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곳들(여행)

아담하고 예쁜 캘리포니아 야외 온천(Sycamore Hot Spring)

rejungna 2008. 6. 18. 12:22

여행을 떠난다함은 평시에 하는 일을 잠시 멈춘다는 것을 말한다.

여행의 목적이 일이건 만남이건 휴식이건,

목적지가 가까운 곳이건 먼 길이건 간에,

여행은 익숙하게 길들여지고 나의 기호와 편의에 따라 만들어진 환경을 떠나서

불편할 수도 있는 낯선 미지의 장소로의 이동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부정적인 예견을 뛰어넘어 여유만 되다면 자꾸 떠나고 싶은 것이 여행이다.

휴식을 위해서 잠시 모든 것을 머리의 뒷편으로 보내고

너무 원시적이지도 않고 또 너무 문명적이지도 않은 장소에서

몸에 좋은 온천수에 몸을 담기도 하면서

또 아름다운 주위를 관광하면서 편안하게 1,2일 정도를 푹 쉴 수 있는 Sycamore Hot Spring 온천을

San Francisco 방문 길에 북쪽에서 내려오면서 다녀왔다.

 

LA 에서 북서쪽으로 190마일 거리의 이 온천은

내 기호에 맞게 아담하고도 낭만이 넘치는 꿈의 도시같은 San Luis Obispo(샌루이스 오비스포) 시 근처에 위치한

아주 깨끗한 모래 사장이 펼쳐져있는 자그마한 Avila Beach (아빌라 비치)에 자리를 잡고 있다.

또 근처의 조개잡이와 clam chowder soup으로 유명한 Pismo Beach(피스모 비치) Shell Beach (셀 비치)

전형적인 California Beach 의 풍경을 보여주며,

30분 거리의 Edna Valley Winery 에 자리 잡은 약 20 군데의 포도원들은 방문객들에게 포도주를 맛볼 수 있는

낭만을 선사한다.

 

온천이 발견된 경위는 이러하다:

오래 전인 1886년에 땅에서 기름을 파던 두 남자는 기대하던 기름대신에 온천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검은 기름 대신에 천연의 치료 효과가 뛰어난 white sulpher 온천 물이 콸콸 쏟아진 것이다.

이 때부터 이 곳은...

1890년대에는 LA San Francisco를 오가는 마차 행렬이 쉬어가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1930년대 중반에 Sycamore Hot Spring란 이름으로 바뀌면서

이 유황 온천 물로 몸의 병과 관절염을 치료하는 의사와 간호사가 상주하는 요양원으로 쓰였다가,

다시 1970년대에  새 주인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여행객을 상대로 한 현재와 같은 spa resort 로 탈바꿈했다.

 

 

                                                                       파킹장에 들어설 때의 모습이다.

 

(위 사진은 Avila Beach 의 pier 사진이다.

방문 때가 저녁이었는데 가슴이 시릴  정도로 참으로 고즈녁하고 낭만적인 모습이었다.

pier 를 걷는 중에 해가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이 온천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온천 탕이 딸린 Unit(방),

공동 노천 온천장을 사용하고 잠만 자는 unit,

여러 가족이 함께 머물면서 사적으로 온천탕을 사용할 수 있는 단독 주택,

이렇게 세가지 형태로 천연의 유황물을 즐길 수 있다.

 

나는 private tub 가 방 바깥에 달린 방한칸의 unit 을 얻어 이틀 밤을 머물렀다.

여러 군데 결리는 몸을 아침 저녁으로 수도만 틀면 콸콸 나오는 뜨거운 온천 물에 몸을 담구어

"나도! 혹시" 하는 마음으로 유황의 치료 효과를 보려고 애썼다.

아침마다 작지만 조용한 탕에 앉아서 머리 속을 다 비우고 하늘을 쳐다보는 맛이 색달랐다.

마치 멀리 날아 간 새가 먹이를 충분히 모은 후에 노근한 몸을 쉬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밤이 되면

또 탕에 앉아서 까만 하늘의 별을 쳐다보며 가슴 속의 소중한 사람들과 이 편안함을 함께 나누지 못함을 아쉬워하면서

낮에 보았던, 이미 추억이 되어버린 아름다운 정경들을 다시 떠올렸다.

 

 머물렀던 Harmony 빌딩의 모습이다.

 

 

하모니 빌딩의 Utopia 방이 배정되었는데 아주 마음에 들었다. 

 

 

온천수를 틀으면서 신선 놀음을 하는 것 같아 같이 오지 못한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진작에 이런 곳을 알았더라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모시고 왔을 터인데...

 

 

파킹장의 뒷 건물을 통과하면 공동 노천 온천장이 나온다. 계단 위에는 커다란 노천장이 아니라

4-6명 들어갈 수 있는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통들이 물을 담고 있었다.

1970년대에 지은 것이라 아주 private 하게 설계를 한 것 같았다.

 

 

 

 

Sycamore Hot Spring 안은 말할 것도 없고.

그 주변의 위 아래로도 꽃과 나무가 우거진 그림같은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파킹장의 윗쪽으로 가면 나즈막한 산을 등산해서 바다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정점이 나온다.

마침 안개가 자욱해서 멀리 내다 볼 수는 없었지만 안개가 자욱한 산과 바다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반대로 파킹장으로 내려와서 초록색의 다리를 건너는 산책로를 택하면

이 길고 좁은 산책로는 Avila BeachShell Beach 로 걸어가는 길로 인도한다.

방향을 어느 쪽으로 트느냐에 따라서 다른 비치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

 

내게 주어진 많은 것들에 대해서 감사하면서 여기서 이틀 동안 꿈같이 지냈다.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48 시간 동안 완전히 주변 환경에 몰입을 할 수 있어서

나 자신은 오간데 없었고 새와 나무와 물소리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한껏 올라간 마음과 길게 늘어진 몸으로 LA 집으로 출발했다. 

 

내게 Sycamore Hot Spring 온천장은 푹 쉬다가 다시 현실로 복귀할 수 있는 최고의 알맞은 쉼터이었다.

 

요가센타로 올라가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아빌라 비치와 셀 비치에 도달한다.

 

파킹장에서 윗쪽으로 가면 산으로 올라가게 되는데 영화 속 장면들을 연상시키는 모습이었으며,

내가 꼭 꿈의 길을 걷는 기분이 들었었다.

아래 사진에는 산의 정상이 보이는데 바다 안개가 하늘을 덮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