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거나 좋은 것들

LA의 3가 길에 있는 'Joan's on Third' 식당을 추천합니다

rejungna 2017. 3. 15. 15:22

오랜만에 친구와 점심을 했다. 본인이 운전대를 잡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는 식당 결정도 알아서 잘한다. 운전하는 시간이

긴 만큼 아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방문한 식당을 소개하려고 한다. 식당 이름은 Joan's on Third 다. LA에

위치한다.


식당의 고객 잡기 문구는 '엄마와 두 딸인 가족이 경영, Gourmet Marketplace (맛있는 음식 장터), 카페, 완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이터링 전문 식당'이다. 또 자신있게 실내 장식과 훌륭한 서비스와 음식의 삼박자가 어우러진 맛깔스런

식당이라고 내세우고 있다


식당은 1995년에 문을 열었다. 장사가 잘 되서 1998년과 2007년에 두번이나 옆자리를 터서 식당을 크게 넓혔다. 처음엔

맨하탄에서 식당을 경영했던 엄마 조앤이 혼자 이끌었으나 곧 딸들인 캐롤과 수지가 거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LA 북쪽의

Studio City 에도 지점을 내어서 성업중이다.


안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뉴욕 맨하탄 식당과 같은 분위기가 향수를 자극하면서 마음에 쏙 들어왔다. 집에서 멀지도 않고

오래된 식당이지만 지나치기만 하고 들어갈 생각을 하지 않았었다. 아마 주차가 첫째 이유일 것이다. 근처에 베버리센타

백화점과 유명 먹거리 식당이 많아서 항상 차량과 사람들로 붐비는 지역이다. 방문해보니 눈과 입이 즐거워지는 곳이다.

음식도 맛있고 커피도 맛나다.



주소는 8350 W. Third Street  Los Angeles 다. LA 한인타운에서 베버리힐스가 위치한 서쪽으로 가는 3가 길에 위치한다.

식당 이름으로 주인이자 세프의 이름은 조앤이며 3가 길에 있어서 이름을 그렇게 정한 것을 담박에 추측할 수 있다. 식당

밖의 페디오는 사람들로 꽉찼다. 먼지가 날리고 달리는 차에서 매연이 나와도 페디오를 즐기는 사람은 외향적인 성격을

지닌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쨋든 밝은 태양 아래서 음식을 즐기는 느긋한 사람들의 모습이 유쾌했다.


식당 입구 모습이다



문을 밀고 들어선 순간 아~ 소리가 나오면서 바로 뉴욕 맨하탄 식당들이 떠올랐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즐거움이었다.

메뉴도 맨하탄과 비슷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친구는 이 곳에 세번째 온다고 했다. 올 때마다 좋았다고 한다.

문 바로 앞에 놓인 냉장고 진열장의 온갖 gourmet cheese (색다르고 비싼 치즈)가 제일 먼저 반긴다. 맨하탄과 똑같다.

내가 좋아하는 치즈도 있겠지? 살펴 보다가 종류가 너무 다양해서 멈추었다.


식당측에서 엄선한 전 세계에서 들여온 치즈라고 한다



식당 안에는 음식 주문을 하는 카운터가 세곳이다. 이것도 맨하탄 식당들과 비슷하다. 짧은 점심 시간대에 많은 사람의

식사 해결을 위해서 카운터가 여럿이라고 생각했었다. 정문 오른쪽에는 커피와 차, 음료, 그리고 케익, 머핀, 타르, 과자,

부라우니와 같은 후식을 파는 카운터가 있다. 나는 커피 주문을 여기 카운터에서만 해야 되는줄 알고 음식 주문 줄에 선

친구에게 커피를 내가 주문하겠다고 말하곤 이쪽에 줄을 섰다. 4달러 짜리 커피 두잔을 테이블로 갖다준다면서 번호와

이를 끼우는 스텐드를 준다. 서비스가 좋은 듯이 느껴졌다.





