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너무 아름다운 LA 우리 동네 산보길 - 윈저스퀘어

rejungna 2013. 6. 27. 13:34

나에게 있어서 LA에 사는 가장 큰 기쁨 중의 하나가 공원 같은 동네를 산보하는 것이다. 빌딩숲인 뉴욕에서 지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자유롭게 숨쉬는 한적한 공간이었다. 하나도 버릴 것 없는 웅장하고도 멋진 건물들을 바라보면 가슴이 콩당거리기도 했고

시대를 거슬러서 추억의 할리우드 영화 속에 빠진 듯한 낭만에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나무, 잔디와 꽃들이 멋들어지게

어우러진 잘 가꾸어진 집들이 만든 동네를 걷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정말 그리웠던 산보길이었다.

 

우리 동네는 LA의 중심에 있다. LA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들었을 행콕파크 지역이다. 나는 이 행콕파크를 더 세분화해서

윈저스쿼어(Windsor Square) 지역에 살고있다. 사실 그리 넓은 지역도 아니다. 1910, 1920년대에 개발된 동네로 그 때부터 줄곳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LA 에서 가장 높다는 그리피스 천문대에 올라서서 시내를 내려다 보면 우리 동네가 눈에 확 들어온다.

다른 지역에 비해서 유독 초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말 동네 사람들은 집마당을 열심히 가꾼다. 그리고 동네 주민회의에서 동네의

짜투리 땅에 나무를 심고 물을 주기도 한다. 윈저스퀘어에는 대략 1100 세대가 살고있는데, 한인타운, 할리우드, 웨스트우드, 그리고

여러 방향으로 나가는 프리웨이와 근접해서 한인들에게도 지대한 사랑을 받는 동네다. 내가 좋은 공기를 마시고 눈을 호사시키고

계절 감각을 눈끝에서 떨어뜨리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자신의 집을 사랑하는 이웃들 덕분이다.

 

나는 일주일에 5번 정도 산보를 한다. 아침에 나가면 밝고 신선한 공기가 코를 찌르고 저녁에 걸으면 고즈녁한 느낌을 갖는다. 이런

길은 좋아하는 사람이나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 해야 한다.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그리고 애완견과 함께. 그리고 가슴에 있는

사람과 함께, 그러면 발걸음은 더 사뿐해지고 작은 생명체의 반짝임도 알아차릴 것이다.

 

그럼 30분 정도 걸리는 내 산보길을 같이 걸어가 보자. 집집마다, 블락마다 얼마나 개성있는 길을 만들었는 지를 알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