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미국 최초의 고속도로인 "Route 66"으로 시카고에서 LA 까지

rejungna 2018. 12. 11. 14:43


"Route 66"

루트 66, 66번 하이웨이, 미국 옛시대의 대륙횡단 길, 최초의 고속도로,


미국에 살면서 심심치않게 들리는 길 이름이 "루트 66"이다. 영화, 책, 잡지, 신문, 인터넷, 예술품들을 통해서...

가수 "Nat King Cole" 이 이 길을 노래한 후로 더욱 유명해졌다.

"If you ever plan to motor west                                   서부로 운전할 계획이 있다면

 Travel my way, take the highway that is the best              내가 간 길로, 최고인 하이웨이를 택하세요

 Get your kicks on Route sixty six...."                            루트 66 길로 신나게 떠나세요...


지금은 군데군데만 남아있는 "루트 66"이 미국의 "National Historic Trail" (미연방 역사가 담긴 길)로 지정될 것 같다. 

(참고로 미국에는 19개의 Historic Trail이 있다.) 길 따라 자리잡은 작은 도시와 마을을 관광지화 해서 낙후된 

지역들의 경제 활성화를 꾀할 목적이다. 연방정부의 지원금으로 사적지 보존을 꾀하고 미공원국이 개발, 관리, 

홍보한다는 법안이 국회에 상정되었다. 


"루트 66"은 1926년에 지정된 미국 최초의 대륙횡단길로 최초의 연방 고속도로다. 

시카고에서 세인트 루이스를 거쳐서 LA의 산타모니카 까지 8개 주를 통과해서 2,448 마일(3,940 km) 뻗은 거리다. 

요즈음 처럼 새로 뚫은 넓고 반듯한 길이 아니고 기존의 크고 작은 길들을 연결해서 완성했다. 


여행객, 모험가, 방랑자, 범법자, 무법자, 이민자, 이주자들이 길 따라서 주로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했다. 특히 대공황 

후에 가난해진 사람들이 눈물흘리며 택했던 새로운 삶을 찿아가는 험하고 위험한 여정길이었다. 이들의 아픔은 작가 

John Steinbeck의 소설 "분노의 포도"에 잘 그려져있다. 이 길은 가진 것 없는 자들의 탈출과 상실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도로 주변에 여행자들을 위한 상점, 마켓, 모텔, 식당들이 생겨나면서 낙후 지역 발전에 활기를 주는 샘물 

같은 역할을 했다. 나는 "Route 66"이 지나간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관심이 갔었다.


                                             시카고에서 산타모니카 까지 뻗은 "Route 66"


"루트 66"은 "Will Rogers Highway "또는" Main Street of America" 또는 "Mother Road" 라고도 불린다. 

여정의 시작이자 끝이 되는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미조리, 켄사스, 오클라호마, 텍사스, 뉴멕시코, 

아리조나주를 지나서 캘리포니아의 산타모니카에서 끝난다. 나는 산타모니카 비치 피어를 방문했을 때에 이 사인이 

궁금했었다. "무슨 의미지? 길의 끝? 바로 바다인데 당연한 것 아니야?"          '


                                         시카고 다운타운에 붙은 "Route 66"의 시작 사인 


                                        산타모니카 피어에 걸려있는 길의 끝이라는 사인


아쉽게도 미국 문화의 이정표이며 변화하는 미국의 상징과도 같은 "루트 66"은 이미 오래 전에 없어졌다. 

1985년에 미국 고속도로 시스템에서 퇴출당했다. 이유는 이러했다. 1945년 이후로 대대적인 도로 보수 공사가 

절실했다. 그래서 루트 중간중간이 보수되기도 변경되기도 또는 우회한 길로 바뀌었다. 후에 전국 고속도로망이 

정비되면서 유명무실한 길로 전락했다. "루트 66"의 일부 구간들은 "Historic Route 66"이라고 불린다. 


