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거나 좋은 것들

용혜원: 너를 만난 날부터 그리움이 생겼다,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2

rejungna 2014. 7. 21. 14:19

한국의 친구가 카톡으로 용혜원 시인의 시 두편을 보냈다. '너를 만날 날부터 그리움이 생겼다' 와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2' 이다.

 

요즈음 LA의 아침과 저녁이면 창문으로 밀려드는 시원한 여름 바람이 시를 읽는 내 가슴에 빼곡하게 박혀왔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사랑이 피어나서 창문을 활짝 열어버린 사람! 사랑을 하면 외롭고 무료했던 일상이 상큼하고 싱그러워진다. 아침이면 몰려와서

창밖에서 시끄럽게 지저귀는 새들의 합창도 부드러운 멜로디로 승화된다. 컴퓨타 앞의 키보드를 두들기는 작은 손가락은 유난히

경쾌하게 춤을 춘다.

 

그리움이 스며듬은 사랑의 시작이며 사랑하면 좋은 사람을 그리워한다. 그리움의 멈춤은 사랑하는 마음의 균열이다. 초록색의 연잎

사이로 화려하게 피어난 연꽃이 큰 잎사귀 뒤로 살짝 숨어버림과 같다. 그리움이 가슴을 채우는 동안은 좋은 사람의 눈빛을 익히고

좋은 사람의 향기에 취하며 좋은 사람의 가슴 속에 머물고 싶어진다. 평온한 행복이 기쁨으로 번지는 것을 온 몸의 신경은 감지한다.

 

친구가 말했다. "연달아 세번은 읽어. 그리고 가슴보다 머리로 먼저 그려봐. 그러면 가슴도 따라줄거야."

 

 

너를 만난 날부터 그리움이 생겼다            

 BY 용혜원

 

너를 만난

날 부터

그리움이 생겼다

 

외로움 뿐이던 삶에

사랑이란 이름이

따뜻한 시선이

찿아 들어와

마음에 둥지를 틀었다.

 

나의 눈동자가

너를 향하여

촛점을 잡았다.

 

혼자만으론

어이할 수 없었던

고독한 시간들이

사랑을 나누는

시간들이 되었다.

 

너는 내 마음의

유리창을 두드렸다.

나는 열고 말았다.

 

 

 

 

 

                      함께 있으면 좋은사람                  

BY 용혜원

 

그대의 눈빛 익히며
만남이 익숙해져
이제는 서로가
함께 있으면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쓸쓸하고, 외롭고, 차가운
이 거리에서
, 그대만 있으면
언제나 외롭지 않습니다

그대와 함께 있으면
내 마음에 젖어드는
그대의 향기가 향기로와
내 마음이 따뜻합니다

그대 내 가슴에만
안겨줄 것을 믿고
나도 그대 가슴에만
머물고 싶습니다

그대는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
우리 한가롭게 만나
평화롭게 있으면

                                  모든 시름과 걱정이 사라집니다

                                      우리 사랑의 배를 탓으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습니다
                                                그대는
                                    함께 있으면 좋은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