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백신은 정치가 아닌 과학이다

rejungna 2021. 8. 18. 13:58

아래 글은 8월 13일 미주중앙일보에 실린 글이다. 그 때만 해도 기후변화와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미국서

가장 큰 이슈였다. 이제 아프가니스탄 철군 문제가 뜨거운 이슈로 첨가됐다. 나는 바이든 대통령의

철군 결정은 잘 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밑빠진 독에 물붓는 사람의 심정으로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기

때문이다. 단지, 탤리반을 과소 평가해서 철군 준비와 마무리를 할 시간이 촉박해서 난리통이 된 오점이

역사에 남게 된 아쉬움은 크다.

 

코로나19 감염자는 너무 많다. 오늘 뉴스는 백신과 마스크 쓰기 반대의 선봉에 선 텍사스 주지사인

그레그 애벗의 코로나 감염을 전했다. 목숨이 걸린 보건 문제를 정치적 신념으로 밀어부치는 사람들에게

어떤 계기가 주어지면 좋겠다.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page=1&branch=HOME&source=&category=opinion&art_id=9627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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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주일 동안 코로나19 감염자가 매일 10만 명을 넘었다. 4차 확산이다. 다른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들을

완전히 평정한 델타 변이는 7월 말에 새 확진자의 93.4%를 차지했다. 지난 5월 신규 확진자의 1%였던 것을

감안하면 전염 속도가 빠르다.

팬데믹을 대처할 최고의 무기는 백신 접종과 마스크 쓰기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정치화돼 민주당과 공화당의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방역 대책을 둘러싸고 공방한다. 생명을 중시하는 공공보건 과학과 인권인 개인선택의

자유가 기로에 섰다.

 

미국 백신여권


코로나를 상당히 장악했다고 확신했던 조 바이든 정부는 노심초사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신은 공화당 정부가

개발하고 승인했다. 민주당 정부는 보급하고 관리한다.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정치적 사안이 아니다”며

비접종자를 설득한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은 정치적 성향과 관련이 높다. 민주당 지지 지역과 공화당 지지 지역의 백신 접종률

격차가 크다. 민주당 지역의 접종률이 높게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한 지역 주민들의

접종률이 낮다. 앨라배마주는 접종률 35%로 미국서 가장 낮다. 그중에서도 윈스턴카운티는 트럼프 지지

투표율이 82%였는데 접종률은 15% 미만이다.

 

대선 야망을 가진 공화당 주지사가 이끄는 플로리다와 텍사스주 상황은 심각하다. 지난 일주일 동안 플로리다

사망자는 일일 평균 74, 텍사스는 52명으로 미국서 1, 2 위다. ‘작은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플로리다의

론 드샌티스 주지사와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백신 접종과 마스크 쓰기 의무, 주정부와 기업의 직원

접종여부 확인 등을 행정명령으로 금지했다.

 

플로리다 주지사인 Ron DeSantis 는 마스크 쓰기 의무를 결정한 교육구의 임원들을 징계하고       월급을 주지않는다고 발표했다


여러 공화당 지도자들과 폭스뉴스는 재확산이 바이든 대통령과 남부 국경으로 넘어오는 이민자들 때문이라

한다. 19세기에 이민자들에게 수두와 매독 등의 전염병 책임을 돌려 이민 방지법을 제정했던 상황이 연상된다.

심각한 재확산 지역은 남부 국경 지역이 아니라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아칸소, 앨라배마,

사우스캐롤리나주 등 멕시코만 지역이다.

트럼프 행정부 때에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알렉스 에이자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나는 백신 초고속 작전을

주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접종 모습을 TV화면을 통해서 지지자들에게 보여주었다면 좋았었다.

공화당과 보수주의 지도자들이 백신 접종을 고무할 것을 부탁한다.

세계 최고의 학술지로 인정받고 있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도 “비접종자의 마음을 돌리는 최선의 길은

공화당 지도자가 접종을 독려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실제로 이제 백신을 독려하는 공화당 지도자가

많아졌다.

돌파감염이 나오지만 접종한 사람은 중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적다. 초기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국민 70%

이상의 접종률이 필요했지만 델타 변이 방어에는 90% 이상의 접종률이 요구된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글까? 부작용의 두려움보다 불신과 선동이 더 큰 문제다.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삶과 경제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접종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