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ifornia 이야기 28

LA 산불 - 8일째, 최대 고비

강풍은 지금도 불고 있다! LA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에서 처음 산불이 발발한지 꼭 일 주일 지났다(지난 7일 오전 10시 30문경). 산불은 지금도 치열하게 진행중이며, 많은 이야기들을 쏟아내고 있다. 멀리 북가주에서, 혹은 중가주의 산림 지역에서 산불로 역사적인 세코이아와 레드우드 나무가 까맣게 탔을 때만 해도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아픈 이유가 유명 인사들의 주택 전소 소식 때문만은 아니다. 보금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렌트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LA 거리로 내몰린 이유 때문만도 아니다.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LA의 꺼지지 않는 불은 이 세상 이야기가 아닌 것 같은 기이한 느낌을 준다.) 환경의 변화가 우리에게 엄청나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곧 시작할 트럼프 정..

블타는 LA - 강풍으로 단 하루만에 쑥대밭

한 동안 산타아나 강풍이 불고 있었다. LA 시는 며칠 전 부터 시민들에게 경고를 했다. 산불 발발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우리는 "설마 내 집이 타려고..." 하면서 그냥 지냈다. 사실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지?그러다 7일 오전 10시 30분쯤 부촌인 퍼시픽 말리세이드 지역에 작은 수풀 화재(brush fire)가 발생했다. 이 것이 시작이었다. 퍼시픽 말리세이드는 내가 미국의 로망이 담긴 도시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게티 빌라와 게티 무지엄이 있고, 배우 등 영화인과 오래된 부자들이 대대손손 많이 사는 곳이다. 화재는하루 만에 15,830 에이커를 태웠고 2만 명의 이재민을 만들었다.   LA 지역 사람들이 보는 하늘이다. 오늘 아침 하늘이 참 이상했다. 여기는 어둡고, 저기는 연기가, 또 다른 곳..

아몬드 나무의 해충, 나방을 불임으로 만들기

아몬드 꽃은 아름답다. 화려하고 탐스러운 것이 마치 벚꽃을 연상시킨다. 2월 말과 3월 초 사이에 꽃이 만개하면 마치 하얀 눈이 나무를 덮은 듯하고 나무가 늘어선 지역은 꽃 길이 되어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특히 중가주의 'Almond Blossom Avenue' 길이 유명하다.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된 아몬드는 미국 소비의 100%를, 전 세계 소비의 80%를 충당한다.    그런데 배꼽 오렌지 벌레(navel orange worm)가 매년 수확량의 2%를 먹어 치운다. 작년에는 그 두 배를 먹었다. 아몬드 해충을 벌레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나방이다.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으로 나방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나방의 메타볼리즘이 온도와 관련이 있어서다. 온도가 높을수록 성장과 번식은 빨라진다. 1940 ..

미국의 코로나19 마스크쓰기 완화

세상이 다시 열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닫혀진지 벌써 3년째다. 시간이 지날수록 좀처럼 다시 열릴 것 같지 않는 문이 조금씩 틈을 벌리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점차 내려가고 있는 탓이다. 또 바이러스에 대항할 무기가 충분한 이유다. 마스크, 백신, 테스트기와 처방약을 많이 비축했다. 미국은 곧 '팬데믹에 맞서는 가장 손쉬운 무기인 마스크 쓰기'를 완화한다. 하와이주만 아직 그럴 계획이 없다. 마스크쓰기 완화 결정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방역 정책 완화의 필요성으로 마스크를 건드리고 있음은 반갑다. 특히 마스크에 대한 정치적 반발이 가장 거센 배경도 한 몫했다. 완화 이유는 입원 환자 감소와 백신 접종 의무가 잘 이행됐기 때문이라 한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서 처음으로 엔데믹에 대처하는 방..

