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거나 좋은 것들

한강의 노벨상 수상과 해외 반응(미국과 영국)

rejungna 2024. 10. 18. 15:04

한국에 강한 독서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마침 가을이다! 한강 작가의 책들이 서점가에서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고 한다. 이 갑작스러운 현상은 그녀의 뜻밖의 노벨 문학상 수상 덕분이다. 한강은 한국인의 고난과 저력 및 지성 등이 만든 성숙한 작가다. 노벨상 뉴스는 나에게 놀라움과 함께 엄청나게 커다란 파도가 밀려와 가슴을 헤집는 듯한 감흥을 주었다. 

 

 

 

국내외로 유명 인사가 된 한강에 관한 정보와 소식은 많다. 작품들에 관한 소개도 넘친다. 그래서 나는 "뉴욕타임즈" 기사를 바탕으로 해외와 외국인들의 반응을 포스팅하려고 한다. 

 

노벨 문학상은 가장 권위있는 상으로 작가, 시인 또는 극작가들의 경력에서 중요한 정점이 된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상한 한강이지만 1907년 수상자인 41세 러디야드 키플링(Rudyard Kipling)에 비하면 훨씬 나이가 많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 이래 120명의 작가에게 수여됐는데, 한강은 이 중 18번째 여성이다. 수상자 발표 전에는 장르를 초월한 소설을 쓰는 아방가르트 중국 작가 간쉐(CanXue)가 올해의 유력한 수상자로 지목됐다고 한다. 

 

외국 일부 학자들과 번역가들은 한국의 첫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여성인 것이 적절한 방점이라고 말한다. 현재 한국 문학에서 많은 여성 소설가들이 가장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작품들을 쓰고 있으며, 이들은 한국 사회가 여성에게 지우는 부담과 성차별에 도전하고 이를 폭로하고 있다. 그래서 뉴욕타임즈는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페미니즘적 성향을 지닌 여성 작가들의 실험적인 소설을 번역하는 새로운 물결을 이끄는데 기여했다."고 논평했다. 

 

한강은 대중적인 작가가 아니다. 그녀의 작품들은 독자들에게 불편함을 준다. 주로 인간의 내면, 역사적 트라우마, 폭력과 평화, 삶과 죽음 등의 주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그녀는 인간 내면의 탐구로 출발해 사회적 현상으로 확장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덕분에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유수 문학상을 여러 개 수상했다. 초창기의 한강은 주로 개인의 내면 탐구에 주력했지만, 후기에는 역사적 사건을 통해 성찰을 이끌어내는 작품으로 발전했다. 그녀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인간은 누구인가? 잔인함과 선량함을 가진 양면성 존재 사이에서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한강은 1993년에 시인으로 등단했고, 1995년에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을 출간했다. 그녀의 이름을 널리 알린 작품은 그로 부터 12년 후 2007년에 발표된 "채식주의자"다. 한강이 해외 주요 상을 여러 개 받을 수 있던 계기는 좋은 번역가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채식주의자"는 2015년 영국인 데보라 스미스(Deborah Smith)가 번역을 완성한 후 이듬 해 뉴욕타임즈의 베스트셀러 100 리스트 중 49위를 달성했다. 스미스가 "채식주의자" 첫 10 페이지를 번역해 영국의 유수 출판사에 판 덕분에 번역 완본이 출간될 수 있었다. 하지만 LA타임즈는 그녀의 번역에 대해 아쉬움을 보도했다. 불과 몇 년 전에 한국어를 학습한 스미스가 번역의 허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 원문을 수정했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사람들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강의 책 5권이 영어로 번역됐다. 이 책들은 미국서 아마존을 통해 구입 가능하다.

2016년 맨 부커 인터네셔널 상(Man Booker International Prize)을 받은 "채식주의자",

맨 부커 상 후보에 올랐던 "흰"(the White Book),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Human Acts),

"희랍어 시간"(Greek Lessons),

그리고 내년 1월에 출간 예정인 "작별하지 않는다"(We Do not Part)가 있다.

 

그럼,  한강을 평한 스웨덴 한림원을 비롯해 비평가, 언론인, 번역가, 학자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 마츠 말름(Mats Malm): 스웨덴 한림원 상임비서, 

   "그녀의 시적이고 마음을 동요시키는 작품들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안데르스 올슨(Anders Olsson): 노벨 위원회 의장, 힘없는 사람 및 종종 여성의 삶에 대한 한강의 공감을 칭찬했다.

   "그녀는 몸과 영혼, 생과 사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파리사 애브라히미(Parisa Ebrahimi): 한강의 책을 출판할 호가스(Hogarth) 출판사의 수석 편집자,

  "한강은 비젼가다. 이 보다 더 적절한 표현은 없다." 

  "여성의 내면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을 갖고 있다." 

  "한강의 작품들은 지금 칭송받고 있지만 (여기까지 오기에) 시간이 걸렸다. 채식주의자는 아주 극단적이며 기괴한 작품으로 받아들여졌다." 

**허난 디아즈(Hernan Diaz): 소설가, 한강의 역사적 소문에 대한 특별한 귀를 칭찬하면서,

   "여러 세대를 형성하고 상처입힌 트라우마에 접근해서 단순히 교육적 도구로 만들지 않고 멋진 작품을 완성했다."

**페이지 아니야 모리스(Paige Aniyah Morris): "작별하지 않는다"를 공동 번역한 번역가,

   "한강의 혁신적인 작품들은 한국 문학의 지형을 재편성했다." 

   "그녀의 작품을 읽으면 독자는 공포에 질린 것인지, 경외감을 갖을 것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그녀의 작업은 한국의 작가 세대에게 더 진실되고 더 대담한 주제를 다루도록 영감을 주었다." 

   "그녀는 지속적으로 검열 문화와 체면 유지의 문화를 뚫고 나갔으며, 그녀를 침묵시키려는 시도에 더 강하고 단호한 작품을 썼다." 

   "한국 독자와 번역가들에게 그녀의 수상은 오래 기다린 결과이자, 앞으로 한국 문학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약  속이다."

**안키 무케르지(Ankhi Mukherjee): 옥스포드대학의 문학 교수, 무케르지는 거의 20년 동안 한강의 작품을 가르쳐 왔다.

  "그녀의 글은 끊임없이 정치적이다 - 신체든지, 성별이든지, 국가에 맞서는 사람들이든지 - 그러나 문학적 상상력을 절대 놓치지 않는다. 결코 거룩한 척하지 않으며, 매우 유희적이고 웃기며 초현실적이다."

**안톤 허(Anton Hur): 서울에 거주하는 작가이자 번역가

  "한강의 작업과 번역 및 성공은 번역이 더 과감하고 실험적이 되도록 했다. 그녀는 한국 문학에 대한 대화를 변화시켰다."

 

마지막으로 한강의 글 하나를 소개하겠다. 한강은 2023년, 뉴욕타임즈의 문학여행 시리즈인 "Read Your Way Around the World" 에다 서울의 문학 여행을 기고했다. 제목은 "Read Your Way Through Seoul"이다. 여기서 자신이 좋아하는 서점과 도서관을 추천하고 한국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소설, 역사책, 시집 및 단편집 등을 추천했다. 그리고 "서울을 시간이 두껍게 쌓여있는 대 도시"로 표현했으며,  "서울의 정체성은 과거와 현재가 부딪치고 겹치며 융합된 풍경이다."고 전했다.

 

https://www.nytimes.com/2023/09/06/books/seoul-books-han-kang.html?smid=em-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