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곳들(여행)

2019 10월- 성남의 신구대학교 식물원

rejungna 2019. 11. 8. 07:46

2019년 10월 한국 방문 중에 친구가 신구대학교 식물원으로 안내했다.

한국가기 전에 카톡으로 친구와 약속을 잡을 때에 이 친구는 언제나 같은 질문을 한다. "올 해는 어디 가고싶어?"

내 대답도 대부분 비슷하다. "나무많고 공기좋고 단풍도 있고 마음에 오래 남을 곳" 이다. 

친구는 비원이나 화담숲을 제안했다. 나는 비원을 선택했지만 예약을 하지않아서 예정에 없던 이 곳으로 향했다.


나는 신구대학교라는 대학명을 처음 들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대학? 나의 학창시절에도, 그 후에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기야 한국을 떠난지 오래되었는데 발전을 거듭한 한국의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식물원은 서을과 가까운 성남 수정구에 있다. 청계산 자락에 위치해서 가을이 아직 영글지않은 10월 산과 

나무들 안에서 환절기 계절 기분을 내면서 맛집을 고를 수 있다. 우리는 연탄불 생선구이 집을 택했다. 한 시간 후에 

부른 배를 안고 안내 화살표를 따라 도착한 식물원은 겨우 5분 거리에 있었다. 

"이제 몸을 움직여서 눈호강시키고 배를 편하게 할 차례다."


주차장에서 좀 헤매기는 했지만 밖으로 나와 방향감각을 찿은 후로는 쉽게 찿을 수 있는 곳이었다.

유료 식물원으로 일인당 7,000 원을 받는다. 하지만 유료인 덕분에 식물원 주변의 정돈미가 수려하고 너무 

붐비지도 않으며 다양한 식물들과 전시관을 즐길 수 있었다.




위와 아래 두 사진은 식물원에 입장하자마자 나오는 정원이다. 우리는 꽃들의 풍성함에 찬사를 보내면서 정원을 

가로질러서 옆의 언덕을 걸어서 이층 테라스로 올라갔다. 이 곳에서 내려다보면 가운데 정원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사진 한장에 넓은 면적을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어린이들이 단체 관람을 하는 모습이 고물고물하다.


눈부신 가을 색깔의 꽃들은 아직은 이른 가을 탓에 여전히 알록달록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우리는 꽃 하나하나에 눈길을 길게 주기보다는 전체의 자태와 멀리 길게누운 산과 그 위를 덮은 파란 하늘, 즉

꽃, 산, 하늘 셋이 어우러진 풍경에 집중했다. 

보석같이 빛나는 꽃들이 방긋하고, 날은 따스하고, 예쁘고 고운 경치가 눈에 박힌다. 

원예학과가 강하다는 학교의 식물원 답게 꽃과 관목과 나무 배치에 신경을 많이 썼다.




궁금증에 돌아와서 신구대학교를 인터넷에서 찿아보았다.


*1973년에 신구산업전문학교가 2011년 부터 신구대학교로 발전했다. 

*원예학과와 유아교육과 과정이 유명하며, 2년제와 4년제 학사 학위를 수여하는 대학이다.

*대학의 설립 목적을 아래와 같이 나열한다. 


"국내외 식물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전시하여 식물자원을 발굴, 개발하고 연구합니다.
 식물관련 직업교육과 청소년 및 일반시민을 위한 환경교육과 함께 자연을 관찰하고, 

 직접체험 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하여 식물문화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17만평에 이르는 넓은 땅에 식물원을 이용한 관련학과 실습교육을 하고, 일반 시민과 어린이들에게 체험

  환경교육과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테라스에서 뒤로 돌아 바로 앞 꽃밭 곁에 놓인 테이블과 의자에 앉아서 사진 한 장씩을 찍었다.

그리고 이층 테라스를 따라서 천천히 걸으면서 장독, 주변 풍경을 감상한 후에 아래로 내려왔다. 

가운데 정원 주위에는 다른 모양의 다양한 정원들과 특정 꽃을 심은 꽃밭들이 산재해있다.

하늘 정원, 전통 정원, 비스타 정원, 어린이 정원, 오감 정원...

수목관찰원, 수국원, 철쭉원, 수련원, 작약원, 국화원, 붓꽃원, 라일락원, 둥글레원, 옥잠화원, 은방울원...

조성 목적과 품종에 따라서 다양하게 감상하도록 꾸며져있다.


                                          위는 이층 테라스 길의 일부이다.




앞 둥근 지붕 온실 안에도 많은 식물들이 재배되고 있다. 식물원은 1965년에 세운 신구농장이 발전되어서

2003년에 식물원으로 개원되었다. 2015년에 지금과 같은 신구대학교 식물원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총 1,527 종의 식물들을 관리한다고 한다. 


                            



신구대학교 식물원을 구경하면서 특이하다고 느꼈던 점은 개구리(?) 혹은 두꺼비(?)가 곳곳에 아주 많이 

모형으로 전시된 것이다. 분수가에는 대형의 개구리가 금색 옷을 입고 여기저기에 앉아있고, 늪지와 냇물가의 

바닥과 갈대 밑에, 또 마른 땅에도 잊을만하면 개구리들이 무리지어 앉아있다. 상징 같기도 하고 신구대학과의 

특별한 인연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친구와 나는 산보를 길게 하고 싶어서 식물원 뒷쪽 산등성의 길을 따라 걸었는데 길 옆 바위 앞에 100 마리도

넘는 개구리들이 모두 바위 하나를 향해 앉아있었다. 마치 누구의 연설을 듣는 듯이 가운데 한 곳을 집중하고 있다. 

처음에는 상당히 놀랐다. 더우기 많은 개구리들이 자신보다 작은 개구리를 무등하고, 또 그 개구리는 더 작은 

개구리를 어깨에 걸치고 앉아있다. 개구리를 업은 개구리를 처음 보았는데, 상당히 많은 개구리들이 그런 

모습이다. 드문 광경이 why와 what 의 궁금증을 증가시켰지만, 나는 아직 개구리 존재의 의미를 모른다. 



마지막으로 생태관을 구경했다. 이 곳에는 풍뎅이, 나비 등의 곤충들이 대형으로 만들어져 전시되고 있다. 


신구대학교 식물원은 따스한 가을 날에 두 세 시간 동안 눈과 오감을 채우기에 알맞은 곳이다. 

대학에서 식물원을 훌륭하게 조성해서 학교 발전에 도움되고 지역 사회, 나아가서는 시 전체 주민들이 

마음의 양식을 키우는데 일조한다는 것은 참 좋은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잠시 전원생활을 하고나온 기분이 들어 좋았다.  



                          

                                                  인상적인 청바지 화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