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 take for granted 란 말이있다. 이 말은 "당연하게 그럴 것이라고 여긴다"라는 뜻이다.
내 곁에서 당연이 언제까지 변함없이 존재하면서 나에게 편안함과 안락함을 부여할 것이라고 생각되는 달콤한 사람들과 물질,
그리고 환경이 있다. 그러다가 이 것들이 바랬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화가 나고 섭섭해서 나의 스트레스는 올라간다.
반대로, 어떤 대상들은 꼬락서니로 봐서 해롭고 기피해야할 인물이나 물질로 당연하게 치부해 버렸는데,
뜻하지 않게 도움이나 덕을 받고는 다시 생각을 하겠다는 마음이 들면서 이제껏 없던 관심과 친절을 보이기도 한다.
내가 원하는 한,
내가 창조한 경제적인 부의 가치는 죽을 때까지 삶의 동반자가 되어 줄 것이라고 당연하게 믿으면서 살아왔다.
노고 끝에 구입해서 살고 있는 주택은 세월의 흐름과 비례해서 부를 높여 줄 것이며,
건물과 땅덩이들은 우리의 미래와 노후, 그리고 자식들의 장래까지도 위험없이 튼튼하게 받혀주는 주춧돌이 되어 줄 것이고,
그리고, 기업의 가치와 그 것이 제시하는 미래의 비젼에 공감을 갖고 투자를 했던 주식의 당연한 상승은
기름진 노후를 영위하기 위해서 넗은 세상을 돌아볼 수 있는 여행의 묘미와 태평양이 보이는 분위기 있는 식당에서 나누는
감미로운 식사까지 보증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요즈음의 경제 사태는 이런 모든 안이한 믿음과 욕심이 얼마나 어리석고 근시적인 견해였는지를 깨닫게 만들어 준다.
작년 2007 년의 화두가 종이 돈(paper money ) 부자를 양산한 주식 투자였다면,
올해 2008 년의 최대 화두는 뭐니뭐니해도 경제 침체이다.
미국의 경제, 한국의 경제, 또는 세계의 경제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경제에 대한 불안감과 좌절감을 이야기하고 있고,
또 형편없는 실물 경제 속에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빈곤과 어려움을 맞보고 있다.
이제 겨우 한달도 남지 않은 2008 년의 12월을 지내면서
주변에서 수많은 이웃들과 형제들이 사업 부진, 감원과 실직의 공포로 좌절하고 떨면서 어쩔줄을 몰라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저께 12월 첫날인 월요일에 미국의 전국 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pannel)는
"미국은 작년 12월 부터 불황(recession) 이었다."고 공식적인 발표를 했다. 그리고 이는 2010 년 까지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을 풀어보면 미국민이 경제 회복을 피부로 느낄 수 있기 까지는 적어도 3,4년을 지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해석은 늦어도 2010년 쯤에는 경제가 불황의 그늘을 벗어나서 회복기로 들어선다는 증거가 보였을 때의 계산이다.
불황(recession) 이란 보통 국민 총 생산량(GDP)이 적어도 6개월을 계속해서 하락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불황을 규정지을 때는 GDP 뿐만 아니라 고용률, 개인 실질 소득, 도매와 소매 판매 지수까지도 포함해서
경제 제반에 걸쳐서 포괄적인 분석을 한다. 미국의 GDP는 올해의 일분기에는 2.8% 증가했으며, 제 이분기에는 0.9% 증가했고,
또 제 삼분기에는 0.5% 상승했었다는 통계를 근거로 해서
미국은 그 동안 공식적으로 미국 경제는 불황이 아닌 단순한 경기 침체라고만 말해왔었다.
그러나, 이번 사사분기에는 GDP 의 마이너스 성장을 점치고 있으며,
GDP 외에도 위에 언급한 불황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 중에서
일자리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데,
고용률은 작년 12월을 최대 정점으로 해서 계속 하강하고 있음으로
미국 경제는 불황에 빠져있다고 단정을 지은 것이다.
미국에서는 인구 증가를 감안한다면 매달 100,000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어야 한다.
그러나 올 초 부터 지금까지 매달 평균적으로
120,000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으며,
10 월에는 179,000 개의 일자리와 11 월에는 250,000 개의 일자리가
증발했다고 발표되었다.
