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4월은 눈부셨다.내가 분당에 도착했을 때 벚꽃은 이미 진 듯했다. 하지만 아질레아(azalea)가 진달래를 대신해 주택가 거리를 화사하게 채우고 있었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다. 진짜야? 꽃잎에 종이장 같이 얇고 미세한 선이 있었다. 황홀했다. 특히, 비 내린 후, 수 십 개의 빗방울을 머금은 꽃잎들은 더욱 눈부셨다. 오랫동안 11월 가을에만 한국을 방문했기에 까맣게 잊고 살았다. 한국의 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무리 지어 핀 봄꽃들이 얼마나 유혹적인지를. 90세가 넘으신 엄마가 뇌출혈로 의식이 없다는 동생의 전화를 받은 것은 LA 시간으로 4월 14일 아침이었다. 그 전 주에 엄마 행동이 이상했지만 뇌출혈은 상상조차 하지 못해 병원으로 가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동생은 엄마가 의식이 없으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