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부터 LA 에서 상영되고있는 고 이태석 신부님의 수단 생활을 담은 영화 "Don't Cry for Me, Sudan"(울지마 톤즈)
영화 관람을 위하여 온 가족이 외출했다. 운좋게 추수감사절에 첫휴가를 받아 온 아들과 바쁘다고 엄살하는 딸과 모처럼만의
가족 나들이로 나는 이 영화를 택했다. 기록 영화이기에 어설플지도 모른다는 작은 기우를 하였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쓸데없는 기우였다.
이태석 신부님은 진심으로 가난하고 아픈자들을 사랑하셨고 48년이라는 짧은 삶 전체를 바쳐서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했던 분으로
의사이자 음악인이자 교육자이셨다. 보잘것 없는 흙과 모래가 사람의 손길을 거쳐 벽돌로 만들어져서 건물의 뼈대가 되듯이, 신부님이
수단에 뿌린 씨앗은 움터서 전쟁, 내분, 굼주림, 병, 무지에 고통당하는 사람들 가슴 안에 신앙으로 자랐고, 기쁨으로 자랐고,
지식으로 컸으며, 웃음으로 피어났고, 감사와 사랑으로 성장했다.
몇년 전 이태석 신부님의 LA 방문을 기억하고 있다. 그 때 우리 성당에도 오셨었다. 마침 일이 있어 일찍 성당에 갔었던 나는 역시
미사 전에 여유있게 성당 사무실을 찿으셨던 신부님과 마당에서 마주쳤다. 로만칼라 때문에 신부님이란 것 외에는 어떤 분이신지
모르는 상태로 경쾌하게 먼저 인사를 건네시는 신부님께 죄송한 마음으로 인사를 받았다.
"네, 안녕하세요? 먼 곳에서 오셨어요?" "아프리카 수단에서 왔습니다." "어, 그렇게 멀리서요?"
신부님 걸음은 벌써 사무실 안으로 한 발이 들여지고 있었다. 이 우연한 마주침은 신부님이 서글서글하고 선한 인상을 가지신
분이라는 기억을 내게 주었다. 신부님의 미사집전이 끝나고도 이렇게 멋지고 훌륭하신 분이신지 몰랐다. 아프리카에서 고생하시면서
좋은 일을 하시는 희생의 신부님이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행적을 따라가면서 신부님이 뿌려놓은 씨의 덜익은 열매를
눈으로 확인하는 구체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영화를 보면서 두 눈에서 흘러내렸던 눈물은 마음을 정화시켜 주었지만 신부님의 인생선택과 선량한 수단 어린이 눈망울은
마음을 흔들었다. 감상을 하는 동안에도, 극장을 빠져나온 후에도 자꾸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흔하고 흔한 물자로 인한 낭비, 맛있는 것을 먹으려는 탐식, 나와 가족을 넘어서는 생각과 행동하지 않으려는 이기심,
옷장 가득하게 퍼담은 허영, 나보다는 남이 희생하기를 바라는 얌체근성, 있어도 더 갖으려는 욕심. 후~~ 참 많다.
부끄럽다. 식당서 주문한 푸짐한 음식이 부담스럽다. 지갑 속의 몇장의 지폐가 무겁다.
이제 이틀 후면 다시 찿아오는 추수감사절은 사랑과 감사를 드리는 날이다.
평범한 미국인들 처럼 나의 미국 가족과 친척들도 모여서 저녁을 나눌 것이다. 내일은 추수감사절을 함께하려고 귀한 손님이
우리 집을 방문한다. 나는 한해의 마지막을 준비하려는 마음가짐으로 한번쯤은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려고 할 것이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것이다. 나와 얼킨 사람들, 특별히 올해에 만났던 분들, 말없이 눈길을 나누었던 이들과
내 마음 속에 자리잡은 사람들에게 공을 공중으로 던지 듯이 사랑을 하늘로 쏘고싶다. 자! 받을 준비하세요.
올 한해도 고마웠습니다. 덕분에 내가 이렇게 지내고 있네요!
Most of All by Unknown
(그 무엇보다도, 작자 미상)
Thanksgiving Day brings to mind 추수감사절이면 마음에 떠오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the blessings in our lives 보통 살면서 그냥 흘려버리는 축복들이 그것이지요.
that usually go unnoticed:
a home that surrounds us 위로와 보호로 우리를 감싸주는 가정,
with comfort and protection;
delicious food, for pleasure 먹거나 나누면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맛난 음식,
in both eating and sharing;
clothes to snuggle up in, 따뜻이 안아주는 옷가지,
books and good entertainment 마음을 넓혀주는 책과 유쾌한 재밋거리,
to expand our minds; 그리고 신을 흠숭할 수 있는 자유,
and freedom to worship our God. 이것들이 축복입니다.
Most of all we are thankful 무엇보다도
for our family and friends, 내 인생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those treasured people 가족, 친구와 보물같은 사람들이 고맙습니다.
who make our lives extra special.
You are part of that cherished group. 당신은 나의 소중한 사람들 무리 중의 한 사람입니다.
on Thanksgiving, (and every day) 추수감사절날에 당신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we appreciate you.
Happy Thanksgiving! 행복한 추수감사절이 되기를!
글쎄, 이 중에서 우리 식탁에 올려질 음식은 빵뿐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풍성한 먹거리가 한식과 양식으로
식탁에 오를 것이다. 이번 저녁의 요리사는 손아래 동서다. 딸은 작은엄마를 위해서 honey baked ham 과 cake 를 굽는다고 했다.
나는 우아하게 먹어주기만 하면 되는 기대되는 추수감사절 만찬이 기다리고 있다. ㅎㅎㅎ
아차, 설겆이는 내차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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