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금요일의 두개의 기적-마이클 펠프스와 새 생명

rejungna 2008. 8. 18. 08:05

지난 금요일에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전혀 다른 두 종류의 기적을 보았다.

하나는 미국 수영 선수인 마이클 펠프스가 100분의 1초 차이의 승리로 7번째의 금메달을 따낸 믿을 수 없는 순간의 기적

다른 하나는 뉴욕의 여성 교통 경찰이 근무 중에 교통 사고를 당해서 죽기 전에 뱃속 태아를 구해낸

지나던 행인들이 이루어낸 영원의 기적이다.

 

사실 지금까지의 모든 올림픽에서는 영원히 기록에 남은 많은 기적들이 일어났다.

또한 세상에 보도되지 않은 많은 작은 감동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입을 타고 주변을 날라다닌다.

 

하지만 수영 천재인 마이클 펠프스가 1/100 초라는 그렇게 작은 차이로 접영 100 미터(100 meter butterfly)경기에서

세르비아의 밀로라드 카빅(Milorad Cavic) 을 누르고 금메달을 차지했다는 사실은 전무후무한 역사적인 스포츠 사건으로

남겨질 것이다. 같은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한개만 따기도 힘든데, 7,8개를 따는 사람은

분명 혼자의 힘으로만 꿈을 이룬 것은 아니리라!

 

 (Phelps 와 Cavic 의 butterfly 100meter 경기 모습이다.)

 

뉴욕시에서 교통 경찰로 근무하던 Donnete Sanz 는 임신 6개월이었다.

그녀는 근무 중에 72세 할아버지가 운전하던 밴에 치어서 튕겨나아가 달려오던 스쿨버스 밑에 깔리게 되었다.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던 사람들 30 여명은 산쯔를 구하기 위해서 버스에 달려들어서 버스를 들기 시작했다.

들려진 버스 틈새로 누군가가 그녀를 차 밑에서 꺼내었고, 구급차는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의사들은 심하게 다친 그녀의 뱃속에 있는 6개월된 태아를 제왕절게 수술로 살려냈지만, 산쯔는 몇 시간 후에 유명을 달리했다.

 

 

100 미터 접영시합이 막 끝난 후에,

그 때까지 6개의 세계 신기록을 양산하던 펠프스 자신이나 심판, 관중들 까지도 카빅에게 패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찰나에

전광판에는 펠피스의 이름이 승리자로 번쩍거렸다. 순간적으로 모두들 눈과 귀를 의심했다.

선수와 관중은 한결같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분명 그가 먼저 들어왔다는 것이다.

100분의 일초 정도 만큼을 더 빠르게...

그의 기록은 50.58초이며, 카빅의 기록은 50.59초란다.

 

 (펠프스와 카빅이 벽을 치기 전 모습니다. 이 때에도 카빅이 펠프스를 앞서고 있었지만

그는 미끄러지면서 벽을 쳤고 펠리스는 벽까지 수영 동작을 취했다.)

 

곧 바로 세르비아 수영팀은 항의를 했고, 녹화된 비데오 테이프가 스크린에 돌아갔지만 역시 모두들 혼돈스러웠다.

정말로 전광판에 나온대로 펠프스가 먼저 벽을 touch 한 것인가? 혹시 기계 고장은 아닌지?

카빅은 자신이 이긴 경기라고 믿었지만, 그 마저도 확신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의문이 풀렸다.

FINA (International governing body of swimming, 세계 수영 연맹) 에서

시계와 비데오의 기능에 오류가 전혀 없었다는 확인을 했고,

녹화된 비데오 테이프를 만분의 일초로 쪼개면서 천천히 돌려본 결과, 판정이 옳았다는 것을 분명히 공표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카빅은 마지막 남은 거리를 미끄러져 들어왔지만(glide), 펠프스는 stroke 동작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그의 손끝이 먼저 벽을 친 것이라고 한다.(펠프스의 팔은 유난히 길다.)

Stroking versus gliding (수영 팔동작 대 미끄러지는 동작)의 차이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은매달을 타게 된 카빅은 세르비아인이지만 미국서 태어난 이중 국적자로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

그는 연습광으로 다른 수영 선수들과 연습이 끝나면 조용히 다시 풀로 돌아가서 혼자 연습을 더했다고 한다.

그는 졌지만 여유만만하다.

재경기를 하면 자신이 분명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최고의 선수를 이길 뻔했다는 것이 기쁘다면서

자신의 homepage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Yes, as you all saw, I almost won the Gold, and if you ask me, the clock does not lie. I had nothing to do with this filing,

and neither did my coach Mike Bottom.... I've accepted defeat, and there's nothing wrong with losing to the greatest swimmer

there has ever been."

(모두들 보셨겠지만, 제가 하마터면 금메달을 받을 뻔했어요. 결과에 대해서 나에게 물어보신다면 시계는 거짓말을

 않는다고 생각해요. 나와 내 코우치는 항의와는 상관이 없어요.. 나는 결과를 받아들였고, 수영 역사상의 최고의

 선수에게 졌다는 것이 뭐 잘못되었나요.)

 

비록 엄마는 죽었지만 뱃속의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버스를 들어올린 30여명의 덕분이라고 한다.

순간적인 행인들의 기지는 엄마까지 살리지는 못했어도 다른 귀한 새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모르는 사이라는 것을 깨닫지도 못하고 말없이 눈과 몸으로 한마음이 되어서

사고를 당한 산쯔를 구한 후에 또 아무 말 없이 자신들이 가던 길을 계속 갔다

엄마와 아기의 생명에 대한 커다란 궁금함과 애처러움을 갖고 있었지만,

그 자리에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더 이상 없다는 것을 알기에 조용히 현장을 떠난 것이다.

 

엄마의 뱃속에서 빠져나온 순간에 엄마를 잃은 아기는 병원의 incubator 안에서 숨쉬고 있다.

한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에 한 생명은 꺼지고, 한 생명이 잠드는 순간에 다른 한 생명은 세상의 빛으로 나왔다.

아무 것도 모르는 아기는 잘 자라서 후에 엄마와 자신을 구했한 낯선 30 여명의 아저씨들의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다.

 

놀라운 순간의 기적을 만들었던 마이클 펠프스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8개의 금메달 획득과 7개의 세계 신기록을 세움으로써

지상 최대의 운동 선수로 역사에 남는 영원의 기적의 꿈을 이루었고,

본능적으로 사람을 살리려고 힘을 모았던 행인 30 여명은 아깝게 소멸될 뻔 했던 두 생명 중에서 한 생명을 구해서

한 생명의 영혼만이 아니라 그 육체의 일부까지도 꺼지지않고 우리 곁에서 번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이렇게 우리 주변에서는 기적이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세계는 마치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시치미를 떼고 앞으로만 달릴 뿐이며

지난 금요일도 역사 속으로 조용히 들어갔다.

 

그리고 베이징에서 또 다른 눈물의 기적을 만들어낸 한국의 아들과 딸들에게... 특히, 장미란에게 경의를 표한다.

 

 (펠프스가 자신이 이긴 것을 확인한 후에 표효를 하고 있다.)

 

 (그의 마지막 경기인 400 미터 relay 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운 후에 팀들과 함께...)

 

 (순간의 기적에서 영원의 기적으로 들어간 마이클 펠프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