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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제 7차 조선 노동당대회 이모저모 - LA Times 를 기반으로

rejungna 2016. 5. 11. 14:34

이 블로그 포스팅은 LA Times 의 여기자 Julie Makinen (쥴리 마키넌)이 북한의 제 7차 노동당대회를 취재하기 위해서

5월 3일에 방북한 이래 줄곧 송고해온, 타임지에 실린 기사들을 모두 읽고 현지 분위기와 인상적인 것들을 적은 것이다.


https://twitter.com/JulieMakLAT              쥴리 마키넌의 트위터 계정이다. 많은 사진과 비디오를 볼 수 있다.


북한은 5월 6-9일에 걸친 제 7차 조선 노동당대회 (Workers' Party Congress)를 마치고 10일에는 축하잔치를 했다.

제 6차는 김일성 주석 시절인 1980년에 있었으니까 36년 만에 다시 개최된 셈이다. 현재 북한은 핵실험, 수소폭탄 실험,

미사일 발사 문제로 국제 사회에서 고립되고 UN 의 경제 제재를 받고있다. 하지만 외부 세계에 체제의 견고함, 조선 노동당

위원장으로 등극한 김정은의 존재 과시, 그리고 핵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 할 목적으로 12 국가의 128명의 기자들에게

11일 체류 비자를 발급했다. 


제 7차 당대회 결산 보고를 통해서 알려진 주요 사안은 핵무기와 경제 발전을 함께 꾀하겠다는 병진 노선, 5개년

경제 개발 계획 추진, 식량과 전기 생산 확대, 실용 위성, 장거리 미사일과 핵무기 강행, 그리고 당 중앙군사위원장,

국방위 제 1위원장, 군 최고사령관 3개의 직책에 당위원장 (chairman) 직함을 추가한 김정은의 탄탄한 입지다.



당대회를 위해서 주민들에겐 입조심, 함구령, 사진 촬영 금지 지시가 내려졌으며, 모든 외신기자들에겐 개별적으로

가이드가 따라 붙어 철저하게 행동 반경과 움직임을 통제했다. 하루 일정은 한 시간 정도 전에 통지되었고, 당대회의

취재는 북한 주민들 처럼 녹화된 조선 중앙 TV 방송의 시청을 통해서 했다. 기자들은 낮에는 버스를 타고 북한이 보여주고

싶은 장소로 이동되어 억지 관광을 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쥴리는 자신들이 희곡 'Waiting for Godot' (고도를 기다리며)

의 주인공 두 사람 같이 한없이 기다리는 불합리와 영화 'one Flew over the Cukoo's Nest' (버꾸기 둥지로 날아간 새)의 

광기를 오락가락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놀랍게도 당대회의 마지막 날이었던 9일 월요일에 30여명의 기자들에게 딱 10분 정도 대회장 입장을 허용하였다. 그러나

쥴리는 LA로 보낸 글들이 아름답지 못했다는 이유로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다.


대회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외신기자들이 4.25 문화회관에서 좀 떨어져 취재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이용하여 주변 분위기를 바깥으로 전했다.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기자들은 4.25 문화회관을 배경으로 셀피를 찍거나

아래 처럼 당대회가 끝난 후인 저녁에 TV 방송을 보면서 보도했다.



2011년에 정권을 잡은 국방위원회 제1 위원장 김정은은 할아버지 김일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은 이미 TV 로 김정은의 얼굴을 여러번 보았고 연설도 들었다. 그는 1994~2011년 동안 통치했지만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고 목소리만 1990년대에 한번 들려준 아버지 김정일과 비교해서 외향적이며 주민들에게 먼 존재가

아니다. 또 아버지는 선군정치 (military first)를 지향해서 군사력을 최우선시 하였지만 아들은 병진노선을 채택해서

경제와 군사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한다. 


