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곳들(여행)

2017 한국여행-눈길잡은 광경들-순간의 기억들

rejungna 2017. 11. 14. 00:09

한국에 들어온지 벌써 3주를 훨씬 넘겼고 내일 돌아 간다. 좋은 추억과 고독했던 기억 역시 쌓였다. LA에 돌아가서

이들을 떠올리면서 얼마간 혼자 웃음지을 것이다. 


LA 출발 석달 전에 숙소와 비행기표 예약, 또 두달 전이면 내가 사용할 물건 리스트와 선물 목록을 작성한다. 이렇게 

해마다 되풀이되는 한국 여행 준비는 한결같이 마음을 달음질치게 하고 가슴을 새털같이 날게 한다. 와서는 볼일과

엄마와의 만남을 빼면 상당한 자유와 해방감에 신바람이 난다. 골목길의 작은 바람에도, 구슬같은 눈물처럼 떨어지는

빗방울에도, 노오란 은행잎이 햇빛에 미소보낼 때도, 시내버스에 앉아 스치는 창밖 풍경의 소소함에 무심할 때도 가슴의

시원함에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훌훌 날라서 언덕 넘어, 산 넘어, 강 건너 마실가라는 포상을 받은 기분이다. 홀가분함에 

만나고 먹고 구경하고 이야기하고 또 하루의 계획을 복기하다보면 모든 이에게 공평한 시간의 속도에 어느듯 감짝놀란다 .


어느 날 달리는 버스 안에서 서울 거리를 바라보는데 문득 LA 집이 그립다. 스쳐가는 장면만큼 많은 이들이 반대쪽으로

걷고 있었다. 혼자라는 외로움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쩌릿쩌릿하게 누른다. 해방감이 외로움으로 탈바꿈하다니...

모두들 목적있는 걸음짓을 한다. 모두 자기 성 터에 집을 짓고 성벽을 지킨다. 다 내 코가 석자란다. 미소 뒤에 가려진 

칸막이도 보인다. 변하는구나! 자신만의 방 안으로 들어간 움직임 없는 마음이 엿보인다. 


우리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향하여 뛴다. 뒤를 생각지않고 앞으로 달리는 발걸음과 이를 재촉하는 마음에 

작은 만족감이 피어난다. 그래! 고향이든 타향이든, 집이든 임시 숙소이든 매일 뛰자. 현장소와 순간이 먼저이고 고독은 

낭만이다. 그래서 나는 어제 오늘 뛰었고 내일을 달린다. 만남으로 향한 길에, 가야할 장소를 찿을 때에, 눈요기거리를 

찿아 여기저기 기웃거릴 때, 그리고 사람을 기다릴 때에 빠른 발걸음으로 잠시라도 내 안에 붙잡고싶은 장면을 찿았다.

한국에 머무는 한정된 시간에 한정된 2017년의 한정된 기억을 담으려고 했다.


눈길잡았던 많은 광경들을 카메라 안에 가두었다. 아래 사진들은 내가 잠시 붙들었던 순간의 무작위의 장면들이다.


덕수궁의 대한문 앞에서 사람을 만나러 갈 때에 평화방송국 앞에서 부터 명동길을 지나서 시청쪽으로 걸어갔다. 나는 

이 여정을 위해서 지도를 여러 번 복기했다. 중요 건물들을 지표로 외웠다. 낯익은 명동길을 다시 보고싶었다. 길가 

벽에 미니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키큰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겨우 2,000 원이란다. 신기해요!


눈의 호기심을 만져주려고 명동 골목을 꼬불꼬불 돌면서 걸었다. 갑자기 고소한 빵 냄새가 코를 깊이 찌른다. 어디지? 

길게 줄선 사람들이 호기심을 발동케한다. 바로 여기다. 식빵가게란다. 먹고싶었다. 그런데 줄서기는 싫었다.


가게 앞에 서있는 마네킹이 민망하다. 요즈음 한국의 마스크팩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다. 내 딸의 외국인 친구들도

마스크팩을 받으면 좋아한다. 마네킹의 외관으로 미루어보아서 몸에 붙이는 바디팩도 있나보다. 지나가는 행인들의 

눈길을 끌기는 하겠지만 좀 그렇다.


