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는....

88회 아카데미 시상식: Spotlight와 the Revenant의 디카프리오

rejungna 2016. 3. 1. 17:54

어제 제 8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하지만 2016년 2월 29일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에서 시상식이 열리기 전까지 아카데미 협회는 언론과 사람들로 부터 심각한

뭇매를 맞았다. 주요 수상 후보자들 중에 유색인이 작년에 이어서 전무하다는 농도짙은 비판 때문이었다. 해쉬태그

#OscarSoWhite가 이를 잘 표현했다. 그래서 혹평, 비난, 반성과 보이콧 속의 살얼름 판에 치루어진 잔치였다. 덕분에 이번

시상식 만큼 뭔가를 보여주려고 애쓴 무대는 없었을 듯했다. 한국 배우 이병헌이 presenter들 중의 한 사람으로 등장했던

것도 특별해서 우리들의 기억에 남을 듯하다. 또 사회자가 인종적 독설로 이름난 흑인 코메디언 크리스 락 (Chris Rock )인

것도 재미있다. 그는 스캔들 시작 훨씬 전인 작년 10월에 이미 섭외되었다.


시상식이 끝난 후에 자축하는 배우, 사회자, 스텝들의 모습 사진을 LA Times 에서 가져왔다.


시상식 전 레드카펫에 도착한 이병헌이다.


시상식의 꽃은 작품상, 남여 주연상과 조연상의 수상자 이름이 불리는 순간이다. 작품상은 예상을 깬 'Spotlight' 였다.

가장 기대했던 후보작은 12개 부문에 후보를 올렸던 'The Revenant' 였다. 하지만 작년의 수상작인 'Birdman'과 동일인인

Alejandro Inarritu (알레한드로 이나리투) 감독에게 두번 연속으로 대상작을 안겨줄 수는 없다는 기류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공정성을 완전히 버리지 않은 아카데미 투표 군단은 멕시코 태생의 알레한드로 이나리투 감독에게 2년 연속으로

감독상을 주었다. 'The Revenant'는 큰 상 3개를, 'Mad Max: The Fury Road'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기술 부문에서 6개를

수상해서 특별하게 큰 상복이 터진 작품이 없었다.


Alejandro Inarritu 감독이 두번째 연속 감독상을 수상했다


작품상을 수상한 'Spotlight'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경악케헸던 가톨릭 신부들의 어린 소년들의 성추행을 소재로

한다. 미국 3대 일간지 중의 하나인 The Boston Globe가 성추행을 감추고 신부들을 비호한 가톨릭계를 조사해서 밝혀낸

기록을 연대적으로 담은 기록영화 형식의 영화다. 'Spotlight'는 시상식에서 제일 먼저 수여한 상이었던 원작상

(original screenplay) 을 받고 3 시간 이상 기다린 후에 작품상을 받았다. 평론가 분석에 의하면, 영화는 희생자들의

고통을 대변하고 책임자들을 법의 심판에 올린다는 주제를 격조있게 담았다. 다른 경쟁 작품들에 비해서 관중의 마음을

움직이고 보상을 주고 만족시켰다. 그리고 2월 초에 바티칸에서 상연된 덕에 뒤늦게 아카데미 투표 군단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한다. 이런 것들이 'Spotlight'가 뒤늦게 더 많은 1위 표를 얻은 이유로 꼽힌다.


'Spotlight' 출연진들이 축하 셀피를 누워서 찍고 있다


제 88회 시상식 전부터 팬들 응원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은 Leonardo DiCaprio 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인 것 같다.

#PrayForLeo 의 해쉬태그가 돌 만큼 팬들은 지난 23년 동안 4번의 수상 기회를 놓쳤던 디카프리오를 응원했다. 더우기

'The Revenant'는 혹한에서 자연광으로만 촬영하기 위해서 온갖 고생을 감수한 배우들과 스텝진으로 더 응원이 컸다.

41살의 디카프리오는 현재 연기가 무르익었다는 평을 받고있다. 내가 그를 처음 본 영화는 1998년의 'Titanic" 이었다.

최고 흥행작이며 화제작, 그리고 상복이 터졌던 '타이타닉'에서 디카프리오는 아카데미 후보에 이름을 올리지도 못했다.

이는 그의 굴욕이자 아카데미의 푸대접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이미 1993년 19살에 'What's eating Gilbert Grape' 란

영화에서 조연 후보상에 오르면서 부터 엄청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고 한다.


윗 사진은 디카프리오가 아카데미 호보상에 올랐던 4개의 작품들이다

1993년의 'What's Eating Gilbert Grape', 2004년의 'Aviator', 2006년의 'Blood Mountain', 2015년의 'The Revenant'


'타이타닉'의 아름다운 청년 디카프리오는 세월이 흐르면서 강인하고 때론 사기꾼 같기도 하면서, 열정적이고 혼을 다하는  

연기자로 변모했다. 개성파 실력있는 유명 감독들이 그를 찿고,  그는 대감독들의 어마어마한 기대에 부응하려고 큰 노력을 하고

몸을 사리지 않는다. LA 태생으로 연극 무대 경험은 적지만 Martin Scosese 감독의 지도를 받았고 아역 배우 때부터 연기 신동

대접을 받았다.


'타이타닉'에 출현했던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이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The Revenant' 에서 디카프리오는 19세기의 덫을 놓아 동물을 잡는 사냥꾼이다. 아들을 살해하고 곰에 물린 그가 죽도록

내버려둔 동료에 대한 복수를 꽤한다. Hobbesian Trap 이라는 철학 용어가 있다. 서로 상대를 불신해서 언제 공격이 들어올

지도 모른다는 믿음 때문에 선제 공격을 취하고, 그 공격은 또 다른 공격을 낳고 하면서 서로 극한으로 치닫는 상황을

말한다. 디카프리오는 이런 극한 상황에서의 쫓고 쫓기는 Hugh Glass 역을 훌륭하게 해내었다.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그는 수상하면서 말했다.

'Climate change is real. Let us not take this planet  for granted. I do not take this evening for granted.'

기후 변화는 진짜다. 지구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마라. 나도 오늘 밤을 당연하게 생각지 않는다.'

멋지다!



여우주연상은 'Room'에서 유괴범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한 젊은 엄마가  5살 짜리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고전분투하는 역할을

훌륭하게 그려낸 Brie Larson 에게 갔다. 이 영화는 브리 라슨의 20년 연기 인생에서 두번째 주연작이라고 한다.

남자조연상은 스필버그 감독의 'Bridge of Spies' 에 출연한 Mark Rylance (마크 릴낸스)에게로,

여자조연상은 2013년에 할리우드로 진출한 the Danish Girl'의 Alicia Vikander (알리시아 비아칸더) 의 품에 안겼다.


남자 조연상 마크 릴랜스, 여자 주연상의 Brie Larson, 디카프리오, 그리고 여자조연상의 알리시아 비칸데르


'Til it Happens to You'를 부른 레이디 가가의 열창이 인상적이었다. 조수미 처럼 주제가상 후보에 들었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성적 공격을 경험하고 이겨낸 대학생들의 고통을 어루만지는 노래를 피아노를 치면서 전률적으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