 비평에 땅넓은

이 곳으로 오게 되었다. 내 눈에는 실제의 몬로와 얼굴이 다른듯 보였지만 그녀의 몸매와 분위기를 아주 잘 표현할 작품 같았다.

1949년 22살의 몬로는 이곳 팜스프링스에서 탤랜트 에이젼시에 의해서 발굴되어 데뷰를 했고 이 근처에 집을 소유했었다.

그러니까 그녀와 팜스프링스와의 인연은 분명히 깊다고 말할 수 있겠다. 

 

 

 

간단히 팜스프링스 시내를 구경하고 온천장으로 향했다. 이미 방문했던 곳을 제외하고 적당한 곳으로 선택한 곳이 Desert Palms Spa

(팜스 유성온천)이었다. 시설이 약간 낡은 곳이었지만 부엌 시설을 갖춘 방을 얻어 편안했다. 일요일 저녁이었던 탓에 투숙객은

우리 일행 뿐이었다. 야외에 있는 여러개의 작은 온천탕과 대형 수영장을 지나치고 실내에 있는 탕을 이용하였다. 바람개비를

이용하여 전력을 만드는 곳답게 바람이 쎄서 모든 것을 하늘로 날려 올릴 것 같았다. 하지만 물은 따뜻하고 수질도 좋아서 피부에

닿으면 촉감이 매끄럽다. 이런 느낌 만으로도 이곳 온천장을 방문한 목표 달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루를 이곳서 머물면서

온천욕을 세번하였다. 이곳을 떠날 때는 녹은 몸 따라서 마음마저 따뜻했다.

 

 

 

 LA 로 돌아가기 전에 미국 정취를 주는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 Idyllwild(아이들와일드)를 찿았다. 이 번에는 지난 번 방문 때와

반대쪽에서 산으로 올라갔다. 도로는 180도 이상으로 구부러지고 꼬불거리며 주변은 완전 사막지대이다. 팜스프링스와 주변의

초록색 잔디로 잘 가꾸어진 인공 도시들을 지나서 완변하게 자연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었다. 산정상에 다다르면 소나무와 전나무가

울창하지는 않아도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그 때까지는 불모지다.

 

 

 

 

팜스프링스에서 한 시간 40분을 운전하여 6000 피트 높이의 마을에 도착하였다. 마을 산 정상은 눈으로 덮혀있고 동네의 여기저기

길에도 녹지않은 눈이 쌓여있다. 우리 일행은 세찬 바람 때문에 걸을 수 없어서 마을 구경을 하지 못하고 곧바로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 식당은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식당 이름은 'Restaurant Gestrognome' (게스트로놈 식당)인데, 오래된 식당 분위기와 음식 맛이

좋아서 이미 내 마음에 들어있는 곳이다. 이 산동네의 맑은 물로 조리한 음식, 물과 커피는 잠시 쉬어가는 여행객의 마음을 녹이기에

충분하다. 주문했던 양고기, 바베규 돼지갈비, 파스타와 시저 샐라드는 '역시'라는 말이 거침없이 나오도록 맛좋았다. 이 식사와

함께 일박 이일의 짧은 여행은 저물었다. LA로 돌아오는 길의 오후 하늘은 서쪽을 향해 길게 뻗은 주황색의 밝은 황혼으로 아름답게

물들고 있었다. 아주 깔끔한 여행의 마무리였다.

 

 

 

 

 

윗 사진이 식당인데 가운데에 입구가 있다. 들어가면 바로 와인바가 나오고 음식을 먹으려면 오른쪽으로

들어간다. 아래 사진은 'Christmas on the Beach' 하는 재미있는 이름의 달콤한 칵테일과 감미로운 피나꼴라다 칵테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