덕수궁 대한문 앞 왼편에 또 다른 긴 줄이 보였다. 이건 뭐지? 와플집이었다. Lumburg Waffle 이란다. 그냥 지나치다가 

약속 시간까지 30분이나 남았음을 알고 돌아와 줄에 합류했다. 20분 기다려서 드디어 플래인 와플 두개를 손에 넣었다. 

와우! 고소하고 맛나다. 이래서 기다리는구나!


이종 사춘오빠가 회를 사준다고 궁평항에 데려갔다. 활어를 파는 가게서 생선을 고르고 거기에 있던 아가씨를 따라가서

식당에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에 놓여진 16가지의 찌끼다시 반찬들! 와, 후하기도 하지. 이렇게 많은 반찬을 주다니. 

갑자기 기분좋아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기대감으로 행복하다.


충북 제천을 가는 우등 고속버스를 탔다. 운전수 아저씨에게 구입한 표를 내밀 필요가 없다. 버스에 오르면서 장치된 

기계에다 표를 갖다대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바로 TV 스크린에 탐승한 사람, 탑승할 사람, 빈자리의 버스지도가 뜬다.

정말 편리하고 놀라운 기술이다. IT 강국!


양양의 Sol Beach 에 밤에 도착했다. 콘도에 짐을 놓고 바로 바깥으로 나갔다. 바람이 세차고 깜깜하지만 지는 햇님의

잔재 덕분에 바다가 보였다. 출렁거리는 바다는 검푸른 색이었다. 모래사장이 없이 물만 보이는 바다는 아무나 

삼켜버릴 것 같았다. 그래도 가슴에 스며드는 싱그러움이여! 기쁨과 행복함으로 날아갈 지경이었다.


설악산이다. 꿈만 같았다. 2002년에 친정 부모님과 함께 오고 꼭 15년 만이었다. 그 15년 사이에 내 인생에서는 

큼직란 변화가 많았다. 설악산 주변도 변했겠지만 설악산 자체는 변함이 없으리라. 설악산 입구의 단풍은 아름다웠다. 

하지만 산이 높은 탓에 침렵수림이 많아 여전히 푸른색이 우세한 산중이었다. 변함없는 자연의 기개라고 말해도 될 

듯하다. 나는 케이블카 덕분에 쉽게 산을 정복했다.


설악산 케이블카를 아마도 25년 전 쯤에 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내가 많이 젊었을 때에, 아마도 좀 더 예뻣을 때에

케이블카를 타면서 무섭고 너무 떨린다고 말했을 것이다. 나는 무서운 놀이도구를 전혀 못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엔 높은 하늘에 매달려도 여유가 있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도 가뿐하게 권금성 정상에 올랐다. 물론 험한 등산길이 

아니어서 아이들도 잘 오르지만 내 자신이 큰 것 같았다. 하하!  바로 앞에 보이는 만물상이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첫대면을 한 사이임을 말해주었다. 참을성 많은 자연의 모습이여!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288'의 주소를 가진 Bauzium 은 build 의 뜻을 가진 독일어 bauen 과 박물관 museum을

합친 말로 '바우지움'이라고 읽는다. 조각 미술관이라고 하는데 주변 환경이 시골틱하면서도 잘 다듬어져 있다. 안이 몹시 

궁금했지만 마침 월요일이어서 휴관이었다. 다시 올 기회는 없을 것이다. 아쉽지만 이름을 알았고 외부 모습이라도 봐서 

좋았다.


속초의 생선구이 집이다. 10가지의 생선을 불에 구워준다. 이런 식단은 생전 처음이다. 앉은 자리에서 다양한 생선을

즐길 수 있는 기회였다. 푸짐한 인심도 보인다. 내 마음까지 덩달아 푸짐해졌다. 숯불처럼 따뜻하다. 곁에 누가 있던지 

너그러운 마음으로 보듬어줄 기분이다.


