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곳들(여행)

찐빵과 강냉이-안흥

rejungna 2008. 10. 1. 00:08

LA 에서 살면 마치 한국에 사는 듯이 온갖 한국 식품들과 음식을 언제나 접할 수 있다.

너무나도 다양하게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먹는 것으로 인한 이민 생활의 고통스러움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건만,

간혹 어린 시절의 향수를 느끼게하는 맛을 일부러 찿아서 즐기는 경우가 있다. 그 중의 두 가지가 찐빵과 강냉이.

 

어려서는 삼립 찐빵과 같이 커다란 호빵을 먹기는 했지만 즐겨 먹지는 않았었다.

옥수수를 좋아해서 하모니카 같이 길게 두 줄을 남기는 짓을 하곤 했지만 강냉이를 자주 먹지는 않았었다.

도리어 미국서 살면서 찐빵과 만두를 더 먹고 강냉이도 심심치않게 마켓서 사서 즐기곤한다.

 

얼마 전부터 마켓에 가면 안흥 찐빵이라는 찐빵이 눈에 띄었다. 삼립 호빵보다 그 크기가 작았다.

누군가가 그것이 한국서 유명한 찐빵이라고 설명을 해주었다.

호기심에 몇 번 사서 먹어봤지만 특별하게 맛이 있다고 생각되지 않았었다. 맛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도 모른다.

나는 찐빵을 먹으면 얌체같이 속만 먹곤한다.(어려서 먹던 빵 중에서 앙꼬빵을 좋아하지만 이것 역시 속만 빼먹는다.) 

하얀 겉을 한입 베물어 먹고는 나머지는 슬그머니 내려놓곤하는데 어떤 때는 누가 볼까봐 무안함에 껍질을 얼른 감추어버린다.

입이 심심할 때나 기대되는 DVD 를 감상할 때에 애들이 팝콘을 뛰겨 먹듯이, 나는 종종 강냉이를 한 알씩 입 속으로 던지면서

책을 읽거나 신문을 보기도 한다.

 

나와 그러한 인연을 가진 안흥 찐빵 강원도 찰 옥수수 강냉이 만들어내는 곳을 우연히도 안흥에서 만났다.^^

 

이렇게 좋을 수가... 이름난 원조를 만나게 되다니...

 

한 상자 20개에 7,000 원인데, 낱개로 사면 2 개에 천원이라고 했다.

한 상자를 소비할 자신이 없어서 결국은 4,000원 어치 8 개를 사서 4 명이서 2 개씩 냠냠~~~

뜨거워서 맛있었다. 하지만 두개째는 속만... 미안합니다.

 

마침 장날이라고 해서 기대를 가득안고 안흥 시가지를 돌아다니다가...

웬 횡재인지. 쾅하는 소리에 찿아간 곳이 바로 강원도 찰 옥수수 강냉이를 튀겨내는 곳이었다.

강냉이 공장은 단순하고도 무지무지 작은 곳이었지만 훌륭한 생산성을 갖춘 곳이다.

 

어렸을 때에 밥풀을 튀기는 소리에 놀라면서 즐거워하곤 했었다.

그 느낌을 다시 맛보고 싶어서 안으로 들어가서 열심히 구경하였다. 그러나 그 소리는 터지지 않았다.

 

 

한 봉지에 5,000 원이라고 한다. 오천원을 주고 커다란 한 봉지를 받아들고 나오면서 와~~ 부자됐네!!!

맛은? LA 에서 사멋던 맛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훨신 더 맛있을 줄 알았는데...

 

안흥의 장날은 생각보다 아주 시시했다.

미국에 돌아가면 멸치를 고추와 볶아먹기 위해서 제일 오른 쪽의 잔 멸치 한 상자를 30,000 원에 샀다.

먹어보니 멸치 맛이 괜찮아서 나누어 먹으려고 한 상자를 구입한 것이다. 여행을 하다보니 자꾸 생기는 것이 많아서 좋다.

 

더덕이다!

모두가 만원 어치씩을 사니 나도 동참해서 친척 언니에게 주었더니 아주 좋아했다.

한국의 시골을 돌아다니며 상품을 구입하는 구매 행위가 참으로 재미있다.ㅎㅎ

 

 

길 건너 논을 바라보니 마음도 풍요로와진다. 이 풍요로움을 모두와 함께 나누는 시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