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heartfelt story

한국여행과 LA 가을이 준 실존감

rejungna 2008. 10. 24. 08:46

한국방문을 마치고 돌아와서 피곤하고 지쳐버린 몸을 쉬고 정신을 차린지도 여러 날들이 지났건만,

아직 내 몸이 내 몸같이 느껴지지 않으니 먼 거리를 여행한다는 것이 점점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한다.

꽤 오랫동안 집을 비웠지만 내 집과 주변은 부족한대로 잘 돌아가고 있었다. 가족들과 두 마리 개인 빈(bean) 과 멀린(merline)의

반가움이 내가 한동안 멀리 떠나 있었던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역시 무엇이든지 눈으로 보고 오감으로 느껴야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상대적인 실존감 느껴지나보다.

 

성격이 강하고 빡빡하신 한국의 엄마도 나를 보고 나와 함께 지내시면 마음이 조금 푸근해지시나 보다.

LA 에서 자주 드리는 전화 통화로 하루의 일과를 누구엔가 보고하시면서 자신의 존재를 느끼시려고 한다고 생각하지만,

잠시나마 함께 지내는 동안 아침이면 내가 머무는 아버지 방으로 제일 먼저 건너오시고 저녁 9시에 주무시기 전에는 꼭 나에게 들르시는

하루의 마지막 만남에서 나름대로의 안정감과 살아계시다는 의미를 찿고 계신 것 같았었다.

엄마의 안정감은 전화선을 따라 흐르는 나의 목소리를 통해서가 아니라 엄마 눈에 보이는 내 육체, 즉 현존 의해서만 가능했었고

나는 엄마가 발하는 정서적 안정감의 변화를 느끼면서 내 실존을 보았다.

 

이제 그 모든 것들을 뒤로하고 내 생활이 있는 삶의 현장으로 돌아왔다. 그리곤 내 침대의 포근함에 위로를 얻었다.

 

일분 일초도 쉽없이 어떤 일이 발생하는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집을 비웠던 동안 이 세계는 거대한 사건들의 폭탄세례를 맞았다.

fear(공포)와 uncertainty(불확실성)이란 두 단어가 대세인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는 TV, iPhone,You Tube, Blog, Tivo... 등등의

너무도 많고 다양한 뉴스 전달 매개체들이 실시간으로 뿜어내는 엄청난 뉴스의 홍수 속에서 묻혀서 지낸다.

뉴스와 정보를 마치 우리에게 따끈한 지식와 풍부한 양식을 주는 마르지않는 보물 창고이며

우리의 위상을 높여주는 수단으로 인식해서, 우리는 소식(information) 을 듣지 못하면 불안해하기도 한다.

나 역시 이런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보통 사람의 조급함을 갖고 정보를 주입하면서 실존을 확인하려고 한다.

 

이제 이 주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통령 선거(11월 4일)는 다행히도 오바마의 대세론 확산되어가고 있다.

오바마는 정말 운좋은 사람이다. 고비고비마다 힘은 들었지만 행운의 여신은 그에게 미소를 짓고있다.

깜짝쇼 같이 등장해서 미국인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았던 페일린은 맥케인을 형편없는 대선 후보로 만드는데 일조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부통령으로서의 준비와 지식이 전혀 없는 44세의 배짱 좋은 여성의 힘을 빌어서 클린톤의 표를 잠식하는 것이 

공화당 진영의 의도였지만, 극단의 보수주의 성향을 지닌 그녀가 도리어 여성들을 분노하게 만들면서 그들의 표심은 등을 돌리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브레들리 효과(Bradley effect- 말로는 흑인 후보를 뽑는다고 하면서 실제로 투표 부스에 들어가서는 백인을 찍는 현상) 만

생기기 않는다면, 아주 침착하게 난제를 풀어갈 젊은 세대의 미국 대통령이 탄생될 가능성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또, 그 동안의 한국과 미국의 경제는 어떤가?

내가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당시인 9월 중순경의 인상은 한국의 여유있는 사람들은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여전히 골프를 즐기는 풍요로운 생활을 하면서 자기 개발과 친교에 중심을 두는 생활에 큰 변화가 없는 듯했다.

서민들의 한숨과 하향 경제 지표는 무역 적자와 함께 암울한 미래를 예고하고 있었지만,

적어도 겉은 그런대로 화려하게 돌아가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환율이 갑자기 $1당 1300원을 넘어서니 이들이 더욱 더 긴장을 하고 걱정을 하는 처지로 되었다.

미국이나 해외로 자녀들을 내보낸 사람들이 너무 많으므로 환율의 변동은 그들에게 직격탄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에 유학 온 한국인 유학생 수는 미국 내 유학생 수 중에서 1위 차지하며, 9월말에 1,123,321 명이라고 한다.

(미국서 교육을 받은 교포 2세와 유학생들의 적지 않은 숫자는 이들이 한국과 미국에 미칠 거대한 영향을 예고하는 것 같다.)

 

미국에 돌아와서 들리는 경제 소식 역시 엉망이다.

$700 billion(칠천억 달라) 라는 거액으로 미국의 금융제도를 일부 국유화 했지만 또 다른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한다.

뉴욕의 Wall Street 의 위용이 깨짐에 따라 파생하는 여파와 실업자들,

부자들 까지도 소비를 할 수 없게끔 반토막, 아니 삼분지 일이 되어버린 주식들,( 지난 달 9월에만 $16 million 이 증발했다고 한다)

평생동안 주식과 펀드, 머니마켓에 비축했던 은퇴금이 잘려나가서 고민하는 손발이 묶인 노인들,

돈을 빌릴 수 없는 기업들의 살아남기 식의 해고, 해고당한 가장의 가정경제 붕괴, 어느 하나 밝은 경제 뉴스는 들리지 않는다.