새로 제정된 가주의 법안들

이제 진짜 LA 스러운 가을 날씨다. 동네 산책을 하다보면 다양하게 예쁜 가을 모습과 조우한다. 완전한 가을과 절반의 가을, 그리고 아주 작은 가을 흔적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또 여름의 짙은 초록 수목들도 여전히 반짝인다. 키 큰 야자수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며 터주대감 노릇을 하는 모습도 빠뜨릴 수 없다. 이래서 LA 가을이 멋지다. 이런 와중에 캘리포니아에 새로운 법들이 제정됐다는 뉴스가 이어졌다. 자연은 그대로 이지만 세상과 삶은 변한다는 표징이다. 궁금해서 알아보았다. 아래 글은 지난 달 10월 30일에 미주중앙일보에 실린 글이다. 여느 때 처럼 블로그에 남긴다. https://news.koreadaily.com/2021/10/29/society/opinion/20211029190444527.h..

대안없는 소환은 안된다 (CA 주지사)

2021년 3월이 출발해서 뛰려고 걸음을 모으고 있을 때인 지금, 창 밖에 비가 조금씩 뿌리고 있다. 차분하면서 센티할 수 있는 시간이다. 3월의 봄 기운이 성해지기 전에 자연의 목 부터 축여주어서 좋다. 지금은 좋은 느낌을 주위의 자그마한 것들에서 찿아야 할 때다. 오늘은 컴컴한 하늘과 빗속에서 낭만, 꿈과 절망을 가져본다. 이 글은 캘리포니아 주지사인 개빈 뉴섬에 대한 가주 주민 소환 운동에 관해서다. 나는 소환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접근했다. 소환 전개 과정이 이성적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page=1&branch=HOME&source=&category=opinion&art_id=9127309 [발언대] 대안 없는 소환은 안 된다..

[열린 광장]'코리안 아메리칸"의 단풍 여행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page=1&branch=HOME&source=&category=opinion&art_id=8801802 (11월 2일 미주 중앙일보에 나온 글이다. 글이 신문에 프린팅된 후에 읽으면 항상 아쉽다. 길이를 줄이거나, 혹은 맞춤법과 띄어쓰기에 어긋난 글자들이 정정된 후에는 내 뜻과 아주 조금 달라진 경우가 많아서다. 또 좋은 글이 못된 아쉬운 느낌 때문이다. 어쨋든 블로그에 옮긴다.) [열린 광장] ‘코리안 아메리칸’의 단풍 여행 가을을 빨리 확인하고 싶어서 비숍을 향해 힘껏 페달을 밟는다. 수없이 오르고 내리는 산과 구릉과 언덕길은 옛친구 같이 친근하다. 사막지역 찻길 따라 길게 늘어선 키 작은 노란 브리 www.koreadaily...

미국 서부 세개 주를 휩쓰는 광란의 산불

캘리포니아, 오레곤 그리고 와싱턴, 서부의 세개 주가 불타고있다. 상상 이상의 산불들이다. 기후변화, 온난화,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만 28개의 큰 산불이 났다. 덥고 건조한 날씨로 바짝 마른 초목이 연료가 되는데 바람마저 거세다. 광풍이다. 벌써 3백만 에이커 이상이 전소되었다. 주 역사상 가장 큰 산불 20개 중에서 5개의 산불이 현재 진행 중이다. 내가 사는 LA는 지난 노동절 주말부터 회색 하늘이 태양을 막고, 타는 냄새가 가끔 코끝을 간질이고, 목은 메이는 듯이 아리며, 검은 재들이 여기저기 떨어져있다. 여전히 잡지못한 LA 근교의 Bobcat 산불과 El Dorado 산불 탓이다. 산불은 보통 자연의 현상으로 일년 내내 발생한다. 일부러 산불을 내서 산천초목의 생태계를 활..

[열린 광장] 그래도, 캘리포니아에서 산다

[열린 광장] 그래도, 캘리포니아에 산다 [LA중앙일보] 발행 2019/11/19 미주판 20면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7787911 (미주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을 옮겼다. 요즈음 캘리포니아의 문제점을 거론하는 기사들이 많아져서 이 글을 쓰게되었다.) '골든스테이트(Golden State)’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주가 요즈음 이름값을 못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름다운 해안, 아름드리 레드우드 숲, 다양한 문화와 음식, 세계 IT의 리더인 실리콘 밸리 등. GDP로 세계 5위 경제 규모이면서 환상적인 날씨 축복까지 받아 타주의 질시와 시기의 대상인 가주민들이 삶의 질 하락을 고민하고 있다. 탈캘리포니아를 실행했거나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가장 심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