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곳들(여행)

강원도 홍천 소노펠리체 빌리지 (Sono Felice Village)

rejungna 2016. 11. 8. 23:41

한국 방문 중 친구 덕분에 강원도 홍천의 소노펠리체 빌리지 (Sono Felice Village)로 2박3일 여행을 다녀왔다. 이곳은

소노펠리체 빌리지 혹은 소노 빌리지라고 불린다. '한국 10월 말의 강원도'가 연상시키는 화려한 색깔과 아름다움, 그리고

시원함은 나를 무척이나 들뜨게 했다. 한 친구 남편의 골프클럽 멤버쉽 덕분에 싸게 갈 수 있다고 했다. 숙소는 편하니까

기대해도 된다고 했다. 우리 네명의 여인들은 서울 도곡동에 모여서 출발했다. 도중에 가평휴게소에 들려서 '휴게소 낭만'을

살려보자고 입을 맞추었다. 멀리서 왔다고 심심풀이 땅콩 선택은 나에게 묻는다. 호두과자와 호떡! 호두과자는 있었지만

호떡가게는 문을 닫았다.


경춘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강촌으로 빠졌다. 숙소에 거의 도착할 즈음에 팔봉산이 보였다. 봉우리가 8개여서 팔봉산으로

불린다고 하는데 그 지역을 왔다갔다 하면서, 봉우리를 세면서 정들어서 정겨운 봉우리 산이 되었다.


여행하면서 알게 되었는데, 홍천에는 대명리조트 회사가 지은 숙소와 놀이시설이 여럿이다. 오래 전 부터 있던 대명콘도는

Vivaldi Park 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부대시설이 엄청나서 깜짝놀랬다. 겨울을 즐길 수 있는 스키장, 여름을 즐기는

물놀이 동산인 Ocean World, 아름다운 골프장, 승마클럽이 있다. 또 소노펠리체 타우어 센타에는 콘도, 스파, 식당, 유흥시설

등등이 갖추어져 있어서 휴양지의 중심가 역할을 하고 있다. 강원도 산속에 멋지고 대단한 휴양지를 건설한 대명리조트

회사와 한국이 경이롭기만 했다. 



서울에서 느즈막히 출발했기 때문에  오후 6시경에 도착했다.

먼저 Welcome Center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 배정을 받았다. 방 번호는 F - 123 였다. A 부터 H 까지 같은 모양의

숙소들이 나란히 우아하게 누워있다. F 동은 Welcome Center 코앞이다. 낯선 숙소의 문을 열고 처음 들어설 때의 마음은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들어서면서 환호를 하건 실망을 하건 중요치않다. 일단 낯선 곳에서 꾸리는 잠시의

새 삶을 즐기면 되니까,


숙소는 기대 이상으로 마음에 들었다. 방 두개, 화장실 두개, 퀸사이즈 침대 하나, 싱글 침대 두개, 거실과 부엌, 부엌 식탁

의자는 싱글 의자 3개와 긴 벤치 하나. 우리는 아침을 제외하고 전부 외식을 하기로 생각을 모았다.



거실의 TV 아래에 설치된 벽난로는 가짜이지만 따뜻함과 야외에 있는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사진 한장 찰깍!

실내 모습은 이 한장으로 전체를 대신하고 우리는 밖으로 나갔다.


             


차를 타고 소노펠리체 Tower Center로 향했다. 타우어 센타에는 식당과 마켓, 등등 부대시설과 콘도가 있다. 우리는 1,2층을

둘러보고 5층에 있는 The Roydin 식당에 들어가서 능이버섯전골과 된장찌개를 저녁으로 주문했다. 마침 할로윈 때이어서

호박 장식은 있었지만 손님은 우리들 뿐이었다. 따뜻한 국물맛이 괜찮았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거실의 커튼을 열었다. 골프장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멋지다! 좋다! 탄성과 감탄의 소리가 쉽게

나왔다. 잘 가꾸어진 초록색의 잔디, 물, 산, 나무, 골프치는 사람들, 그리고 저 멀리 언덕 위에는 성같이 생긴 회색 지붕을

가진 하얀 건물 여러 채가 눈에 들어온다.



