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벗어나서
전혀 다른 세계에서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잔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받아들이는 여행을
할 기회가 올 해에 여러번 있었다.
많은 곳들을 방문했다기 보다는 한 곳에 오래 머무를 수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LA 에 살면서 어떤 이유에서든지 수시로 만나게 되는 태평양 바다!
모래사장에 서서 바라보면 결코 깨끗하다고만 할 수 없는 누런 색을 갖고 있지만
조금만 더 나가보면 어찌나 파랗고, 고운 초록이며, 검푸른지 섬득한 공포를 주는 대양이다.
배를 타고 이 태평양 바다를 LA 항구에서 저 남쪽 멕시코의 세 개 도시를 따라 남하하면서 관광을 하고 다시 돌아오는
소위 말하는 cruise 여행을 7박 8일 동안 지난 달에 다녀왔다.
7박 8일!
참으로 길~~고도 길~~다고 생각되었다.
어떻게 배 안에 박혀서 그 긴 시간을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보낼 수 있을까?
나는 몹씨 마땅치 않았고 불편했었다. 할 일도 많은데...
그러나 함께 계획한 동행하는 사람들에게 냉정하게 거절을 못하고 남편이 원해서
겉으로 웃으면서 불편한 마음을 숨기고 짐을 싸서 샌피드로 항구(엘에이 항구라고도 함)로 출발했다.
항구에 도착하니
떠나려고 짐을 내리는 수 많은 여행객들과 엄청나게 큰 cruise 배 세 척이 웅장하고 도도한 자태로 육지에 기대고 서 있는 것을 보고
자뭇 여행자의 마음이 되어 들쁜 기분이 되는 변화가 왔다.
그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여행이니 불편해하지 말고 배 안에서, 배 밖에서 최대한 즐거운 시간을 보내자.
마음의 기아를 바꿔 올리고 발걸음을 힘차게 내딪기 시작했다.
정말 각양각색 모습의 사람들이 왠 짐을 그렇게 많이 가져왔는지 시끄럽게 떠들면서 크루즈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고 있었다.
꼭 비행기를 타기 전의 비행장의 수속 절차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과 같은 절차를 끝내고 배정된 내 객실을 향하여
다른 이들의 뒤를 따라 천천히 참을성있게 배 안으로 드디어 승선했다.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credit card 와 같은 카드를 한장 받았는데,
이 plastic card 는 나의 신분증과 같은 것으로 모든 비용의 결제, 내 방의 열쇠, 배 밖으로 외출할 때의 신고 등을 위한 것이었다.
즉, 이 카드는 나에 대한 도든 기록을 보유하므로 내가 어디가든지 나를 따라다니고 나의 행로를 알려주는 첩자같았다.
여행 제목은 Mexican Riviera Cruise - 3 일간 배를 타고 가다가 Puero Vallarta(푸에르또 발알따), Mazatlan(마잘란),
Cabo San Lucas (카보 샌 루카스) 에 차례로 하루에 한 도시씩 정박을 하고 다시 이틀간 배를 타고 LA 항으로 돌아오는 여행항로이다.
배 이름은 Golden Princess - 2001년에 준공, 100,900 톤의 무게, 높이는 대략 290 미터, 17층까지 있으며,
2,600 명의 여행객과 1,150 명의 승무원을 태울수 있다.
내가 여행 할 시에는 2,000 명 정도의 여행객과 750 명의 승무원이 함께 여행 길에 올랐다.
위 배는 내가 탄 배가 아니다.
하지만 Golden Princess 와 같은 크기와 모양새의 배로 내가 탔던 배를 가늠할 수 있기에 찍은 것이다.
LA 항구에서 서서히 배가 빠져올 때의 항구 모습을 찍은 것이다.
화물선이 많아서 지저분한 느낌도 주었지만 항구 자체는 작고 아름다웠다.
승선한 승객들은 배가 두부에서 떠나는 것을 구경하기 위해 갑판에 올라온다.
멀리에 다른 목적지를 향하는 두 척의 크루즈 배가 보이고,
승무원들이 나와서 흥을 돋우기 위해서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가운데 배는 서서히 망망대해로 들어선다.
내가 칠 일 밤 동안 잠을 잔 객실의 모습이다. 14층에 있었는데, 작지만 필요한 것은 다 있는 방이었다.
여러 모습의 방들이 가족들의 숫자에 따라 원하는 대로 배정된다고 한다.
처음 도착지인 Puerto Vallarta 에 도착했을 때에, 바로 앞에서 배의 이름을 담고 싶어서 찍었다.