기자들을 태우고 베이징에서 출발했던 고려 항공기


LA Times 기자 쥴리는 2008년에 관광객으로 한번 방북을 해서 이번이 두번째다. 전과 달리 평양 공항에는 듀티프리 숍이

두개 있어서 술과 담배 등의 다양한 물건들을 판다. 휴대용 와이파이 라우터, GPS 기계, 위성 전화기는 금지 품목이며

세관원은 랩탑과 아이패드 등의 컴퓨타에 다운한 앱들을 열어서 한 페이지씩 훑어보았다. 기자들은 외부 세계와의 연락을

위해서 따로 $200 의 심카드와 $200 데이타를 구입해야 했다.



도착 다음 날에 제일 먼저 안내된 곳이 장천의 야채 농장이다.

안내원은 이곳은 친환경 농장 시스템을 갖추었고 북한의 식량 자급화를 이끌 곳이라 자랑했다. 밭에 배추가 일렬로 자라고 

온실 천장까지 오이 줄기가 뻗어있다. 그리고 온실 앞에는 오랜지색의 트렉터 한대가 서있다. 냄새도 약간 농장 냄새를

풍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일하는 농부가 몇명 없었다. 황량하다! 누가 이 농작물들을 돌보고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할까?



북한은 1990년대에 극심한 기아를 겪어서 수십만명이 아사했다. 2011년 이후로 농산물 생산이 증가했다. 농부들은

쌀 수확의 70%를, 채소 수확의 90%를 당에 내야한다. 아직 시장 경제가 확립되지 않아서 국가의 배급이 주민의 식량

구입 주요 수단이다. 쌀 외에 달걀, 간장, 기름, 된장, 채소와 감자 등을 가족 규모에 따라서 배급받는다. 


야채 농장 마을에서 구경한 어느 농부의 집에는 다다미 마루, 냉동고, 세탁기, 스트레오, TV, DVD, 선풍기, 전화가

있고 그리고 벽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진이 걸려 있다.


장천의 유아원 외부 모습이다




유아원 벽에 걸려있는 그림이 눈길을 잡았다.

그림 속의 오리가 늑대에게 총을 쏜다. 수류탄을 든 다람쥐가 위즐을 공격하고 그 뒤에는 고슴도치가 로켓 발포대를 들고 

서있다. 가이드에 의하면 미국의 어린이가 디즈니 케릭터에 열광하는 만큼 북한 어린이는 TV 프로 '꽃동산'의 케릭터인

다람쥐, 오리와 고슴도치에 빠져있다고 한다. 해석을 하면 다람쥐는 북한, 고슴도치는 군인, 오리는 해군, 위즐은 일본,

늑대는 미국, 술취한 곰은 러시아 라고 한다. 선생 한명이 도와서 어린이가 장난감 총을 장진하는 시범도 보였다.

어린이들은 아기 때부터 지도자 사진들, 애국가 외우기, 교육 등으로 당이 원하는 모습으로 사상무장 되고

인간 로버트로 성장하는 느낌을 주었다. 그래야만 살아 남을 수 있을터니까.



시력 검사표에는 글자 대신에 별, 비행기, 사과, 우산, 국기, 기관총, 소총 등등이 그려져 있다.



위 사진은 Children's Palace 만수대 소년궁이다.

다음 세대의 보살핌을 위해서 건립된 것으로 반원 모양의 디자인은 '엄마의 포옹'을 의미한다 했다. 이 곳에서 11~16살의

아주 재능있는 10대들의 과외 활동을 엿볼 수 있다. 실내 풀장, 농구장, 배구장, 발레, 악기, 노래, 자수, 서예와 컴퓨타

교실이 있다.


공연이 열렸다. 극장에는 함께 공연을 관람할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학생들은 똑바로 앉아서 말도 않고 앞만

응시하고 있었다. 오케스트라에 맞춘 합창, 4명 소녀들의 노래와 춤, 소년 합창단, 소년의 훌루후프 공연, 노래하는

무용단, 합창...  공연이 끝났다. 기자들은 빠져나왔고 쥴리는 가방을 두고 나와서 다시 들어갔다. 다시 들어간 공연장

안에 학생들은 여전히 말없이 곧곧한 자세에 앞만 응시하고 앉아있었다. 카메라에 이들 모습을 담는 순간 앞줄의

한 학생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은 전염되어 순식간에 웃음 바다가 되었다. 자연스러운 웃음이었겠지!



