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heartfelt story

기다림과 중얼거리는 기도

rejungna 2017. 5. 11. 15:10

기다린다

무작정 기다린다

괜찮겠지?

하루가 걸어가고 일주일이 달려가고 한달이 날라간다

기다림은 희망의 싹을 키우고 달콤한 기대감을 피우므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끝이 언제인지 모르는 불확실성과 모호함 때문에 편치않은 밤길 나들이 같다

마냥 가볍지만 않고 개운하지도 않다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고 부르지만 요즈음 꽃들은 4월에 더 만개한다

5월이 되면 산뜻하고 화사한 맛은 샐쭉해지고 턱아래의 잎에는 노오란색이 맴돈다

기다림이 길어지면 희망을 갈아먹는 작은 벌레가 생긴다

벌레는 너무 작아서 그 무게를 알지 못해도 시간이 가면 눌린 자국을 만든다

자국은 작아서 감식하기 어려워도 그 사이로 바람이 통한다

바람이 지나가면 몸안의 에너지는 바람빠진 풍선처럼 조금씩 작아진다

괜찮겠지?


작은 기다림이 큰 기다림으로 되었다가 다시 작아지고 또 다시 커다란 모양이 된다

대문 옆에 놓인 사람 키보다 더 큰 거울에 비추어진 내 얼굴을 보고 쓱 웃는다

미소와 웃음은 언제나 마음에 나비짓의 가벼움을 달아준다

피아노 건반을 두들이는 손가락 한 마디 한 마디에 미세한 힘이 들어간다

박자를 놓치지 않으려고 속으로 하나 두울 세엣 네엣을 센다

끝없이 이어지는 셈 숫자 하나하나에 함께 했던 긴 시간이 녹아든다

너무 늦어지면 기다림이 화석으로 변하지 않을까?


5월의 꽃들은 예전만큼 최고의 자태를 갖지 못해도 여전히 마음을 빼았는다

작은 미풍에 절도있게 흔들리는 가날픈 줄기들의 윤무는 환상적이다

흔드는 바람은 애교스럽다.

춤추는 꽃잎들은 새색씨 얼굴의 볼연지 처럼 강렬해도 가냘퍼서 호소력있다

머리없는 식물들도 참고 기다리는데 진심어린 기다림 쯤이야! 

끝은 덩굴 따라서 주렁주렁 한꺼번에 올라와 함박 웃음꽃 피울터인데

괜찮을거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중얼거림이다


기도                   by Rabindranath Tagore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위험에 처해도 두려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고통을 이겨낼 가슴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생의 싸움터에서 함께 싸울 동료를 보내달라고 기도하는 대신

스스로의 힘을 갖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두려움 속에서 구원을 갈망하기 보다는

스스로 자유를 찿을 인내심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내 자신의 성공에서만 신의 자비를 느끼는 겁쟁이가 되지 않도록 하시고

나의 실패에서도 신의 손길을 느끼게 하소서


밤길의 등불은 따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