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의 최악은 끝났다. 하지만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요즈음에 적지 않게 들리는 말이다. 이 말이 맞는 말일까? 사람들은 죽을 맛이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데도?
2007년 12월 부터의 불황으로 미국 부자들의 자산이 평균 60% 정도 줄었다.
현재 체감하는 미국 경제는 아주 나쁘다. 이민 와서 장사나 사업을 많이 벌리고
있는 교포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엉망인 경기는 20, 30년 이민 생활에서
처음이라고 한다. 물론, 장사하는 사람치고 사업이 잘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 인간이 당연시하는 3대 거짓말 중에 들어가는 항목이니까.
어쨋든, 지금의 미국 상황은 예전의 불경기와는 사못 다르다.
우선 실업자들이 턱없이 많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영어로 17년간 교육을
받으면서 부지런히 공부해서 특별한 정공을 가져도 취직이 쉽지 않다.
한국처럼 젊은 백수들이 계속 양산되고 있다. 성년 자식을 가진 부모는
꿈을 피지 못해서 자꾸 엇나가는 자녀의 마음 때문에 가슴을 졸이기도 한다.
미국 경제를 70%까지 든든하게 뒷바침해주던 소비자들은
지갑을 꽁꽁 동여매어서 소매상들의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엄청 떨어진 집값 때문에 가치보다 더 많은 빛을 짊어진 주택 소유자는
조금이라도 공짜로 그 집에서 더 살아보려고 안감힘을 쓰다가 때가되면
미련없이 은행에 던져버린다. 더 이상 어쩔 수가 없으니 네가 알아서 하라고.
심지어는 평균 $6,000 정도 소요되는 장례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집에서 장례를 치르기도 한다는 뉴스도 들린다.
학교 재정도 엉망이어서 초중고등학교 교육자들의 감원은 말할 것도 없고, 힘들게 입학한 캘리포니아의 10개의 UC계열 대학과
23개의 칼스테이트(California State of University ) 계열 대학에서는 교수 감원, 학과목 폐지, 보조금 삭감, 학비 상승 등등으로
졸업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칼스테이트 계열 대학들은 내년 봄학기 학생들을 받지 않할 것이라고 한다.
이러니 많은 이들이 "정말 힘들다!"라는 말을 쏟아낼 수 밖에...
내가 안면이 있는 여러 사람들도 일거리가 없어서 집에서 놀면서 부부간에 적지않은 갈등만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가끔 이상하고 비논리적인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번 기회에 집을 구입하거나 부동산에의 투자를 늘리려는 운좋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주택이나 건물이 싸지 않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한다. 좀 싸다싶은, 은행으로 이미 넘어간 집들은 함부로 살았던 심보나쁜 집주인 덕에 수리로 들어갈 돈이 엄청나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가격도 적당하고 위치도 괜찮은 건물은 구입의사를 밝히는 사람들 사이에 경쟁이 붙어서
값이 더 올라가기 십상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서, 신흥도시나 LA 에서의 넓디넓고 광할한 동부 지역의 주택은 버리는 사람이 많아서
똥값이지만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비교적 안정된 동네의 집은 가격만 적당하면 구매자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이다.
불경기 때문에 파리 날리는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볼맨소리가 하늘을 찌르고 있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적년 말부터 LA 에 혜성같이 등장한 이동 음식 트럭이 있다. 이름은 Gigi(고기) 트럭인데, 한식을 응용하여 멕시코 타코 메뉴를 개발한
젊은이들이 고안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이다. 이 음식의 인기가 얼마나 뜨거운지 트럭 앞에 줄서서 그 열기를 느껴볼 필요가 있다.
실시간 뜨는 트위터와 블로그를 이용하여 트럭이 갈 곳을 미리 알려주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신기하게도 남녀노소들이 긴 줄을 선다.
나도 먹어 보았는데 맛이 아주 좋다. franchise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대단하며, 딴 도시에서도 성화를 해서
곧 뉴욕과 시카고에도 진출한다. 참 놀랍고도 부럽고 기특한 발상으로 많은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의원회 의장의 의견에 의하면...
미국 경기는 이미 바닥을 치고 서서히 좋아지는 회복의 징조를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 징조도 미미해서 이자율이 제로에 가까운 통화정책을 유지하면서
경기부양책을 계속 추진해도 괜찮다고 한다.
금융회사들인 골드만 삭스, 제피 모간, 뱅크 오프 아메리카, 시티 벵크,
그리고, Apple, yahoo, Starbucks, Caterpillar Inc.(건축과 땅파는 기구를 만드는 회사), Merck & Co.(제약회사), McDonald's, Coca Cola 등의 회사들이 많은 이윤을 내었다.
다우존스 지수, 스탠다스 엔드 푸얼스 500 지수(Standard & Poor's 500),
나스닥 지수가 전부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경제 지표는 6개월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척도이다. 이것은 실제 체감과는 차이가 난다.
"2012년에나 고용시장이 안정될 것이며, 올해 말에 기록적인 실업율이 예상되지만 미국경제는 이미 회복기에
진입했다."고 어제 발언한 버냉키 의장의 말이 옳은 지는 더 기다려봐야한다.
여기저기에서 스쳐가는 핑크 빛의 잔영에 희망을 품는 바스락 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러나, 큰 돈들인 봉재 공장의 두번의 실패로 자신감을 상실한 남편 대신에 가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커피숖을 운영하는 내 친구의 한숨 소리는 언제까지 내 가슴을 애이게 할지...
오랫동안 경제학자들은 정치인들 보다 훨씬 더 큰 믿음과 존경을 받아왔다. 하지만 80년만에 찿아온 불황은 그 명성을 퇴색시켰다.
누구도 정확하게 미국 경제의 현재를 예측 못했고 아직도 갈팡질팡하기 때문이다. 많은 것들은 바닥을 친 후에는 올라가게 되어있다.
하지만 올라가도 예전같이 최고의 정점에 이르기는 힘들다. 뒤에서 치고 들어오는 세력도 있고 거대한 물체를 기동성있게 움직여서
나비처럼 사뿐하게 목표점에 골인하기가 쉽지않기 때문이다. 점점 엉키고 설킨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는 폴 크루만이 주축인 Macro economics(거시경제학)과 Financial economics(금융경제학)가 한발 뒤로 물러서고 있다.
대신, 다니엘 카너만(Danniel Kahneman)이 정립한 Behavioral Economics (행동경제학)이 뜨고있는 실정이
지금의 경제사회의 모순과 단면, 복잡성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
<거시경제학: 개별 경제주체들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인해 나타나는 한 나라의 경제전체 현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국민소득, 물가, 실업, 환율, 국제수지등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의 결정요인과 이러한 변수들간의
상호관련성을 연구하는 경제학.
금융경제학: 실물 경제의 반대 개념, 실제로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이 아닌 주식, 본드, 펀드, 이자 같이 무형의 형태로
통화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주로 시간, 불확실성, 정보 수준과 매매 선택권거래(option) 측면에서
가정(assumption)과 모델을 세워서 경제 예측을 한다
행동경제학: 비합리적인 인간의 심성이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으로 기존의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학문이다. 사람의 마음이 행동을 결정하고, 그 행동이 경제를 움직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마음이 경제를 움직인다는 이론에
입각한 경제론이다.>
결국 경제란 이론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원리로 이것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인 것 같다.
경제학자들은 사회학자들이며 자신들의 눈으로 사회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은 경제가 나빠지면 숲속 길을 헤매던 동화 속의 한셀과 그레텔 처럼 갈피를 못잡고
계속 갈팡질팡 하는 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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