다시 볼 것 같지 않은, 놓치고 싶지 않은 풍경을 눈에 담으려고 아침 산보를 나갔다. 먼저 숙소인 F 동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F 동에서 아래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10분 안되는 거리에 골프클럽 하우스가 있다. 벽돌색의 외관을 가진 우람하고

긴 건물이 Y 자 모양새 기둥의 도움을 받아 뱀처럼 길게 누워있다.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서 식당 옆을 지나 문을 열고

발코니로 나갔다.



클럽하우스 발코니에 서서 골프장을 내려다보았다. 겨울과 펼친 손바닥 길이 만큼 떨어져있는 늦가을이 무색하게 잔디가

장난이 아니었다. 곱고고운 잔디는 미국 골프장들 처럼 완벽한 진초록색 옷을 입고 저 멀리까지 시원하게 뻗어있다. 홍천

리조트는 미국의 어느 곳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아니 더 잘 짜여진 휴양지란 감이 왔다. 골프장 오른쪽 언덕 위에는 우리가

머물고 있는 소노펠리체 빌리지 건물 뒤가 보인다. 빌리지 건물 뒷편도 클럽하우스 처럼 Y 자 모양의 기둥이 받쳐주고 있다.

우리는 서로 사진찍어 주기와 풍경담기로 순간을 영원으로 변화시킨 후에 밖으로 나왔다.




클럽하루스에서 다시 윗쪽으로 F 동을 지나 제일 끝에 위치한 H 동으로 향했다. H 동 옆에 산책길이 있어서다. 예쁜 계단이

나타났다. 군데군데의 단풍은 다수의 초록색 힘에 눌리지만 강렬하다. 우리는 소녀들 처럼 가뿐가뿐한 발걸음과 살랑살랑한

마음으로 한 계단씩 밟으면서 아래로 내려갔다.





말과 설명이 필요없는 골프장 파노라마가 펼쳐졌다. 멋지고 상쾌하다!


               


점심은 가평으로 달려서 '아침고요 수목원'에 도착하기 전에 만두전골, 수육, 메밀전을 먹었다. 식당 주인은 많이 팔고 싶은

듯이 음식들을 묶어서 세트로 팔았다. 하지만 맛이 불평을 이겼다!  몇시간 후, 저녁을 먹기 전에 비발디 파크 지하상가를

구경했다. 지하세상! 내 머리에 떠오른 단어이다. 여기서 마침내 호떡을 발견해서 냠냠!



다음날 낮에 횡성으로 떠나기 전에 골프장 윗쪽 언덕에 성같이 고고한 건물들을 구경하자고 했다. 그곳은 몇개의 건물들이

작은 지역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건물들은 여행객을 맞아주는 콘도로 요즈음에는 주말에만 개방한다고

했다. 강렬한 코발트색 하늘이 범할 수 없는 위용을 건물들에게 선사했다.




건물 사이로 멀리 소노펠리체 빌리지가 보인다. 대명리조트는 엄청나게 많은 숙소를 짓고 여행객들을 부르고 있다. 주로

럭셔리를 표방해서 줏가를 올리고 있는 듯하다. 우리의 여행 날짜가 일요일부터 화요일이었지만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화요일이 가장 한가한  인상을 주었다.



윗 사진이 소노펠리체 빌리지에서의 마지막 사진이다 .

사진을 남기기 위해서 한 친구는 카메라를 들었고 두 친구는 벤치 뒤에 서고 나는 벤치에 앉았다. 한껏 폼을 잡으면서.

그런데 파란 하늘과 따뜻한 강한 햇살이 남가주 햇빛 같았던지 서있는 두 친구는 눈을 감아버렸다. 그래서 혼자 남았다. 하하


               


횡성으로 이동하기 전에 배부터 채우자고 식당을 찿았다. 식당은 친구 한명이 이미 가본 곳으로 메뉴도 그 친구 추천으로

'돼지목살벌집구이와 냉면'이었다. 맛있었다. 이번 한국 방문 때는 돼지 고기를 여러번 먹었다.



식사 후에 친구들은 모두 화장실을 찿았다. 혼자 물끄러미 창문 밖을 쳐다보다가 창문 밖의 진짜 세상을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한국 방문을 즐기고 좋아하고 예쁜 기억을 남겨도 곧 사라질 것이다. 손을 내밀어 잡으려하면 창문이 막는다.

그래도 다행이 넓고 환한 창문을 통해서 바라보고 있다. 굴절된 모습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