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혹은 테크 이야기

우버(Uber) 차량으로 경험해본 공유 경제(sharing economy)

rejungna 2014. 8. 14. 13:44

요즈음 세계적으로 공유 경제 (sharing economy)가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 있다. 공동 경제는 people-to-people economy

라고도 불리우는데 공동으로 창조, 제조, 거래, 분배하거나 함께 소비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 개인들이 물건, 공간, 경험,

서비스 등을 혼자만 독점하기 보다 낯선 타인과 나눔으로써 공유 경제를 한다. 이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가능해진 새로운

경제 모델로 협력적 소비 형태라고 불릴 수도 있다. IT 로 인해서 정보 공유가 가능하고 공유 가능한 대상이 무궁무진해진 덕분에 

생성될 수 있었다. 그리고 형성 배경과 발전에는 침체된 경제도 무시할 수 없는 역할을 했다.

 

나는 최근에 Uber (우버)를 이용함으로써 공유 경제를 경험했다. 우버는 모바일 앱으로 차량을 소유한 주인과 서비스를 원하는

승객을 연결해 준다. 내 경험의 시작은 이러했다. 딸은 차에 문제가 생겨서 내 차를 빌려갔고 나는 집에서 멀지않은 휘트니스

클럽에서 운동하고 귀가할 수 있는 방편이 필요했다. 딸의 우버 권유에 처음에는 미치지 않고서야 모르는 사람의 차를 탈까? 라는

강한 의구심을 가졌다. 하지만 택시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재차 안심시키는 딸을 믿고 우선 우버 앱을 다운받았다. 그런데 괜찮은

경험이었다. 신속하고, 저렴하고, 친절하고, 편리하다. 조금도 혼란스럽지 않았다. LA 에서는 택시를 잡는 것이나 버스를 타는 것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차를 부르는 순간 한국의 콜택시와 같다는 생각을 하지만 내 주위를 달리던 차 중 가장 가까운 거리의 우버

개인 승용차가 온다. 그래도 내심 겁을 완전히 극복할 수 없어서 차에 앉자마자 운전자에게 말을 계속 걸었다.

 

              

    

차를 부르기 위해서 앱을 열면 픽업하기를 원하는 장소를 핀으로 찍으라고 한다. (위의 왼쪽 사진) 동시에 내가 서있는 위치가

파랑색 동그라미로 표시된다. 나의 픽업 장소를 정하면 그 순간 주변을 달리고 있는 우버 차량들이 화면에 뜨고 그 중의 한 대가

선택된다. 중앙의 까만 동그라미 안에는 선택된 차량이 몇 분 후에 내 위치에 도착할 수 있는 지 표시된다. 스크린 하단에는 

운전자의 얼굴 사진과 차체 모습, 그리고 차량의 종류와 번호가 뜬다. 위의 오른쪽 사진은 5 블락 떨어진 곳에서 달려오는 차량이

3 분이면 도착할 것임을 알려준다.

     

              

 

매 분마다 화면이 다시 떠서 차량의 위치를 알려준다. 드디어 우버 사인을 앞유리에 붙인 차가 내 앞에 섰다. 차에 오르면서 서로를

확인하고는 달려서 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요금은 따로 낼 필요없이 등록된 신용카드로 자동 처리된다. 택시를 타면 꼭 주어야하는

팁도 따로 지불하지 않는다. 이어서 영수증도 보내준다. 영수증에는 (위의 오른쪽 사진) 운전자의 개인 정보, 출발 장소와 도착지,

차량 경로, 지불한 금액이 포함된다. 우버 회사는 운전자에게 공짜로 배부한 아이폰에 내장된 특수앱을 통하여 수입의 20%를 바로

떼어 간다고 한다. 나는 이런 경험을 통하여 겁내지않고 이용하여도 무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우버 차를 네번 이용하였다. 첫번 운전자는 전직 택시 운전사, 두번째는 전문 사진사, 세번째는 주부, 네번째는 배우였다,

그런데 모두 우버 운전 하는 것을 좋아하였다 수입도 괜찮다고 하였다. 전직 택시 운전수는 예전에는 5% 떼던 커미션이 20%가

되었다고 불평을 했지만 택시 운전하는 것보다 돈이 적게 든다고 했다. 사진사는 자기 일을 하면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일이라고 했다. 아이가 넷이라는 주부는 여름 방학에 아이들을 학원과 수영을 보내면서 돈도 벌고 애들 픽업도 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배우는 신청한 배역들의 오디션 연락이 언제 올 지 모르기 때문에 우버 일이 최상이라고 했다. 할리우드가 근처라는 실감이

들었다. 이들이 주와 시정부에 수입에 대한 세금을 내는지 모르겠지만 제공자와 소지자에게는 win-win 상황인 것 같다.

 

 

미국서 현재 가장 대표적인 공유 경제 참여로 주목을 받는 회사는 집, 아파트, 빌라 같은 주거지의 빈 공간을 나누는 Airbnb

(에어비앤비)와 소유한 차량을 나누어쓰는 Lyft (리프트)Uber (우버)이다. 2008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된 Airbnb 는 현재

200 개의 나라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기업 가치는 100 만 달라 이상이다. 2009년에 역시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한 Uber 는

39 개 국의 140개 도시에서 이용되고 있으며 기업의 가치는 10 - 100 억 달라 사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공유 경제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기업들은 다음과 같다.

