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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원맨쇼 in LA -색깔있고 감동적인 무대

rejungna 2012. 7. 24. 16:17

"김장훈 원맨쇼 in LA" 콘서트가 LA 시간으로 7월 21일 토요일 저녁 8시에 다운타운의 노키아 극장에서 있었다.

관람 후에 나는 그의 열렬한 팬이 되어서 극장을 나왔다. 김장훈씨의 LA 공연을 세마디로 정돈할 수 있을 것 같다.

 

첫째로 아주 재미있었다. 색다른 시도가 무척 즐거웠다. 아직도 따라 불렀던 "나와 같다면" 곡의 소절이 귓가에 맴돈다.

둘째로 흡족했다. LA 교민들을 배려하고 고국에 대한 좋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 자긍심을 높여 주었다.

세번째로 감동적이었다. 김장훈이란 가수의 노력, 열정과 최선이 아주 돋보였기 때문이다.

 

공연 시작 전에 노키아 극장 주변은 한인들로 가득메워졌다. 관객층이 아주 다양했다.

 

김장훈씨는 공연 하나하나에 가수 김장훈이란 이름을 확실하게 각인하는 사람인 듯하다. 공연의 달인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는 그의 열정과 가수로서의 자존심이 만든 결과인 듯하다. 나는 앞에서 일곱번째 줄의 가운데에, 더우기 앞 좌석이 비는

행운 덕에 그의 모든 표정과 움직임을 확실히 보면서 공연을 관람했다. 정말 다양한 연출로 관객들의 흥을 돋우었다. 그는

진정한 entertainer 이고 훌륭한 가수다. 3D 상영이 두번, 360도 회전하는 무대, 서서 또는 앉아서 열창, 마돈나로 분장,

가끔 쏟아지는 형형색색의 confetti(종이 꽃가루), 현란한 조명, 괜객들의 참여와 흥분 유도 등등...

 

시작 전 콘서트장 위쪽의 스크린에 나온 콘서트 제목이다.

 

공연을 보면서 김장훈씨는 참으로 artistic (예술적)하고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온 힘을 다한 돌려차기를 여러번 하면서도

긴 공연을 재미있고 다양하고 충실하게 이끌어갔다. 초대 손님으로 이문세와 박경림씨가 등장했는데, 이들도 관객의 흥을 돋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 나는 이문세씨가 그렇게 춤을 격렬하게 할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다. 가수들 끼리 서로를 고무하면서

적극적인 도움을 주려는 듯한 태도도 좋아 보였다. 보통 김장훈씨 하면 독도와 기부가 떠오른다. 콘서트는 3D 안경을 쓰라는

알림으로 막이 올랐다. 필림은 독도를 지킨다는 주제로 김장훈씨가 로보트로 환생해 독도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고있다.

 

 3D 화면인 탓에 위 사진은 선명치 못하다.

 

 

흥미로운 3D 영상이 끝남과 동시에 김장훈씨가 등장했다. "나는 남자다" "세상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커플" 을 노래했다. 밴드 6명과

댄서 6명이 무대를 꽉채워서 좋았다. 조명은 화려하게 움직였고, 댄서들은 신나게 춤을 추었고, 갑자기 쏟아지는 형광 꽃가루는

관객들의 기분을 고조시켰다. 김장훈씨의 노래와 움직임은 본인과 동시에 바로 뒤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서 볼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김장훈씨는 공연 도중에 상을 받았다. 기부천사라는 아름다운 별명답게 LA공연을 하고는 한국인의 이름으로

미국 마약여성들을 위한 재활단체,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구입, 한인여성 동지회에 번 돈을 다 기부하고 돌아간다고 했다. 그리곤

그간의 봉사와 독도지킴이의 노고, LA 공연에 대한 감사장을 5개 수상했다. 이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봉사상이다. 나도 이 상의 소식에 귀를 쫑긋했다.

 

내가 좋아하는 "오페라"를 부르고 있다.

 

              

 

그의 공연은 지루하지 않다. 한 자리에 앉아서 같은 무대를 계속 보아도 재미있다. 갑자기 종이 화관이 무대에서 던져지기도 하고

꽃가루가 천장에서 내리기도 한다. 노래는 조용하고 애절한 곡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만큼 요란하고 신나는 곡을 넘나들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관객이 취해야할 열렬한 호응을 이야기했으며, 또 관객을 향해 잘했다고 엄지 손가락을 높이 쳐들어서

고무시키기도 했다. 재미있는 멘트도 많이하고 하모니카를 불기도 하면서 관객과의 일체감을 끌어내었다. 2003년에 미국와서 LA 에서

일년간 살면서 힘들었던 지난 일을 이야기했다. 혼자서 산타모니카 비치에서 술, 담배와 커피를 놓고 패티김의 이별을 많이 불렀다고

했다. 지난 경험에서 LA 교민과 공동의 화제를 찿았다.