식당안도 손님들로 붐볐다. 앉는 테이블은 따로따로가 아니라 아주 긴 테이블로 길~게 놓여있다. 이런 테이블의 이름을 

communal table 이라고 한다. 중간중간의 빈자리를 찿아 적당히 몸을 비집고 들어가 앉으면 된다. 모르는 옆사람과

말동무가 될 수도 있지만 너무 가까워서 좀 쑥스럽기도 하다. 나는 테이블 끝에 혼자 점심을 먹고있던 백인 할아버지

옆에 비어있는 세자리를 찿아내 의자 위에는 소지품을, 테이블 위에는 커피 번호를 꽂은 스텐드를 올려놓았다.



점심으로 친구에게 중국식 닭고기 샐러드(Chinese Chicken Salad) 를 원한다고 말하고서는 식당 안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앉아서 주문을 하고 갖다주는 식당이 아니기 때문에 서성거려도 어색함이 없다. 정문의 왼쪽인 반대편으로 가보았다. 제일

먼저 천장에서 바닥까지의 높이로 벽 전체에 서있는 선반들이 눈에 들어온다. 선반 위에는 올리브 기름, 각종 소스들, 와인,

그리고 요리책들이 놓여져있다. 장식과 판매를 겸한 듯하다.



선반 바로 앞에는 델리와 샐러드바가 있어서 사람들이 줄서서 주문하고 있었다. 역시 맨하탄 델리식당을 그대로 옮겨온

느낌이다. 특히 샐러드바에 진열된 음식들의 모양새가 같아보였다. 좀 다른 것은 손님이 직접 원하는 양을 담는 대신에

일하는 사람이 주문된 음식을 담아주는 것이다.


난 곡식 샐러드를 즐긴다. 씹는 맛이 있고 야채와 콩과 어울어진 맛이 좋아서다


갓구어낸 빵과 피자가 샌드위치를 위하여 또는 판매 용도로 눈과 코를 현란시겼다.



음식 주문을 위한 카운터다. 이 식당은 샌드위치, 샐러드, 스프가 주메뉴이다. 아침 메뉴도 인기있다. 내가 우연히 선택한

Chinese Chicken Salad가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 친구도 주문하면서 번호를 받아서 스텐드에 두개의 번호를 꼽았다.



샐러드는 양푼에 담아 나왔다.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비비기도 쉽고 먹기도 편했다. 양이 많아서 플라스틱 박스를 얻어와

미리 반을 덜어내었다. 친구는 빵과 아르굴라 샐러드 (arugula salad)를 주문했다. 아르굴라 샐러드는 파메시안 치즈와

같이 나오는데 맛이 약간 씁씁하고 담백하다. 건강에 아주 좋은데, 특히 백인들이 즐기는 샐라드다.



점심을 먹으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즐거운 듯했다. 음식 주문을 위해서 줄을 선 사람, 냉장고 진열장에 이미 준비된

포장 음식을 골라와서 음료와 같이 구입하는 손님들, 그리고 간단히 커피와 빵만을 사먹는 사람들이 테이블에 앉아

식사하는 사람들과 모두 엉겨 있다. 맛나는 음식을 먹는 것도 즐겁고 친구와 한국과 미국 소식을 나누는 것도 즐겁고

옆사람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다. 옆자리서 혼자 식사하던 할아버지는 나가고 젊은 남자 둘이 와서 앉았다. 미국인들은 서로

몰라도 말을 나누지만 동양인들은 어색해한다는 것을 알아서 쉽게 대화를 걸지 않는다. 덕분에 편하기도 하다.


 

LA 에는 맛있고 특색있고 서비스좋고 이름난 식당들이 많지만 맨하탄 분위기를 느끼면서 뉴욕에 있는 듯한 기분을 잠시

가져보는 것도 좋아서 이곳을 추천한다. 음식도 좋고 일하는 사람들도 친절하다. 식사를 하는 중에 서비스하는 사람들이

두세번 테이블을 돌면서 필요한 것들을 채워준다. 커피도 더 주고, 샐라드 드레싱을 많이 넣었다고 생각한 친구에게

야채를 더 갖다 주었다. 내 마음에 들어서 다시 찿을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