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하탄 미드타운의 멋진 중앙정거장 터미날 Central Station Terminal
머무는 곳에서 불과 4블락 거리에 중앙정거장 터미날이 있다. 이 Central Station Terminal 은 지하철과 교외로 빠지는 많은
기차들이 출발, 경유, 그리고 도착하는 말 그대로 뉴욕 맨하탄의 중앙 정거장 터미날이다. 42가와 파크 에비뉴(Park Avenue)에 위치해
있는데, 이상하게도 뉴욕을 방문할 때마다 한번 정도는 거쳐갔던 곳으로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어디론가 떠나고 다시 돌아
오는 우리 삶의 여정을 상징하는 곳이기 때문인 것 같다. 하여간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슴이 설레고 인파들 속에 파뭏힌 이름없는
무명인이 된 듯해서 또 좋다. 내가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다.
규모도 크다. 200 피트 (60.96 미터) 땅 속 깊이로 미국서 제일 깊다고 한다. 승강장 숫자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큰 정거장이다.
44개의 승강장에 67개의 트랙이 있다. 트랙은 지하 위아래층으로 되어서 윗층에 41개, 그 아래에는 26개의 트랙이 뻗어나가고 있다.
2011년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거장으로 뽑히기도 했다.
1903-1913년 까지 10년에 걸쳐 건설된 정거장으로 올해로 꼭 100년이 되었다. 한 세기의 역사를 담고 있는 셈이다. 1871년에 처음
건설되었지만 낡고 기차 충돌로 큰 사고가 발생하자 부수고 새로 지었다. 하지만 1950년대를 끝으로 기차 시대가 가고 자동차와 비행기
시대로 접어들자 정거장 주인은 이를 전부 없애거나 일부를 부수고 정거장 위에 55층 건물을 지으려고 했다. 이에 재클린 케네디를
비롯한 의식있던 사람들이 이를 저지하고자 터미날을 미국 문화재로 지정하는 운동을 벌렸다. 결국은 법정까지 비화한 끝에 성공했다.
1994년에 뉴욕시의 교통기관이 구입해서 지금과 같은 원래의 모습으로 재보수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갔을 때에 100년을 기념하는
간이 박물관이 한 구퉁이에 자리잡고 지나가는 승객의 눈길을 잡았다. 기차가 주요 교통 수단으로 쓰였던 시절의 사진들이 전시되고
그 시절 사람들이면 누구나 한개쯤은 들고 승차했던 트렁크를 모아 높이 쌓아놓았다. 이곳은 단순히 정거장이라기 보다는 작은 동네와
같다. 하이야트 호텔, 오피스 빌딩들, 아파트, 식당, 50개의 상점들과 마켓 등등이 터미날 안의 작은 공동체로 공존하기 때문이다.
41가와 파크 에비뉴에서 42가 정문을 향해 찍었다. 정거장 뒤로는 Metlife 빌딩이 보인다.
42가 정문 앞 오른쪽에서 찍은 모습이다. 건물 위의 시계는 세계에서 가장 큰 티파니 시계인데, 지름이 14 피트가 넘고 나이가
100살이 넘는다. 싯가는 천만불이 넘는 귀한 골동품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시계가 보이도록 정거장 앞모습을 찍고 있었다.
42가의 정문을 왼쪽에서 바라보면서 찍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까 중앙홀 가기 전의 왼편에
터미날의 탄생100주년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간이 기차 박물관이 설치되어 있었다.
간이 박물관쪽으로 몸을 돌렸다. 인상적인 것은 안내를 위해서 설치된 모니터 안의 다양한 사람들 얼굴이다.
'Ask Me" 물어보세요. 라고 실제로 말하는 듯이 모니터 속의 사람은 연실 얼굴 표정을 바꿔가면서 말걸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할리우드의 추억의 명화 속에서 봄직한 장면들이 사진으로 남아서 전시되어 있었다. 기차로 여행을 하려면 장시간 동안
기차 안에서 머물러야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생활을 해야한다, 그래서 이발사도 있고 미용사도 있고 댄스파티도 열리고
잠도 자고 했던 모양이다. 아마 기차 안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은 사랑도 시작하고 이별도 했을 것이다.
중앙홀(main concourse)로 들어서면 정중앙에 안내창이 동그랗게 있고 고개를 들면 아름다운 천장에 감탄하게 된다.
중앙홀은 143 x 49 x 43 미터의 규모로 장엄하고, 23미터 높이의 창문은 아름답다.
천장은 중세 문헌에 나온 별자리를 본따서 프랑스 미술가가 그렸다고 한다.
중앙홀의 동서 양쪽으로는 프랑스의 오페라 가니어를 모방한 대리석 계단을 만들어서 다른 빌딩이나 아파트와 통하도록 했다.
무척 아름다운 계단이다!
Lexington 거리나 힐튼 호텔, 지하철 출구로 들어와서 중앙홀 쪽을 바라보고 있다.
지하철표를 사려는 승객들에게 안내원이 한 줄로 한 쪽으로 서라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 외국서 온 여행객인 듯한
젊은이들은 안내원의 지시에 잽싸게 움직이면서 말을 참 잘듣고 있었다.
교외로 나가는 기차표를 사려는 승객은 이 창구를 이용한다.
'어! 아들 친구 루이스가 일하는 Yale - New Haven Hospital 로 가는 기차를 여기서 타면 되겠구나!'
뉴욕을 안내하는 책자들이 비치된 창구의 안내원이 여행객의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고 있는 표정이다.
42가 입구문을 건너면 바로 보이는 식당이다. 이름은 Pershing Square 인데, LA 의 Downtown 에 펄싱 스퀘어라는
작은 공원이 있고 내가 그 곳의 가까운 곳에서 비지니스를 했었기 때문인지 갑자기 이 식당에 큰 관심이 갔다. 다음에는 이곳서
식사를 하면서 정거장에 들어오고 나가는 사람들과 이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아야 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