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다가 유명을 달리하는 이유는 참으로 다양하다.
자신의 끝을 대충 짐작할 수 있어서 조금이라도 자신의 마음과 주변의 정돈을 할 수 있다면,
그나마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을 적지않게 위로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오늘 아침 미국 Florida주 에서
배로 뛰어오른 가오리에 맞아 넘어져서 머리를 배의 갑판에 부딪쳐 죽은 여인의 뉴스가 내 시선을 잡았다.
그 녀는 Michigan주에 사는 사람인데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플로리다에서 망망대해 휴가를 즐기고 있었다.
일상을 떠나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여유롭고 한가하게 봄 햇빛을 받으면서 대서양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시에 남편은 배의 키를 잡고 있었고,
그 녀는 배 앞 쪽에 서있었는지 앉아있었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갑자기 배 위로 뛰어오른 eagle ray (매가오리) 에 맞아서 넘어졌고 머리가 배 갑판에 부딪쳐서 결국 이로인해 사망했다는 것이다.
순식간에 생긴 사건이라 남편이 넘어진 부인에게 갈 시간조차 없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한국과 크게 다른 점 중 하나가 사물의 크기 (size)란 것을 알게된다.
길가에 서있는 나무도 크고, 땅도 한없이 넓은 것 같고, 까마귀, 솔방울, 꽃잎, 바위...
너무나도 많은 사물들이 다 크다.
금수강산이라는 한국의 자그마한 예쁘고 앙증맞은 자연과는 너무도 차이가 있다.
그래서인지 여인을 죽게한 가오리의 크기도 참으로 크다.
무게는 75 파운드 (34 Kg) 이고 가로의 길이가 6 피트 (1.8 meter) 정도의 가오리였다고 한다.
이런 크기의 가오리에게 맞았으니 여자가 넘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성격적으로 평온하고 사람에게 좀체로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다는 가오리는
2006 년에 유명한 TV 프로그램인 "Crocodile Hunter" 의 사회자겸 야생동물 애호가인 Steve Irwin(스티브 얼윈) 을
물 속 documentary 녹화 중에 죽게한 원인이기도 했다.
카메라가 돌아가는 중에 그가 가오리(stingray)를 올라 탔는데, 펄썩이는 꼬리의 가시에 심장이 찔려서 죽은 사건이다.
너무도 끔찍하고도 갑작스러운 그의 죽음에 미국과 호주의 언론이 연일 들썩했었고
호주의 수상이 조의를 직접 표하기도 했던 사건이 연상된다.
아무리 세상이 뒤둥숭한 때라고는 하지만...
인류는 평화를 추구하며,
선량한 사람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평온한 곳이 지구촌 곳곳에 있으며,
현재의 고달픈 하루하루 보다는 미래에의 꿈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은 좋은 세상이다.
당장 내 주위에 아무 사건이 없다고 세상이 평온하다고 말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미래는 지금보다 더 안정되고 일치하며 편안하다는 희망을 품고 사는 이들 덕분에 우리는 앞으로 나간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는 갑자기 뛰어오르는 가오리와 같은 경우로 인해서 예기치 못한 괴기스러운 끝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수많은 사건 속의 지극히 작은 일부인 한 여인의 죽음을 생각해 보았다.
한 여인의 죽음과 한 가족의 슬픔을 가져다준 바로 그 가오리이다. 좀 무섭게 생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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