특히, 뉴욕에서는 긍융업와 투자 회사에 고용되었던 수재들의 지속적인 감원과 해고는 새로운 직업 풍속도까지 낳고 있다.
돈도 적게 벌면서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일에 끌려다니는 것 보다는,
차라리 월급이 더 적더라도 선생님이 되어서 기회가 적은 도심지의 학생들에게 새로운 비젼을 제시하고
이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데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겠다는 당연하지 않은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뉴욕이라는 대도시에서 거주하는 가난한 학생들의 멘토르(mentor) 가 되려는 뜻있는 똑똑한 젊은 이들이 많다는 소식은
그나마 겨울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으니 아이러니(irony)한 일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이 일년 중에서 가장 높은 지출을 한다는 연말 쇼핑 시즌 대목에 들어가는 지금은 미국 경제에서 아주 중요한 때이다.
이 때에는 보통 기업들이 적자가 아니라 흑자인 블랙(Black) 을 내므로, seasonal shopping 의 첫째 날이라고 할 수 있는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금요일의 이름까지도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라고 지어서 일년 중에서 가장 강도 높은 세일을 실시한다.
그리고는 기업들과 가게들은 이 날의 매상과 이익 숫자를 근거로 년말 대목을 예상하는 희비가 엇갈리는 발표를 한다.
올해에는 워낙 세일이 많고 디스카운트 폭이 커서 블랙 프라이데이 날의 인파와 매상은 예상보다 높았다.
소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 하루에 작년에 비해서 3%나 상승한 $10.6 billion(106 억달라) 만큼이나 돈을 썼다.
아마 이것은 당연히 매출이 아주 적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아주 깊은 가격 파괴를 내걸고 소비자들을 공략한 기업과 상점들의
노력 때문일 것이다.
(나도 블랙 프라이데이에 LA 에서 동쪽으로 1 시간 반이나 떨어진 Cabazon 시에 있는
Desert Hills Premium Outlet 에 갔다. 상상 외로 많은 사람들이 bargain 품목을 찿기 위해서 쇼핑센타를
꽉 메우고 있었다. 유명 브랜드들의 세일 폭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미국은 대공황 이후로 10 번이나 되는 불황을 견디어내었다고 한다.
가장 짧았던 때는 1980 년 1월에서 7월 까지로 6 개월의 기간이었으며, 가장 길었던 불황은 16 개월의 기간으로
1973 년 11월에서 1975 년 3월 까지와 1981 년 7월에서 부터 1982 년 11월 까지 두 번이나 있었다.
그러므로 지금 우리가 힘들어하는 불황은 벌써 11번째의 불황이며,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강해서 전문가들은 긴 시간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다각적으로 다방면으로 미국을 비롯하여 한국 그리고 세계의 지도자들이 머리를 짜내면서
경기를 끌어올릴 방법을 고안하고 있다. 자유주의 시장 체제인 신자본주의를 벗어나서 통제와 조율을 행사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이다.
지나간 역사를 되집어보면...
이 모든 불편한 상황은 예전에도 있었고, 또 앞으로도 나에게 그리고 내 자식들에게도 올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 이런 경제의 순환은 당연한 역사의 흐름인지도 모르겠다.
어다선가 읽었던 짧은 글이 생각난다.
"아이를 나무라지 마라. 지나온 길인데...
노인을 비웃지 말라. 가야할 길인데...
지나온 길, 가는 길 둘이서 함께하는 여행 길.
지금 부터 가야하는 오늘의 길,
한번 가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인 것을."
지금 아무리 힘들고 희망이 없는 듯해도 지난 후에 돌이켜보면 다시 돌아 올 수 없는 지금의 이 시간은 너무도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다.
행복하고 기뻣던 시간은 아름답지만 고통스럽고 슬픈 시간은 더 값지고 의미있는 시간이다.
나를 포함하여 지금의 고통과 아픔이 있었기에 내 인생은 더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기를 바란다.^^
가장 당연한 것은 지금의 소중한 시간들의 모음이 한번뿐인 내 삶이라는 것이다.
(LA 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노란 은행 잎들이 잔뜩 떨어진 집이 눈에 뛰었다.
아~~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지 모르겠다!
일년을 키운 잎들을 떨어뜨려서 황금 마당으로 만들어 준 은행나무도 우리와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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