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거나 좋은 것들

맨하탄의 소문난 피자집에서 뉴욕 피자 맛보기

rejungna 2013. 4. 10. 05:03

미국서 처음으로 피자를 구워 팔았다는 곳이 뉴욕이다. 또 뉴욕은 뉴욕 피자라고 부를 수 있는 고유한 스타일의 피자를 갖고있다.

1900년 초에 맨하탄 남쪽지역 (Lower Manhattan)의 리틀 이태리 (Little Italy)에 처음으로 피자 가게가 생겼다. Gennaro

Lombardi가 이태리 식당을 열었는데 주방장이 피자를 처음으로 구웠다고 한다. 입소문으로 순식간에 인기가 높아져서 이를 모방한

가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뉴욕 피자는 크고 넓적하며 두께는 얇다. 반죽은 찰지게 해서 피자 크러스트(crust)를 바삭하게 굽는다. 사람들은 얇고 넓직한 피자를

접어서 먹는다. 미국 스타일의 피자와 뉴욕 스타일 피자의 차이점이 이처럼 접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미식가들의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는 뉴욕 피자의 독특한 맛은 글루텐 (gluten) 성분이 높은 빵 만드는 밀가루와 뉴욕 물에만 있는 미네랄이 서로 잘 맞아서 이 처럼

독특한 향과 질감을 가진 크러스트의 탄생 덕분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뉴욕 물울 끌어다가 다른 지역에서 피자를 굽기도 했다한다.

 

 

지금도 최고의 피자 탄생을 위해서 1900년 초기처럼 벽돌로 만든 오븐에 석탄으로 불을 때서 굽는다고 선전하는 곳이 있다.

한 조각, 두 조각의 조각 피자는 slice(슬라이스)라고 부르고, 피자 한 판은 pie(파이)라고 부른다. 뉴욕 피자가 처음 생겼을 당시는

경제 사정이 좋지 못한 때라서 파이를 통째로 살 수 있는 사람이 드물어서 고객 주머니 속의 돈 만큼 피자를 잘라서 팔았다고 한다.

덕분에 조각으로 파는 피자가 탄생되었다. 요새는 피자를 8등분해서 슬라이스로 파는 것이 보통이다. 타핑(topping) 없는 피자는

치즈 피자 또는 레귤러 피자 또는 플래인 피자 (cheeze, regular, plain pizza)라고 부른다. 치즈 피자는 넓고 얇게 편 동그란 반죽에

먼저 모짜렐라 치즈를 놓고 으깬 토마토로 만든 소스를 듬뿍 부어서 굽는다. 피자 가게에 가면 빵이 두꺼운 네모 모양의 피자도 있다.

이것은 네모 조각으로 잘라서 파는데, 이를 Sicilian Pizza (시실리안 피자)라고 한다. 하지만 이태리의 시실리와는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한다.

 

 

얼마 전에 아들과 pizza spree day(피자 실컷 먹는 날)을 가졌다. 병원서 밤근무를 하고 아침에 와서 두 시간을 자더니 나가자고

조른다. 동생이 뉴욕 방문을 했을 때에 돌았던, 이미 구글 지도에 표시해 둔 피자 루트를 엄마와도 가야 한다고 한다. 뉴욕에 오면

한번쯤은 소문난 집들의 뉴욕 피자를 먹어봐야 한단다. 버스를 타고 로우어 맨하탄 (Lower Manhattan)으로 내려갔다. Houston

Street (하우스톤길)에서 버스를 내려서 걷기 시작했다. 그리곤 두 시간 동안 피자집 4군데를 들어갔었고 두 군데는 그냥 지나쳤다.

조각 피자를 사먹을 수 있는 식당에는 들어갔었지만 주문하고 앉아서 기다려야만 하는 식당 두 곳은 밖에서 눈요기만 했다.

