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4년 4월 8일, 북아메리카에 개기일식(total solar eclipse)이 있었다. 과학자는 물론이고 많은 미국인들이 환상적인 우주 쇼를 직접 관찰하려는 열기로 나라 전체가 들썩거렸다. 개기일식은 태양, 달, 지구가 일직선상에 놓여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지는 현상인데, 한정된 지역에서만 관측 가능하다. 북아메리카에서 개기일식을 또 보려면 20년을 기다려야 한다.
일식은 태평양에서 시작하여 멕시코를 거쳐 텍사스 주를 통해 미국에 진입했다. 이 후 북쪽으로 이동하다가 캐나다 동부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오클라호마, 아칸소, 미주리, 일리노이, 켄터키, 인디아나, 오하이오, 펜실베니아, 뉴욕, 버몬트, 뉴햄프셔, 메인 주 등 15개 주를 거치고 캐나다 몬트리올을 경유하여 대서양으로 사라졌다.
개기일식의 경로(path of totality)는 달 그림자가 지구 표면의 특정 지역에 떨어져 일어나는 현상인데, 이번 일식의 경로 폭은 115마일이었다. 지난 2017년 개기일식의 경로보다 60% 더 넓어 경로에 거주하는 약 3200만 명의 미국인들이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는 환상적인 순간을 멀리 여행 갈 필요 없이 목격했다. 경로 밖에서는 부분일식이 관찰됐다.
일식에는 태양이 달에 완전히 가려져 1백만도 이상의 높은 온도를 가진 외부 대기층인 코로나를 볼 수 있는 개기일식, 태양의 일부만 가려진 부분일식, 그리고 해와 달이 겹치지만 태양이 완전히 가려지지 않고 반지 모양으로 보이는 금환일식이 있다. 개기일식은 평균적으로 18개월 마다 지구 어딘가에서 발생한다.
과학자들은 경로상의 주요 도시들의 개기일식 시간을 정확히 계산했다. 미국에서의 개기일식은 동부 시간으로 14:04(중부시간 13:04)분에 시작하여 15:20~15:23분 사이에 정점을 이루고 16:31분에 종료됐다. 따라서 일식의 총 지속 시간은 2시간 27분, 완전히 가려지는 최대 정점은 3분 30초이었다. 이는 7년 전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관측된 개기일식 최대 시간보다 60% 더 긴 시간이다. 개기일식이 북아메리카를 완전히 벗어나는 시간은 17:12분이었다.
내가 사는 로스 앤젤레스에서는 부분일식이 관찰됐다. 일식은 서부 시간으로 오전 10:06분부터 오후 12:22분까지 이어졌고, 정점은 태양의 49%가 가려진 11:12분이었다.
일식을 관찰하려면 특정 안경이 필요하다. 진한 선글라스나 망원경은 위험하다. ‘ISO’가 표시된 태양 관찰용 필터가 부착된 안경이나 렌즈를 사용해야 한다. 최대 일식이 일어나는 동안은 안경을 벗고 육안으로 감상해도 된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개기일식을 관찰할 최적의 장소로 캐나다 몬트리올의 나이아가라를 지목했다. 몬트리올 시는 폭포 지역에 100만 명 이상의 인파 유입에 대비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숙박 시설과 통신망 과부하 대비 대책 등을 마련했었다. 델타 항공은 텍사스와 미시간 주를 왕복하는 특별 항공편을 편성했으며, 텍사스의 샌안토니오 교육구는 학생들 안전을 위해 휴교령을 내렸다. 또한 개기일식 경로상의 여러 도시에서 수백 개의 축제와 관련 행사들이 넘쳤다. 개기일식 맥주와 음식도 판매했고, 여러 주들이 갑작스러운 큰 관광 수입으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과거에는 일식을 신의 메시지로 간주했고 태양이 죽어간다고 해석했다. 그래서 의식을 행하거나 제물을 바쳤다. 현재에는 일식 관찰이 과학적 이벤트를 넘어 호기심과 관심을 자아내는 문화적 축제로 진화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식 관찰을 위해 여행을 떠나고 일식 여행 가이드들의 활동 또한 활발하다.
일식은 일반 사람들에게 우주에 대한 경외감, 공동체 의식, 우주 탐사 열망을 고취하는 계기가 되며, 과학계에게는 코로나를 연구하는 기회이자 태양 활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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