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호박 떡볶기 만들기
요즘 미국에서 가장 핫한 한국 음식은 단연 떡볶기다. 그 인기가 상종가를 치는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맵고 달콤한 맛 때문에 도전 음식으로 여겨지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홍보도 활발하다. 더욱이, 퓨전 스타일로 진화함에 따라 다양한 인종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재료는 저렴한 가격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어 접근성이 높다. 한국 마켓에 가면 떡볶이 종류가 너무 많아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할 정도다.
어릴 때부터 엄마표 떡볶기를 먹고 자란 나는 주로 궁중 떡볶기를 먹었다. 집에서 제과점을 운영했기 때문에 빵을 잘 먹지 않아 떡볶기가 유일한 군것질 거리였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종로에 살았는데, 집 근처의 떡볶기 포장마차는 항상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포장마차 주인 아주머니의 얼굴, 그녀의 지치고 무심했던 표정과 씩 웃는 입을 지금도 기억한다. 나는 단골이었고, 그 집의 떡볶기는 유난히 달고 매웠다. 지금도 가끔 그 맛이 그립지만, 나이 들면서 너무 매운 것과 단 것을 피한다. 사실, 어렸을 때 단 음식을 즐기지 않았다. 제과점 뒤에 위치한 공장에서 매일 구워지는 갓만든 생과자와 케익 등이 넘쳐났지만, 식빵을 제외하고는 거의 먹지 않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수 백개의 케익을 미리 구워 일하던 언니들과 밤 늦도록 포장을 하곤 했지만 정작 먹고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빵집 딸인 나를 부러워하는 친구들의 마음을 온전히 헤아리지도 못했다. 지금은 후회되는 기억이다. 그 때 더 많이 주었어야 했는데... 어쨋든 이제는 예전보다 단맛을 좀 더 즐기게 되어서 팥빵과 다양한 케익 조각을 가끔 먹는다.
이번 주 LA날씨는 흐리고 오늘 밤부터 비가 내릴 에정이라고 한다. 이런 날씨에는 왠지 떡볶이가 당긴다. 떡볶기는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음식이다. 마침 집에 단호박이 있어 단호박 떡볶기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얼마 전, 한인타운 윌셔가에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 'Scent'의 방문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나보다 12살 어린 친구가 나를 위해 단호박 떡볶이를 주문했는데, 긴 떡볶이 떡 대신 납작한 떡국 떡으로 만든 떡볶이였다. 매운 소스에 모짜렐라 치즈가 더해져 실같이 길게 늘어나면서 쫄깃한 식감이 마음에 들었다. 단호박 덕분에 너무 맵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언젠가 한번 꼭 만들어 보고 싶었는데 오늘 그 맛을 재현해 보았다.
1. 단호박을 찜통에 쪄서 속을 파낸다
2. 떡과 속거리를 준비한다. (난 습관적으로 모든 음식에 야채를 넣어 조리한다.)
3. 먼저 야채를 볶는다.
4. 물에 불린 떡을 웍에 넣는다
5. 맵지않게 고추장 조금과 매미 간장을 넣는다.
6. 물을 조금 넣어 떡이 무를 때까지 볶다가 모짜렐라 가루를 넣는다.
7. 단호박 속에 볶은 떡과 야채를 채워 넣는다
8. 호박 뚜껑을 닫고 마이크로 오븐에 넣어 5분 정도 돌린다
9. 단호박을 접시에 놓고 돌려가면서 칼로 자른다 (스위스 치즈는 완전히 녹지않아서 모짜렐라를 더 넣는 편이 좋다.)
맛있었다! 하지만, 센트 카페 식당 처럼 떡국 떡으로만 만드는 것이 더 나은 조리법이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