신기하게도 크루즈 배에서 내리지 않은 날들이 3 일이나 있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목적지인 도시에 아침에 내리면 버스, 작은 배, 택시를 타고 주변을 여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여유롭고도 편안하다.
저녁마다 다음 날에 있을 배 안에서의 행사들을 인쇄한 신문같은 작은 네 페이지의 뉴스레터가 배달된다.
그 것을 읽으면서 다음 날의 하루 일과를 짠다.
기상하면 14층에 있는 horizon court 부페에서 과일 중심의 간단한 아침 식사 후에 17 층에 있는 갑판에 올라가서 망망한 대해를
바라보면서 트렉을 따라 걷는다. 그리고 gymnasium 에서 30 분 정도 기구 운동을 하고 샤워를 한 다음
여기저기 흥미로운 행사를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나는 매일 과일쇼, 스시쇼, 케이크쇼, 초코렛쇼를 구경가서 실컷 눈요기와 함쎄 시식을 했고,
오후에는 영화 감상과 afternoon tea party 에 참석해서 차와 과자(특히 스콘이 홍차와 아주 어울렸다)를 먹으면서 옆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고, 라인 댄스에 가서 춤도 약간 배웠고, 라운지에서 커피도 마셨고, 카지노에서 기계로 도박도 했고,
여왕같은 대접을 받으면서 2 시간 정도의 긴 저녁 식사를 한 후에는 매일 밤마다 있는 Las Vegas 스타일의 쇼 구경도 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니 하루가 짧게 지나갔고 내일은 또 무슨 프로그램이 있는 궁금해지곤 했다.
음식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야말로 산해진미!
이 세상의 맛있는 것은 다 가져온 것 같은 비싼 해산물과 고기 류의 음식들이 부페에서는 24 시간 나를 유혹하고 있고
점심과 저녁은 3 군데의 식당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5 course 로 깎듯한 대접을 받으면서 먹는다.
메뉴에 있는 것은 얼마든지 더 먹을 수 있으며, 순서대로 먹는 서양식 음식을 섭렵한 기분과 함께
안면을 익힌 waiter 들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름을 부르는 친구같이 되어버린다.
배의 승무원들은 거의 대부분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으로 미국 법에 규정된 최소의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는
고용인들이었다. 왜냐하면 배에서 내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미국에 입국한 것이 아니므로 미국법의 통제를 받을 필요가 없다.
특히 폴랜드, 러시아, 루마니아, 필리핀 사람들이 많았고, 어 떤 waiter 는 이 곳서 일해서 필리핀에 있는 아들을
국제학교에 보낼 수가 있다고 했다.
식탐이 끝난 며칠 후에는 가난한 Africa 난민들이 생각나서 편치 않았다.
육지를 떠나 물에만 발을 딛고 지내면서 나의 존재의 미약함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함께 느낀 여행이었다.
여행 도중에 운좋게도 달무리도 보았고, 수많은 반짝이는 별도 보았고, 인간이 만들어낸 과학의 발달도 통감했고,
번쩍번쩍 빛나게 깨끗한 갑판의 라운지 의자에 누워서 책을 만지작 거리면서 왠지 외로움도 느꼈다.
운이 좋아서 이러한 호사로움을 경험했지만 이 호사로움을 통해서 나에게 얻어진 것은 없는 것 같았다.
며칠간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딴 세상에서, 밖으로 탈출할 수 없는 곳에서 긴 휴식을 갖으면서 내 본연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배가 다시 LA 항에 도착할 때는 정말 싱그럽고 따스한 기분이었다.
꿈 같은 시간이었네! 하지만, 나는 역시 육지 체질이야!
배의 뒷부분에서 찍은 사진이다. 물살을 가르면서 앞으로 나가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배 안에 수영장이 5,6 개 되고 자꾸지는 10 개도 넘는 것 같았다.
저녁에 해가 지는 광경인데, 찍었던 사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배 안에서 7 번 저녁을 먹는데, 두 번은 formal night 이라고 해서 옷에 신경을 써야하고
cocktail 을 공짜로 준다.
과일을 장식하는 과일쇼이다.
위에 보이는 장식품들은 전부 생선이다. 맛은 별로 없었는데, 기술이 좋아서 멋있는 모양을 연출했다.
오후의 tea party 가 열린 식당이다. 멕시코인들의 마리아찌들이 흥을 돋우었다.
그런데 이 들의 음악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부자들이 크루즈를 많이 하는 때문인지 배 안에서의 미술품 경매가 열렸는데, 큰 관심을 얻었었다.
매일 밤이면 이러한 거창한 쇼들을 했었는데, 나중에는 같은 출연진이기 깨문에 약간 식상한 면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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