 

FRB 의장 버낸키는 머니 마켓(money market)시장을 살리기 위해서 $540 billion(오천 사백억 달러)를 빌려 줄 것이라고 했다.

 $ $ $ ...

이 달라 사인은 불굴의 거대한 힘을 지닌 것인지, 아니면 미국 정부에 의해서 막 찍어낼 수 있는 하나의 징표에 불과한지 헷갈린다.

어찌됐건 세계인들은 이 $를 소유하려고 애를 쓰고, 또  이 $ 를 가지고 해법을 찿으려고한다.

그래도, 그래도, 다행이도 신용 위기가 아주 조금 해빙되는 징조가 시장에 보이고 있다고 한다.(도대체 누가 이것을 감지할 수 있는지!)

 

세상의 혼돈스런 뉴스가 지나치다고 생각될 즈음에,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몸에 활기를 주려고 아침에 동네 밖으로 뛰어나가 보니...

놀랍게도 LA 에도 가을이 와 있었다.

낮의 더운 날씨 때문에 아직 여름이 성하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초록색이 아닌 낙엽이 파란 잔디 위에 잔득 떨어져 있었다.

아무리 사계절의 차이가 적은 지역이지만 벌써 10월 말인데, 어찌 가을이란 자연의 법칙 역할 수 있을까! 

잠시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문득, 세월의 흐름 한 가운데 서있는 나의 실체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집에서 두 블럭 떨어진 곳을 걷다가 문득 시야에 들어 온 나무와 낙엽을 보고 카메라를 가질러 다시 집으로 뛰어갔다.^^)

 

 

나무들은 봄에 잎을 키우고 영양을 주어서 여름에는 무성하게 만들다가 가을이면 그 잎을 아까운 감정없이 잔인하게 모두 아래로

려보낸다. 그처럼 오래전에 더 큰 나라인 미국서 살라고 아퍼하시면서도 나를 멀리 보냈던 아버지는 더 이상 생존하지 않으시지만 ,

나의 또 다른 뿌리가 되는 엄마는 아직은 계시기에  아직은 즐겨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온다.

그리고 다른 소중한 사람들도 만나서 회포도 풀고 반가운 마음을 전하면서 한국에서의 나의 실존을 감지해본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 엄마마저 볼 수 없는 때가 곧 온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있다.

그러면 그 때에도 내가 서울을 가려고 할까? 아마 더 넓은 세상이 보고 싶어서 미지의 세계를 방문하려고 할 것 같다.

결국 만나고 싶은 엄마와 누군가가 나를 기다리고, 또 내가 보고싶고 나를 보고 싶어하는 그리운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내 발걸음이 그리로, 한국으로 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우리들은 그렇다.

아무리 보고 싶고 심적으로 가까운 사이라 할지라도,

떨어져있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쌓아진 추억들을  세세하게 기억하기가 힘들고 보고픔이 덜해지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또 아무리 묘사를 잘한 진실된 글을 읽거나 매개체를 통해서 모습을 볼 수 있더라도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난다.

두 눈을 통해서 본 모습이 망막에 맺힌 상이 되어 우리 머리 속인 각인이 되는 것이 그 사람이나 물체와의 진짜 만남이기 때문이다.

함께 하면서 따뜻한 심장을 알아채고 가슴으로 느끼는 분위기와 마음의 교감(rapport)이 진정한 만남이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 방문은 만나고 싶었던 이들을 다 만날 수 없었던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리운 이들의 삶의 현장을 목격하고, 그들과 함께 동행하면서 한국적인 것에 젖어보고, 무엇보다도 끈질긴 나와의 인연을 통감하면서 

내 존재의 자각을 느끼도록 해주는 기쁨을 맛보게했다.

 

이제 나는 전화로만 듣던 친구 K의 두 마리의 고양이의 야옹~~ 소리와 함께 털 색깔을 내 머릿 속에서 그릴 수 있게 됐다.

뜻밖에 들은 소중한 사람의 여전한 목소리를 다시 내 생각에 담아 잘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엄마의 웃는 얼굴이 하나 더, 성질내시는 모습도 하나 더 내 마음에 저장되었다. ㅎㅎ 찰칵 소리와 함께.

 

Because of where I came from, I am here at this moment.

My being encompasses all my past and present experiences:meeting with someone, watching surroundings, losing my father,

and in particular, my precious happy memories.

 

 

실로 오랜만에 방문해본 서울의 남대문 시장은 한결 정돈되고 깨끗해진 모습이었다. 역시 인파는... 후후...

바로 이 에너지 속에 우리 부모들의 땀과 노동이 숨어있는 것 같아서 어떤 모습도 정답게만 보였다.

 

단양을 여행할 시에 점심 식사를 했던 장다리 식당의 마늘 밥하는 모습이다.

무척 인상적이었으며 아주 맛있는 식사를 해서 정말로 좋았었다.^^ 역시 마늘은 우리 한국인들의 최고의 음식재료이다.

 

 

아래는 미국의 10 대들이 부모에게 돈을 타서 옷을 구입하는데 더 이상 비싼 것만을 고집할 수 없는 경제 사정을 풍자한 만화이다.

sale 물건을 사면 어린 마음에 상처를 입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모두 경제를 염두에 두고 살아야만하는 때이다.

 

 Roger Williams.....Autumn Leav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