 

로우어 맨하탄은 14가 길 아래를 말한다. 이 지역에 West Village, Soho, Greenwich Village, Little Italy, China Town 과

Financial District 등등이 있다. 여기가 뉴욕시의 다운타운이어서 행정기관들이 대부분 이 지역에 집결되 있다. 방문했던 피자집의

대부분은 West Village 에 있었는데, 이 지역은 최근에 젊은이들의 주거지와 비지니스의 장소로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지역이라고

한다. 4,5층 정도의 오래된 아파트가 어깨를 맞대로 친밀하게 붙어있는 모습이 운치있고 예뻤다. 아파트들은 승강기없이 걸어

올라가는 walk up 건물인데, 일층은 상점이고 옆에는 윗층으로 올라가는 작은 대문이 놓여있다. 건물 위의 중앙에는 비상 사다리가

매달려 있다. 이곳의 풍경은 높은 주거 건물이 많은 미드타운과는 대조적이다.

 

 

위는 1905년에 오픈된, 미국에서 피자를 처음으로 구워 팔았다는 Lombardi's 식당이다. 뉴욕 피자의 원조인 셈이다. 앉아서

주문을 해야하는 곳이기 때문에 시식없이 밖에서 사진만 찍었다. 이 식당서 피자굽는 법을 배워서 자신들의 식당을 차린 사람들도

여러 명이 성공했다고 한다. 이 곳의 인기 메뉴는 치즈와 소스를 적게 써서 습기를 최소화하고 아주 바삭하게 구은 clam pie

(조개 피자)라고 한다. 듣고나니 구미가 당긴다! 다음 기회를 생각해 보았다. 이태리 사람답게 건물 벽이 주홍색이나 벽돌색이다.

차양까지 분홍색이라서 절대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제일 먼저 시식한 곳이 Prince Street 에 있는 Prince Street Pizza 집이었다. 시실리안 피자를 먹었는데 괜찮았다. 앞으로도 계속

먹어야하니까 뱃속을 남겨두고... 인상적인 것은 벽에 걸린 유명인들의 사진과 한국 유학생인 듯한 일하는 아가씨가 우리를 보고

겸언쩍었는지 슬그머니 자리를 피한 것이다. 하나도 부끄러울 것이 없는 당당한 것인데.

 

 

 

 

두번째로 들린 곳이 Ben's Pizza 다. 여기서는 내가 피자를 주문할 때마다 타핑으로 원하는 버섯이 올려진 슬라이스를 먹었다.

손님은 많았지만 특별한 맛이 있다고 생각지 않았다. 발달한 입이 아니어서 그런가??? 아니면 벌써 배가 부른건지???

 

 

 

두번째로 그냥 지나친 피자집이 West Houston Street 에 있는 Arturo's Pizzeria 이었다. 여기는 아직도 석탄으로 불을 지피는

벽돌 오븐에서 피자를 구워낸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구워내면 약간 탄 빵(crust)이 되기 쉬운 것 같다. 항상 붐비는 곳이라고 한다.

 

 

 

세번째로 들어간 집이 Pizza Box 이었다. 여기서는 플래인 피자를 먹었다. 이미 큰 두쪽을 먹은 탓에 배가 불렀지만 녹은 치즈가

토마토와 합쳐진 맛이 좋아서 플래인을 주문했다. 하지만 더 이상 피자 맛을 평할 자격이 없을 만큼 배가 불렀다.

 

 

 

마지막으로 들린 곳이 Joe's Pizza 이다. 좁은 가게에 사람들이 무척 붐볐다. 그 열기 덕에 추운 날씨와 뱃속에서 서로 부딪치는

피자들의 땡깡으로 거북했던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사람들이 피자를 탐하는 모습에서 피자 소화제를 얻은 셈이다. 하지만 당장은

더 이상 먹을 수 없어서 페파로니 피자, 시실리안 피자, 그리고 여러 탑핑을 가진 피자 세쪽을 to go 로 주문했다. 집에 가서 먹으면

식어서 맛없다는 아들의 불평에 책임지고 맛있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면서. 운동삼아 걸어서 집으로 오려던 계획을 to go 피자를

핑계로 택시를 잡아탔다. 택시 안은 참 따뜻했다! 집에 도착해서 급하게 팬에 구워서 먹었던 피자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