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거나 좋은 것들

내가 만난 네번의 행운-네잎클로버(four-leaf clover)

rejungna 2009. 7. 9. 09:35

기분이 아주 좋아요. 네잎클로버( four-leaf clove)를 찿았기 때문이죠. 이번의 클로버는 나를 찿아온 네번째 행운의 여신입니다.

통계적으로 10,000개의 세잎클로버 당 한개의 네잎클로버가 발견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4개씩이나...

솔찍히 첫 발견 당시 보다는 덜 감격적이지만 네잎클로버가 눈에 띈 순간 흥분으로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생애 처음으로 네잎클로버를 발견했을 때는 들뜬 마음으로 며칠간 잠을 설치기까지 했어요.

  

 

네잎클로버는 에덴의 동산에 살았던 이브가 들고 다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래 전부터 우리 곁에서 피어나는 식물입니다.

신비스러운 힘보다는 유전적이나 환경적 요인으로 돌연변이를 일으킨 탓에 세잎 대신 네잎을 달고 태어난 네잎클로버입니다.

우연히 이것을 찿아내는 사람들에게 행운과 재물을 가져다 준다는 신화 같은 믿음 탓에 이것을 발견한 사람들은 거의 전부다

이 잎을 소중하게 책갈피에 끼어서 말리거나 특수 약물 처리로 영구 보존하려고 합니다. 저 역시 잘 보관하고 있어요.

 

 

네잎 클로버의 4개의 잎은 각각 다른 의미를 갖고 있읍니다.

첫번째 잎은 믿음(Faith),

두번째 잎은 희망(Hope),

세번째 잎은 사랑(Love),

그리고 네번째 잎은 행운(Luck)을 뜻한다고 합니다.

 

흔하게 길에서 눈에 띄는 세잎클로바는 그 자체만으로도

믿음, 희망과 사랑을 우리에게 선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세가지만으로는 부족해서 

행운과 부를 의미하는 네잎클로버가 주는 행운을 갈망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느끼는 행복은 믿음, 희망과 사랑, 이 세가지로 충분하게 엮어집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신적인 행운 이상의 현실적이며 물질적인 행운도 잡아서

갖고 싶은 것들을 소유하고 내 배를 더 따스하는 욕망을 채우려고 네잎클로버를 찿으면 그렇게 기뻐하는 것입니다.

 

이번 경우는 아니지만, 앞서 먼저 발견한 네잎클로버들은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던 때에 내 손에 쥐어졌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이것들은 그 때의 상황들이 좋은 쪽으로 흐를 것이라는 암시였습니다. 물론 그 당시에는 몰랐었죠!

지금 이것들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이란 내려간 후에 서서히 올라가는 회복기가 온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첫번째의 행운과의 만남은...

2004년 가을에 친정 아버지를 잃고 몹씨 슬프고 우울했었습니다. 큰딸이자 외동딸인 저와 아버지는 무척 가까운 사이였습니다.

아버지가 않계신 한국의 친정은 더이상 웃음과 정이 넘치던 고향이 아니었습니다. 차갑고 꼬이고 몰인정하며 계산적으로

주판알을 퉁기고 있었습니다. 무슨 말을 해도 액면 그대로 순수하게 받아주지 않았어요. 미국에 돌아 와서는 자주 아팠습니다.

우울하고 허망하고 가끔 울컥하면서 지내던 때였던 2005년 2월에 한국서 친구네 가족이 방문했습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제 얼굴에는

웃음이 찿아오고 볼은 발갛게 상기되었습니다. 어는 날, 친구 가족의 외출을 배웅하던 중에 우연히 집앞마당에 서서 아래를 쳐다본 순간...

내 눈에 순간적으로 번쩍 뜨인 것은 잔디 한쪽에 무리를 이루었던 클로버들 사이로 고개를 삐죽이 내민 네잎클로버였습니다.

놀라움과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황송한 마음으로 두 손가락을 움직여서 조심스럽게 그 네잎 클로버를 땄습니다.

순간적으로 평화가 찿아올 것을 기도하면서 거실 장식장 위에 세워놓은 아버지 사진 액자의 유리를 열고 조심스럽게 끼워넣었습니다.