 

* Airpnp: 화장실을 나누어 쓴다.

* Uber, Lyft, Sidecar: 자동차를 나누어 쓴다.

* DogVacay, Rover: 개를 돌보아 준다.

* Feastly: 남의 집 부엌에서 식사를 한다.

* RelayRides, Getaround: 노는 차를 빌려쓴다

* Boatbound: 쉬고있는 배를 빌려쓴다

* Homeaway, Zilok: 빈 집을 통째로 빌려쓴다

 

나의 소중한 것을 댓가를 받고 모르는 타인에게 대여하거나 송두리째 빌려주는 공유 경제 방식은 '신뢰'가 바탕이다. 타인에 대한

신뢰없이 자기 것을 내어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즈음의 젊은 세대는 인터넷을 통한 거래에 익숙하고 SNS 통해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소비자는 상대적인 저렴함과 인터넷으로 쉽게 구할 수 있는 편리함에 매료된다. 기업들은

제공자와 소비자가 처음부터 타인을 신뢰할 수 있도록 여러 방법을 고안했다. 신용카드로 본인 확인은 기본이고 주인과 손님은

Facebook 과 자신의 계좌를 연계시켜야 한다. 그래서 거래가 성사되기 전에 미리 상대를 탐색할 기회를 준다. 또 집이나 차량의

주인은 필수적으로 보험 가입을 해야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법으로 회사가 제공자와 소비자의 배경을 조사해서 책임지고 보험으로

100만불 까지 배상해 주도록 했다. 내가 우버를 이용할 때도 운전자는 내가 타는 순간 내 이름을 부르면서 본인임을 확인하였다.

또 나는 차를 기다리는 동안 이미 사진으로 운전수의 얼굴, 차량 종류와 차번호를 알고 어떤 차가 올 지를 기대하고 있었다.

            

 

호텔이나 택시 회사와 같은 큰 기업이나 하던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거래를 이제는 평범한 개인들이 하는 셈이다. 일종의 민박

형태인 에어비앤비는 출장 장소 근처에 컨퍼런스 때문에 호텔방을 잡지 못한 경험을 살려서 창업되었다. 유럽에서는 오래전에도

couch surfing (소파 찿기) 이라고 해서 남의 집 소파를 빌려서 하룻 밤을 자고 떠나는 관행이 있다고 한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은 나쁜 경험을 통해서 배우면서 결실을 얻고있다. 2011년에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에어비엔비를 통해서 아파트를 빌려준

주인이 귀환했을 때에 귀중품과 컴퓨타가 도난당하고 집안 전체가 쓰레기장이 된 사건이 있었다. 이에 놀란 Airbnb는 24/7 일의

hotline 을 만들고 집주인에게 무조건 5만불을 배상하는 방침을 세웠다. 후에는 액수를 100만불 까지로 올렸다. 그리고 세계 몇 개의 

도시에 15명의 안전 담당 메니저를 두고 각 메니저는 80명의 그룹을 이끌도록 했다. 또 주인과 손님의 거래 시작부터 끝까지

모니터하는 플랫폼을 개발하여 범죄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또, 차량을 빌려주는 Relayriders 는 주인과 손님이 인터넷이 아니고

직접 얼굴을 보고 차 열쇠를 주고 받도록 했다. 덕분에 빌려쓰는 사람들은 더욱 조심해서 차량을 다룬다고 한다. Lyft 는 손님에게

앞자석에 앉기를 권한다. Feastly 는 chef 의 이력서를 사이트에 내고 식사 전에 세프와 대화 나눌 것을 강조한다.

 

세게에서 Airbnb 를 이용하는 고객이 가장  많은 도시는 뉴욕이라고 한다. 그 다음은 파리이며, 런던이 세번째이고 네번째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라고 한다. 공유 경제는 5,6 년 전만 해도 안전과 신뢰 문제로 아무도 생각지 못했던 경제 교환 방식이다.

하지만 혁신적인 경제 플랫폼으로 이미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를 규제할

법이나 관리 제도가 미흡하다. 호텔 업계에서는 에어비앤비를 억제하려고 하고 택시 업계에서는 우버, 리픝, 사이트카 등을 제한하려

한다. 현재는 탈세 문제와 합법성 여부를 제기하는 기존 업계들의 반발이 공유 경제의 가장 큰 장애물이다. 그래서 뉴욕, 파리와

바르셀로나 시에서는 에어비앤비를 아예 없애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너무 단 시간 내에 가상의 세계가 실제가 된 공유 경제를 정치적 제도가 아직은 따라가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 공유 경제는

편의성 (convenience)과 투명도 (transparency)를 내세우는 업계와 타인에 대한 인터넷을 바탕으로 하는 신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들이 함께 만들어낸 경제 모델이다. 더우기 나쁜 경제로 인해서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의 증가는 참여자 수를

높여서 이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1세기 초가 최상의 소유 형태인 단독 소유가 나누어쓰는 협력 형태로 바뀌는 변환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단지 싸고 편리한 거래 방식만이 공유 경제가 커지는 이유가 아니다. 사람들은 인터넷이 연결해주는 낯선 타인과

현실에서 친밀감을 나누면서 소통을 통한 경험을 좋아하는 것이다. 가상과 현실을 접목해서 만들어낸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이다.

한동안 생각지도 못한 기발한 것을 나누어 쓰자는 기업들이 계속 창업될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