재미있는 배를 탓다. '갯배'라고 한다. 강원도 속초시 어버이 마을에 있는 나룻배인데 독특한 체험을 제공한다.수동으로 

운행하는 배이어서 손님 중에서 남자를 골라서 땅과 연결된 쇠줄을 갈고리에 걸고 잡아당기게 한다. 승선 시간은 

겨우 5분이다. 나는 건너갈 때는 구경만했는데, 돌아올 때는 나와 친구 세명만 승선했기 때문에 남자가 없었다. 덕분에 

쇠줄을 당길 기회를 얻었다. 줄을 갈고리에 거는 것도 어렵고 쇠줄당기는 것도 아주 힘들었다. 하지만 한껏 웃었다.


갯배를 타고 돌아와서 한컷 찍었다.

내 얼굴을 덮은 스마일 얼굴처럼 크게크게 웃었다.


양양의 '송전메밀국수'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수육과 메밀국수를 주문했는데 먼저 두부가 나왔다. 큼지막하게 잘라진

두부가 어찌나 맛이던지... 부추 무침과 같이 먹으라고 한다. 며칠을 매일 먹어도 싫증이 날 것 같지 않았다. 아~~~

이런 부두맛에 묻히고 싶다.


한국서 가장 길다는 터널이다. 장장 10.96km의 인제터널이다. 양양에서 서울로 향하는 양양고속도로에는 산을 뚫은 

터널이 많아서 사뭇 놀랐다. 우리나라에는 산이 많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계속 나오는 터널의 숫자에 입이 벌어졌다.

긴 터널의 단조로움에 졸지말라고 터널이 말도하고 음악도 연주한다. 한국인의 놀라운 감각에 감탄연발!


내림천이라는 도시에 있는 인제내림천휴게소'다. 2017년 6월 30일에 문을 열었다는데, 양양고속도로를 달리면 만난다. 

건물 하나에 양방 휴게소가 있다. 양양방향은 1층으로 들어서며, 서울방향은 4층으로 들어선다. 새 건물에다가 쉬어가는 

목적의 휴게소답게 쉴 공간, 앉을 공간, 볼 공간이 넉넉하다. 외관도 멋지고 옥상 위의 데크 deck도 곧고 아름답게 

놓여져서 산보겸 주위 전망을 여유롭게 감상하기에 최고다.


동평화시장을 찿았다. 한국방문을 할 적마다 동대문 시장은 자신이 없어서 남대문 시장만 방문했었다. 이번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여기를 방문했다. 종로 6가에서 차를 내려서 청계천 쪽으로 걸어가서 길을 건너 동평화사장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길게 뻗어진 복도를 따라서 촘촘하게 이마를 맞댄 가게들이 신기하고 걱정스럽다. 이 많은 가게들이 이익을 

낼 수 있을까? 그런데 걱정을 안해도 될 듯했다. 내가 찿아간 가게 아저씨는 손에 오만원권 한움큼을 쥐고 물건값을 

지불하셨고 이것저것 사는 나에게 공짜로 이것저것을 집어주셨다. 인심도 좋고 값도 저렴하고. 동평화시장 최고다!


동평화시장에서 청게천을 따라 걸었다. 먼지도 덜나고 가을 풍경도 좋고 차도 없어서 산보하기 좋았다. 물길 따라 걷다가 

세운상가와 대림상가를 잇는 구름다리를 놓았다는 뉴스의 기억에 세운상가 출구로 빠졌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특이한 전자제품의 구입을 원하셨을 때에 애용하셨던 세운상가다. 아버지의 추억과 만났다. 친구와 구름다리를 따라서

길게 걸었다. 구름다리는 언젠가는 종묘에서 부터 남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종묘와 세운상가는 나의 유년 추억이

묻은 곳이다. 침체된 지역이 긴 시간을 지나 부활한다는 소식에 기뻣다. 


결혼 후에 친정에 다니러 오면 칼국수를 좋아하는 나를 아버지는 이곳으로 데리고 오셨다. 항상 남을 너무 생각하셔서

식당에 가도 가장 쉽게 만들수 있는 메뉴를 주문하셨던 아버지다. 실로 오랫만에 종로 할머니 칼국수 집을 찿았다.

여기도 긴 줄! 인기 식당, 유명 식당이 되어있다. 여기서도 변화가 보였다. 친정엄마 대를 이어 딸이 운영한다고 한다.