서예를 하는 14살 소년이다. 북한에서 어른들은 모두 가슴 포켓 위에 김일성과 김정일의

웃는 얼굴이 들어있는 빨간섹 배지를 달아야 한다. 어리게 보이는 이 소년도 어른인가 보다.



전염되어 웃음을 터뜨린 학생들



당대회를 준비하는 손들이 바뻤다.

거리의 평양 시민들은 당대회에 대한 기대감, 흥분과 긴장감을 드러내었다. 지난 2월 부터 주민들은 초과로 일했다.

 '70일 속도전'에 모두 참여했으며 특히 시멘트, 광산, 발전소 등지에서 놀라운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자그마치 

360,000 톤의 석탄과 49,000톤의 시멘트, 1.6억톤의 전기가 증산되었다 한다. 건물에 페인트도 새로 칠하고 선전 

현수막들이 설치되었다. 곳곳에 빨간 깃발들을 배치하고 사거리에는 화려한 꽃을 심었다.




거리는 예행연습을 하고 돌아가는 시민들로 붐볐다. 여자들은 한복을, 남자들은 양복을 입고 전차와 버스에서 내렸다.

학생들은 붉은 깃발을 들고 매스게임을 연습하고 있다. 김정은이 정권을 잡은 후로 적어도 평양의 경제는 나아진 듯하다.



사람들이 육교 밑에 빼곡히 앉아서 행진에 쓰일 나무 스틱들을 다듬고 있다.



평양 326 전선 공장이다. 이곳서는 구리와 알루미늄을 제조한다고 한다.


김일성 박물관


외신기자들에게 딱 한 정거장만 지하철을 승차하게 했다.

기자들은 지도에 그려져있는 17개의 정거장 대신에 실제론 훨씬 짧은 지하철일 것으로 생각했다.

승객들도 실제가 아니고 하루 종일 왔다갔다 하는 사람으로 보였다.




한국 시간으로 당대회를 자축하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영원하고 흔들림 없는 지지를 보내는 군중대회가 10일에 열렸다.

김일성 광장은 새벽 6시 전 부터 사람들로 북적이고 환호에 싸였다. 외신기자들이 일주일 내내 시가지에서 보았던,

물결처럼 지나가는 예행 연습의 무리들은 바로 이 시간을 위해서 움직였다.


사람들은 김정은이 앉아있는 연단을 향해 손을 올리고 박수치고 구호를 외치고 울기도 했다. 마칭밴드, 행렬, 핑크꽃,

풍선, 빨간 깃발, 만세 소리는 한 시간 이상 계속되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퍼레이드에 참석한 사람들은 활기 넘치고

에너지가 충만했으며 일사불란한 움직임을 보였다.


기자들이 본 적 없는 전대미문의 엄청난 환호와 지지다. 모든 것을 위원장이 뜻하는대로 맡긴다는 지지다.

돌아오는 비행기를 탑승하려고 통과하는 공항검색대가 한산해서 좋았다!



아래 링크로 LA Times 기사를 볼 수 있다.

http://www.latimes.com/world/asia/la-fg-north-korea-arrival-20160503-snap-htmlstory.html

http://www.latimes.com/world/asia/la-fg-north-korea-farm-20160504-story.html

http://www.latimes.com/world/asia/la-fg-north-korea-nursery-school-20160504-snap-htmlstory.html

http://www.latimes.com/world/asia/la-fg-north-korea-propaganda-20160505-snap-htmlstory.html

http://www.latimes.com/world/asia/la-fg-north-korea-party-congress-20160504-snap-story.html

http://www.latimes.com/world/asia/la-fg-north-korea-party-congress-20160506-story.html

http://www.latimes.com/world/asia/la-fg-north-korea-diary-20160507-story.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