 

박경림씨가 등장해서 그녀의 노래인 "착각의 늪"을 노래했다.  

 

노래 "show" 를 360도 회전의 무대에서 불렀다. 이 원형 무대는 좌우로 움직이면서 신기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주었다.

 

객석의 팬을 무대로 초대해서 함께 "봄비"를 불렀다. 나는 처음듣는 곡이지만 가수 알리와 함께 부른 곡이라고 소개했다.

퍽이나 마음에 드는 노래였다.

 

 

 

 

김장훈씨는 객석과 호흡을 나누기 위해서 가끔 무대 아래로 내려왔다. 그러면 앞자리에 앉았던 나는 거의 바로 옆에서 그의 노래를

감상할 수 있었다. 공연은 앙콜까지 포함해서 3시간 이상으로 길었지만 관객들은 참으로 즐거워했다. 그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젊은

사람들은 말할 것도 없고 나이드신 분들도 계속 웃고 계셨다. 특히 중간이나 뒷부분에 앉았던 관객들은 김장훈씨가 무대 아래로

내려올 때마다 흥분의 도가니를 만들었다. 그는 사진을 마음껏 찍으라고 했고 노래하면서 즉석에서 관객들의 사진 요청에 응했다.

참 진솔한 entertainer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대의 조명이 꺼지면서 콘서트장 양쪽 위의 스크린에서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이 흘러나왔다.

이어서 등장한 이문세씨는 "옛사랑"을 불렀다. 이 두 노래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곡들어서 행복했다.

뒤이어서 김장훈씨와 함께, 그리고 혼자서 신나는 곳을 두곡 선사했다. 놀라운 춤솜씨로 깜짝 놀래키면서.

 

 

마돈나와 백댄서로 분장했다.

 

두번때로 보여준 3D 영상이다. 구국이 주제인 필림인데 적에게 붙잡힌 선량한 남정네들이 괴물로 변해서 자국민을 탄압한다.

하지만 이들은 사랑하는 여자들의 희생으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희생한 여자들은 꽃잎이 되어

사방으로 흩어진다. 날리는 수많은 화사한 꽃잎들 앞에서 김장훈씨가 노래한다.(아래사진)

 

 

공연의 끝을 알리는 인사말이 화면에 길게 나왔다. 하지만 이어지는 앵콜 소리에 김장훈씨의 공연은 계속되었다.

 

태극기 앞에서 "사노라면"을 열창했다. 좋다!!!

 

"나와 같다면"을 부른다. 솔찍히 나는 이곡을 처음 들었다. 아름다운 곡이다!

"... 그대여, 나와 같다면/ 내 마음과 똑같다면/ 그냥 나에게 오면 돼/ 널 위해 비워둔 내 맘 그 자리로/..."

참 시적이다! 김장훈씨는 이 소절을 여러번 따라 부르게 하면서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다 토해내라고 말했다.

 

다시 등장한 박경림씨와 "분홍색 립스틱'을 열창했고 객석은 다 일어섰다. 나도 어깨와 허리를 열심히 흔들었다.

 

 

 

 

드디어 공연의 끝이다. 8시 10분 조금 넘어서 시작했던 콘서트는 밤 12시가 훌쩍 넘어서 끝났다. 돈이 아깝지 않은 관람이었다.

흡족하고 뿌듯한 구경이었다. 마음껏 웃었고, 의미있는 일을 기꺼이하는 의식있는 가수의 공연이어서 보기 좋았고, 열정과 열심으로

뭉쳐진 무대여서 좋았다. 한마디로 김장훈씨의 LA 공연은 특이한 창법, 진솔한 마음과 행동, 그리고 entertainer 의 자세가 융화된 

알차고 색깔있는 무대였다. 본인은 마음껏 기량을 펴지못한 아쉬움이 많았겠지만, 멀리선 온 한국의 가수로 LA 교포를 관객으로

부끄럼없는 콘서트을 해주었다. 감사!

 

             

끝난 후 관객들 중 많은 이들은 바로 돌아서지않고 무대쪽으로 가서 김장훈씨와 아쉬운 이별을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