아버지, 맛있어요. 만두맛도 최고네요. 정말 그 때 그 시간이 그리워요. 보고싶은 내 아버지!


논현고개에 위치한 Lydia Coffee Lab을 이층에 앉아서 찍었다. 한국에 오기 전에 카톡방에서 여기를 꼭 한번 야한다고

친구들끼리 나누었던 수다를 기억했다. 그래서 함께한 친구에게 갈 수 있는 지를 물었다. 뻔한 서울 지리여서 물론 

찿을 수 있다고 했다. 좋은 분위기에서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을 체험하는 장소라고 생각했다.


방배동에 있는 Flower Child 라는 식당서 프렌치스타일 점심 코스를 먹었다. 5가지 코스 음식들이 양은 적지만

합하여 많은 맛나는 식사를 하였다. 사진은 제일 먼저나온 appetizer 이다. 세프가 하나하나 설명했지만 기억에 없다. 

중요한 것은 친구와 대화하면서 맛있는 점심을 예쁜 분위기에 묻혀서 즐겼다는 사실이다. 친구야, 고마워!


골목길을 엄마와 산보했다. 엄마는 잘 걷지 못하시기 때문에 walker 를 의지해서 걷고 또 자주 쉬셔야 한다. 엄마가 walker

의자에 앉으시면 나는 곁에 서있는다. 이 때에 눈에 들어온 하얀 꼬마 차, 장난감 모양의 장난감 같다. 예쁘네, 너를 타고

달리면 어떤 기분일까? 혹시 다른 차가 귀엽다고 몸통으로 건드리고 싶으면 어떡하지???


독립문 앞에 친구 부부를 만나서 안산을 걸었다. 난 그 곳에 산이 있는 줄도 몰랐다. 서울의 산은 인왕산, 남산, 그리고 

북한산과 정릉 골짜기 뿐인줄 알았다. 안산 위를 데크로 연결해놓아서 걷기에 안성마춤이었다. 한참 올라가다가 

휴식장소에서 내려다 보이는 장면을 담았다. 전부 아파트이기는 하지만 산과 나무와 어우러져서 보기 좋았다.


안산에서 내려온 후에 점심으로 김치찜을 먹었다. 친구가 말했다. 점심으로 순대국, 도가니탕, 김치찜 중에서 고르라고.

나는 순대국은 못먹고 도가나탕은 즐기지않고 김치찜이 좋다고 했다. 물어물어 찿아간 골목길 안의 한옥집은 정말

오래된 한옥을 그대로 식당으로 전환한 곳이다. 달걀부침과 함께 주문했는데 맛이 좋았다. 단지 낮부터 밥을 한껏

먹어야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작년 김장김치로 조리했다는 깊이있는 김치찜을 맛본 시간이었다.


서울역과 새로 생겼다는 서울로 7017 고가도로를 보고싶었다. 현재 사용중인 서울역 옆에 박물관이 된 옛날 서울역 청사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람은 가고 기억은 잊혀졌지만 건물은 역사로 남았다. 월요일이라서 휴관이어서 구경은

못했다. 수많은 애환과 우리 역사의 슬픔을 품은 건물이다. '서울역이여, 여전하구나. 앞으로도 오래오래 한국의 역사를

기억하렴. 내가 떠나고 내님이 떠나고 내 자손들이 떠나도 너는 이 자리에 그대로 있기를 바란다.'


서울로 7017 고가도로를 길에서 찍었다. 이름이 좀 낯설다. 하지만 뜻을 알면 이해하기 쉽다. 1970년대에 건설된

고가도로에 17개의 연결된 길이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또 올 2017년에 완성되었기 때문에 17 의 의미가 겹친다.

뉴욕의 하이라인을 벤치마킹했다는데 서로의 이미지가 다르다. 하지만  다르기 때문에 한국의 것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

시간이 좀 더 지나 역사가 배어나면 더 운치있을 둣하다. 또 밤에 걸으면 주변의 야경 덕분에 낭만적이고 멋질 듯하다. 

걸을 때는 옆의 고층건물들과 친구가 된 기분이 든다. 커피와 점심을 연결된 빌딩에서 해결하고 다시 걸어도 된다.


