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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언어

rejungna 2024. 10. 4. 13:41

인터넷의 등장으로 우리의 삶은 여러 측면에서 변화를 겪었다. 그 중 가장 놀라운 변화는 언어에 대한 것이다. 언어는 살아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새로운 표현 방식과 어휘가 등장했고, 문법과 문장 구조(syntax) 또한 재구성됐다. 인터넷은 우리가 소통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문화, 개인적 정체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터넷으로 비공식적인 소통 방식이 부상했다.

소셜미디어, 인스턴트 메시징, 포럼  등 플랫폼의 번창 덕분에 비공식적인 소통 방식이 부상했다. 우리는 문법적 정확성 보다 속도와 간결성을 더욱 우선시 하기 때문에 약어(abbriviation), 두문자어(acronym), 속어(slang)를 쓰려고 한다. "laugh out loud, 크게 웃다"는 LOL으로, "be right back, 곧 돌아온다"는 BRB로, "Oh my God, 어머나" 는 OMG을 사용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어 선택 범위를 넘어 문장 구조까지 바꾸었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단편적 문장이나 불완전한 문장을 거리낌 사용하며 이모지와 GIF를 통해 자신의 톤과 의도를 전달한다.

 

*인터넷이  새로운 어휘들을 탄생시켰다

인터넷은 셀피, 유튜버, 해시태그, 인플루언서, 멀티태스킹 같은 수많은 단어들을 탄생시켰다. 전세계적으로 이용되는 플랫폼인 X와 틱톡 등은 사용자들이 언어적 특색을 공유하는 것을 허락했고, 이를 통해 지역적 언어와 표현이 빠르게 퍼져 글로벌화 됐다. 덕분에 지역 방언과 토속 언어도 널리 알려졌다. 

 

*인터넷이 만든 '밈(Meme)'의 인기는 상종가를 치고 있다

밈은 디지털 시대의 독특한 소통 형식으로 시대적 문화적 현상이다. 복잡한 아이디어, 감정, 사회적 논평을 간결히 담아내는 밈은 언어적 장벽을 초월해 아주 넓게 공유된다. 밈의 특징은 간결함과 재치이며, 밈이 공유되는 배경은 공유하는 지식과 맥락이다. 다시 말해, 밈은 이미지, 비디오, 텍스트의 한 부분을 특정 청중과 유머러스하게 공유하는 문화적 창조이자 새로운 소통 방식이다.

 

*인터넷은 문법과 구문(Syntax)에도 영향을 주었다

사용자들은 인터넷 덕분에 다양한 작문 스타일과 언어의 규칙에 노출되어 문법과 구문에 대해 유동적인 태도를 갖게 됐다. 인터넷 상의 소통은 맥락을 중시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문법 규칙의 권위가 약해졌다. 예를 들어, 소문자 사용, 문장 부호 생략, 새로운 띄어쓰기 등의 방식이 흔해지면서 규칙을 깬 언어들도 인정받고 있다. 이런 변화로 세대 간의 디지털 격차는 더욱 두드러워지고, 또 이러한 변화를 걱정하는 일부 학자들은  '바른 언어 사용'에 대해 논쟁하기도 한다.

 

*인터넷은 정체성에도 변화룰 가져왔다. 

많은 사람들에게 온라인은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는 수단이다. 디지털 시대에서 특히 언어는 개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도구다. 한 때 경멸적으로 여겨졌던 많은 용어들이 인터넷을 통해 재조명 되었고, 기존의 진부한 언어들은 새로운 용어로 대체되면서, 사람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더욱 진정성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플랫폼들은 개인이 고유한 언어 스타일에 개성, 신념, 문화적 배경을 반영해서 독특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무대가 됐다. 덕분에 소외 집단은 잃어버린 언어를 되찾았고,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는 커뮤니티와 활동가들은 목소리를 낼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 인터넷 시대의 언어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인터넷은 언어 변화의  촉매가 됐으며, 소통 방식의 세계화는 언어 공동체들의 상호작용을 촉진해 하이브리드 언어와 혼합어를 양산했다. 더우기, 미래에는 인공 지능과 가상현실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언어에 더 큰 영향을 주어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방식으로 소통 방식이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음성 인식 기기의 대중화는 대화형 언어 패턴의 발전 및 말과 글의 경계의 모호함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창의적 표현의 증가로 이어져 어휘가 더욱 풍성해질 가능성이 크다. 

 

인터넷은 언어의 변화를 빠르게 이끌어왔다. 비공식적인 표현, 새로운 단어, 흥미로운 밈, 등이 전통적 소통 방식을 변화시키고 개인의 정체성 마저 바꾼 세상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소통 능력의 세대적 격차가 벌어졌지만,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지혜는 새로운 소통 방식에 적응하며 사는 데 있다.

 

(재미로, 살짝 주제에서 벗어나,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도 미국인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14.2명이었다. 그런데 브로드밴드(광대역) 인터넷 연결이 가장 높은 지역의 자살률은 타지역에 비해 44%나 낮았다. 소득이 가장 높은 지역의 자살률이 타지역보다 13% 낮은 것과 비교하면 인터넷은 언어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 전반에 걸쳐 깊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임이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