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와 대화중에 우연히 "어떤 형태로 사는 것이 나이든 사람들에게, 나중에 우리들에게도 좋은 지?"가
화두가 되었다. 노년이 되면 가장 문제되는 것이 '이 날이 이 날 같고 그 날이 그 날 같은 것'이다. 현대의 장수가
향상된 삶의 질을 의미하지 않는다. 변화를 모색하기 보다는 살고있는 거주지가 편해서 외부와 교류없이 줄곧
혼자 지낸다면 무기력감과 외로움에 점차 녹아들 것이다.
우선 나이듦에 대해서 긍정적이고 건강한 관념을 세우는 것이 첫번째 준비인 것 같다. 노인 심리학자인
Dr. Marc E. Agonin 은 실버들은 "노년의 질병, 불편한 신체, 그리고 정신과 육체의 기능 저하에도 불구하고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갖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삶의 가지를 과감하게 치고 오로지 중요한
일에만 집중하라고 한다. 또 문제가 생기면 그 때서야 걱정을 하고, 아니 그 마저도 걱정하지 말아야 한단다.
UC 샌프란시스코 노년 연구 기관에 의하면 실버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문제는 외로움이라고 한다. 미국의 50세
이상 여성의 85%는 자녀가 있다. 그런데 이들 중의 43%가 외롭다고 대답했다. 외로움은 노년 건강의 공공의
적이다. 신체의 기능 쇠퇴와 죽음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사회학자 Amy Blackston 은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 온 마을이 움직이는 것 처럼, 노인 한 명을 잘 돌보려면
온 마을이 함께 가야한다."고 말했다. 마을 안에는 성인 자녀들도 포함된다. 65세 이상의 부모를 가진 미국인
자녀의 58%는 이미 부모의 심부름과 간단한 사무를 대신하고 있다. 하지만 항상 곁에 자녀들이 있지 않다. 멀리
살 수도 있고 자녀가 없는 미국인들이 점차 증가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더우기 80세 이상의 실버들을 돌보아주는
45~64세의 가족 도우미들 마저 감소 추세다.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실버 인구와 길어진 수명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현명한 주거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Communal Living (공동생활)에 대해 점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집을 공동으로 사서 경비와 집안일을 나누고 과외활동을 같이한다. housemates 를 구해서 외로움을 없애고
생활비를 줄인다. 집동네는 보통 동네이므로 모든 연령대 사람들이 섞여 산다. 사는 모습은 대학 기숙사 생활과
유사하다. 2014년에 은퇴 변호사인 Bonnie Moore 는 'Golden Girls Network'를 만들어서 혼자사는 실버들의
룸메이트를 연결해주고있다. $39를 지불하고 등록하면 6개월 동안 원하는 만큼 룸메이트를 소개시켜 준다.
2017년에는 미국 공동주거 위원회가 'Aging in Cohousing'(공동주택에서의 노화) 단체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공동주택을 설립하거나 참가하려는 사람들을 돕고 정보 제공을 한다. 또 다른 모델은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공동주택이다. 젊은 세대는 도움이 필요한 실버들을 도와주면서 그들과 동지의식을 배양한다. 예를 들어서
요양원에 어린이집을 짓는다. 젊은 예술가는 은퇴자 마을에 싸게 거주하는 대신에 재능 기부를 한다.
2018년 'Generations United & the Eisner Foundation' (여러 세대가 함께하는, 그리고 아이즈너 재단)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85%가 때가 되면 세대간 접촉이 가능한 다세대 주거지에서 살고 싶다고 답했다.
오하이대학에는 노년의 외로움을 덜어주고 노년들에게 참여를 독려하며 젊은 세대들의 '연민'을 증폭시켜주는
'Intergenerational program이 105개 이상 있다. 미국인의 77%는 정부가 나서서 실버와 젊은 세대들이 함께 사는
공동 생활을 장려해야 한다고 믿는다. 또 82%는 세금으로 다세대 주택을 더 많이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버들이 긍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거주지들을 알아보자.
1. 현재의 집 - 편하지만 노인을 위한 시설이 결여되어 있다.
2. 나이 제한이 있는 동네 - 예를 들어서 55세 이상만 살 수 있다.
3. 노인 아파트 - 싸고 좋은데 입주 경쟁이 심해서 입주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또 저소득층만 들어갈 수 있다.
4. 코하우징 - 개인 소유 집이거나 다세대 주택으로 나이 제한없이 섞여서 산다. 즉, 사회와 연결되어 산다.
그러다가 도음이 필요해지면
5. Assisted Living - 식사, 운동, 취미활동 등의 도움을 받지만 독립적으로 산다
6. Nursing Home - 의사나 간호사가 상주하며 혼자서 생활할 수 없는 경우에 입주한다. 일상생활을 관리해주며
필요하면 간섭한다.
주변의 지인들이 부모 돌봄과 병간호로 다양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 미국서는 부모의 거동이 불편한 대부분의
경우에 양로병원으로 모신다. 수입과 재산이 없어서 정부 보조 돈으로 사는 분들은 편히 지내신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내 돈으로 사설 양로원이나 양로병원으로 가야하는데 비용이 천문학적이다. 노년의 두 단계 - 즉, 혼자서
살 수 있을 때와 혼자서 살 수 없을 때를 감별해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튼튼한 건강 보험과 실버 시설이
다양하고 도우미 아주머니 고용이 용이하다. 교포들이 미국 삶의 모자람을 가장 크게 느끼는 부분이다.
장기요양보험을 준비한 사람도 적다. 그래도 어떤 방식이든지 준비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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