과천 서울대공원 앞의 단풍이 자못 황홀하다. 침엽수림이 적당히 심어져있지만 낙엽수들이 크고 많아 단풍 색깔이

상당히 다양하다. 한국에서 단풍으로 이름높은 유명산들의 풍경에 못지않다. 대공원의 케이블카와 가을색의 나무들이 

함께 만든 과천의 가을은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절세미인을, 최고의 핸섬남을 멀리서 훔쳐보는 기분을 준다. 

만지면 닳을까봐,가까이 다가서면 도망갈까봐 조심조심 걸으며 내곁에 오래만 있어달라고 기도한다.


오랫동안 그렇게 말많고 탈많았던 잠실의 롯데 월드 타우어를 밑에서 올려다 보았다. 정말 높다. 세계에서 6번째로

높은 빌딩이란다. 자그마치 123층이다. 1분이면 이 높은 건물에 올라서서 전망대로 전망을 즐길 수 있다. 전망대의 

높이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다한다. 한국의 건물이 신기록을 여러개 갖고있다. 가족싸움과 탈세, 중국의 

사드 보복 등등으로 내우외환이 겹쳤던 롯데가 위기를 극복하고 한국의 훌륭한 기업이 되기를 바란다.


한 친구가 코엑스에서 가게를 하고 있어서 한국에 오면 여러번 가게된다. 그 친구는 아주 너그럽다. 다른 일 때문에 

잊을만하면 연락해서 만나자하고 밥과 커피를 사준다. 좋은 친구 덕분에 코엑스의 구석구석을 다닌다. 옆의 현대백화점과 

인터콘티넨탈 호텔까지 발걸음의 폭이 넓다. 코엑스의 괜찮은 곳들 중에서 제일 멋지고 마음에 드는 곳이 위 사진의 

별마당 도서관이다. 작년에는 없었다. 첫눈에 아주 흐뭇했다. 3,4 층 높이의 책장이 감탄을 자아내고, 책을 골라 읽는 

사람들의 모습에 미소가 배어나온다. 사실 난 요즈음 책을 잘 읽지 않았다. 다른 읽을거리가 너무 많은 탓이다. 

교보문고에서도 가슴이 뛰었지만, 여기서는 더욱 힘차게 뛰는 심장을 느꼈다.


한국서의 마지막 날의 점심을 전망이 좋은 곳에서 먹었다. 삼성동 무역회관 52층에 자리잡은 Top Cloud 52라는 

식당이다.샐러드 부페가 있어서 건강 재료를 사용한 다양한 샐러드를 맘껏 먹을 수 있다. 그리고 수프, 메인 코스로

고기나 생선, 디저트와 커피를 제공한다. 예약없이 가서 창가에 앉지는 못했지만 멀리 보이는 한강과 고층건물들이

그려낸 전망은 아름다웠다. 하늘은 비가 올 것 같이 흐리고 뿌옇다. 그래도 운치있고 예쁜 날이다. 마지막 날이여!


인상적인 광경들의 메들리를 커피 사진으로 마무리한다. 언제나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던 내가 이번 체류에는 카푸치노를

여러번 마셨다. 어느 날 강남역 근처의 SPC Square 에서 카푸치노를 좋아하는 친구와 카푸치노를 주문했다.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거품으로 하얀 잎을 만든 정성이 좋아서 사진에 담았다. 친구는 나의 나뭇잎이 더 예쁘다면서 질투를 했다. ㅋㅋ 


24시간도 못되어 나의 2017년 한국방문이 마무리된다. 오랫동안 인천공항과 LA 공항을 수없이 왕복했다. 다시 생활인이 될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 시간이다. 서울서 잠시 외로웠고 섭섭함에 다시 오지말자란 생각도 했다. 감사한 기회를 탁한 

상념으로 그르치기도 했다. 비록 짧은 시간일지라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들의 귀함을 너무 잘 알면서도 보잘것 없는 

나의 인생길을 되풀이했다. 이렇게 올해도 한국에 올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운 얼굴들을 다시 볼 수 있어서 기뻤다. 

추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따뜻했다. 

그리운 고국, 정겨운 인연들. 모두 건강히 다음 기회에 재회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서울이여! 안녕! 한국이여! By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