이렇게 내 생애 첫번째의 네잎클로버를 아버지 영전에 바쳤습니다. 아쉽고 보고싶은 간절한 마음의 표현이었습니다.

그 때의 바침은 그간의 슬픔을 삭히고 아버지의 영혼의 평화, 나에게 베풀어주신 사랑에 대한 감사와 부족했던 점에 대한 사죄를

총망라한 상징적인 climax 였고 감정의 정화이었습니다. 이 후로 나는 조금씩조금씩 마음의 평화와 함께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두번째와 세번째의 행운은 하루 차이로 한국 분당 친정집 아파트 단지에서 찿았습니다. 2007년 4월로 기억하지요.

그 때도 여러가지 일로 힘들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과 관계가 자꾸 꼬여만 가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친정 동생과도 여전히 석연치 않은 것이 있었고, 

갑자기 시아버님도 유명을 달리 하셨으며 남편과도 의견대립이 빈번했습니다. 실타래처럼 꼬인 일들이 계속 돌돌 말리고 있을 때에,

얼마 전에 이장한 친정 아버지의 납골당을 찿는 명분과 개인적인 일을 겸해서 한국을 찿았습니다.

아버지가 않계신 이후로 친정에 가면 몸을 사리고 조심을 합니다. 엄마는 누구든지 자신이 원하고 계획한 대로 따라와 주기를

원하시며, 내가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서 외출하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으시거든요. 그래서 외출도 자제를 하는 형편입니다.

잊어버렸지만 그 날은 낮에 외출했었습니다. 좌석버스를 타기 위해서 나가다가 단지 내의 잔디밭에 클로버들이 잔득 피어있는 것을

발견하고 무의식 중에 멈추어 섰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잠시 멍하니 클로버 무리들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네잎클로버 하나가 고개를 삐쭉 내밀고 저를 초청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 날에 산보를 하면서 어제의 클로버 자리에 찿아가 보았다가 또 하나를 발견한 것은 기적이었지요!

두번째 클로버는 내가 갖고 세번째 것은 엄마에게 드리면서 행운이 올 것이니 기도책에 넣고 잘 보관하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네잎클로버의 행운 덕인지 나를 좀먹던 일들은 점차로 제 자리를 찿아가는 기쁨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행운은 역할을 마치기 위해서 움직이고 있어요.

 

이번의 네번째의 네잎클로버의 발견도 참으로 우연이었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LA 집을 떠나와서 동부에서 공부하는 아들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도착한 날 저녁에 성당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아파트에서 가까운 성당으로  걸어 갔습니다. 해야할 공부가 많은 아들은 나중에 차를 타고 오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나는 주위를 살피다가 바로 길 건너 위치한 아담한 공원을 발견했어요. 잠시 공원의 그네 위에 앉아 하늘을 보면서 어린 날의

그네를 타던 작은 여자아이 모습을 그려보다가 공원 한바퀴를 돌고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고 일어섰습니다. 사각형 모양의 공원의

한 쪽 면을 걷고 두번째 면을 걷는데 토끼풀과 함께하는 클로버들의 모임 안에서 네잎클로버 하나가 눈끝에 보였습니다.

행운의 여신이 웃음을 띄고 저를 올려다 보는 것이었어요!

이번 클로버는 다른 이에게 주려고 합니다. 내가 찿은 행운을 나누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는 지금 충분히 행운을 갖고'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불황과 불확실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는데 큰 변화 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물론 욕심은 있어요. 나의 건강, 아이들의 파아란 미래에 대한 바람과 내 가슴 속에서 부터 진정으로 원하고 잘하는 일을 찿아서

세상에 작은 자국을 남길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이 있습니다. 네잎클로버의 행운의 도움 없이도 내 작은 희망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그럼, 내가 이번에 만난 네잎클로버를 소개하겠습니다. 아래와 같이 수많은 세잎클로버들 속에서....

 

 

바로 요런 행운을 찿는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행운이 손 안으로 들어온다는 느낌은 희열감을 줍니다.

짧은 시간 안에 행운의 증거를 사진에 담으려고 애많이 썼습니다. 발견할 당시의 생각만해도 행복이 차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