길 따라서 생겨난 유명 관광지, 혹은 볼거리들은 여전히 주목을 받고있다. 모두 지역적인 특색이 풍기고 옛시절의

정취를 담고있어서 미국의 "그 때 그 시절"을 엿볼 수 있다. 몇개만 옮겨본다면:


시카고의 Grant Park

일리노이주 Wilmington시의 Gemini Giant 모형

미조리주 Carthage 의 66 Drive-in 야외극장

오클라호마 시티의 Milk Bottle Grocery 식품점

텍사스주 Amarillo 시의 Cadillac Ranch

아리조나주 Holbrook 시의 Wigwam Village Motel #6

켈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피어            

등등을 꼽을 수 있다,

 

시카고 도시가 만들어질 때인 1844년에 이미 그 전에 공원부지로 책정된 땅이 그대로 공원으로 조성되었다. 

이름은 "Grant Park" 다. 후에 미시건호수를 메워서 공원을 더 크게 넓혔다.


일리노이주 윌밍톤 시의 "Launching Pad Drive-In" 식당 앞에 서있는 "Gemini Giant" 다. 

식당 주인은 1960년에 모형을 구입해서 "Gemini Space 우주 프로그램"을 따라서 이름을 지었다. 

용접공 모자를 씌워서 우주인 같이 만들어 식당 앞에 세웠다. 거인의 손에는 우주선이 들려있다. 


미조리주 카사지 시에 1949년 세워진 드라이브인(Drive-In) 영화관이다. 자동차에 라디오가 장착하기 전인 

시절이어서 기둥에 확성기를 달아서 대사를 듣게했다. 1953년에는 영화 스크린을 대형화했지만 잠시 페쇠되기도 

했었다. 현재는 주말에만 영화 두 편씩 상영한다. 확성기는 없어졌어도 기둥은 아직 남아있다고 한다.

 

오클라호마 시티에 있는 삼각형 모양의 식품점은 1930년에 문을 열었다. 1948년에 "루트 66"에서 잘 보이도록

커다란 우유병을 지붕에 올렸다. 워낙 유명해져서 건물은 1998년에 미국 역사 보존지로 연방 리스트에 올랐다.


"Ant Farm"이라는 예술 단체의 멤버였던 미디어 예술가, 비디오 예술가, 전위 건축가 3명이 합심해서 창조한 

예술품이다. 1974년에 10대의 케딜락 자동차를 땅에 꺼꾸로 쳐박아서 만들었다. 


"Route 66"를 따라 아리조나 사막을 달리면 인디안 천막 티피(tepee)에 모텔을 지은 "Wigwam Village #6"가 있다. 

이런 모텔은 1937년에 건축가 'Frank Redford' 에 의해서 처음 지어졌다. 이 참신한 아이디어에 감탄한 

'Chester E. Lewis'란 사람이 독점권을 사서 1940, 1950년대에 7개를 지었다. 이 모텔이 6번째의 건축이다. 

wigwam은 천막 오두막이란 뜻인데 건축가가 티피란 이름을 싫어해서 wigwam 으로 이름지었다.


"Route 66"이 "National Historic Trail"이 될 것이라는 뉴스가 반가워서 좀 더 알아보았었다. 이 길은 매우 

미국적이어서 오래 살고있는 미국을 이해하는 도구가 될 뿐더러 내게는 마치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 기분과 흡사한 

감정을 자아낸다. 제목들은 잊었지만 영화 속에 그려진 "Route 66"의 정경은 너무나 미국스러웠다. 보안관이 

작은 마을을 누비던 시절에 삶에 지친 꿈꾸는 자들이 더 나은 삶을 그리며 서쪽으로 이동하는 길이다. 이들이 

통과하는 마을에 이방인이 나타나면 모두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달려도달려도 황량한 거리에는 찢어진 타이어만이 뜨거운 햇빛 아래 외로이 나둥글고... 마치 "자이언트" 

영화 속의 "제임스 딘"이 금방이라도 뛰어나올 것 같은 기분을 준다. 내가 살아보지 않은 시절의 미국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길이어서 관심을 가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