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보았다. 올해 몇개월 동안 메스컴에서 떠들던 작품을 드디어 감상했다.
장소는 the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LA 카운티 미술관), 보통 줄여서 라크마 (LACMA)라고 불리는 곳이다.
작품은 미술관 건물 안이 아니라 입장료 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마당에 설치되어 있다. 작품 자료인 돌이 한인타운을 지날 때인
지난 3월 12일 새벽 1시반에 나도 구경꾼들 틈에 끼어서 운송되는 광경을 보았기에 더욱 보고 싶었었다.
아름답고도 웅장한 미술관 입구이다.
작품명은 Levitated Mass (공중에 떠있는 돌)이다. 전시되기 전 까지의 스토리가 특이해서 담박에 LA 의 새로운 명물로 부상했다.
작가 Michael Heizer (마이클 하이저)의 40년에 걸친 집념, 선사시대에나 있었던 거대한 돌의 운반, 작가를 향한 무한한 신망으로
아낌없는 후원을 한 미술관 관장 Michael Govan (마이클 고반), 천만달러를 내놓은 몇몇의 후원자들이 합쳐서 만든 이야기이다.
돌을 고정시키고 사방에서 구경할 수 있도록 작품 아래에139미터의 비탈길(ramp)을 만들었다.
땅에서 4.5미터 위에 올려진, 공중에 떠있는, 작품을 사람들은 비탈길을 지나면서 구경한다.
주변을 잔디가 아닌 사막처럼 흙으로 한 것도 작품의 일부이다.
조각가 마이클 하이저는 이 작품을 1969년에 처음 고안했다고 한다. 그는 땅, 흙과 돌을 사용하여 거대한 작품을 탄생시키는
작가로 유명하다. 작품 자료의 크기는 그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다. 1969년에 네바다주의 시에라에서 120톤의 돌을 발견하고는
바닥이 말라버린 호수에 구덩이를 파내고 그 위에 돌을 올려 놓으려고 했다. 사람이 구덩이로 내려가서 위를 올려다 보면 마치
돌이 공중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돌을 옮기는 크레인이 부셔지는 바람에 포기를 했다.
그는 원시시대와 고대시대에나 이용되었던 거대한 한개의 돌로 예술품을 만들던 방식을 현대식으로 재조명하고 싶었다.
그로 부터 거의 40년이 지난 2006년에 마이클 하이저는 작품을 위해서 캘리포니아주의 리버사이드 (Riverside)의 어느 채석장을
찿았다. 지속적으로 흙과 돌을 재료로 작품활동을 해왔으므로 어떤 작품을 위한 돌을 구하기 위해서 방문했다. 이 때에 바위산을
폭파하면서 떨어져나온 거대한 돌 하나를 보았다. 1969년 때 발견한 것보다 훨씬 큰 돌이었다. 일억오천만년 전에 북미 땅이
형성될 때에 바닷 속의 용암이 식어서 만들어진 돌의 한 조각이다. 이 돌은 마이클의 이루지 못한 작품 "공중에 떠있는 돌"에
대한 열망을 다시 촉발시켰다.
그는 LA 미술관장인 Michael Govan (마이클 고반)에게 즉석에서 전화를 했다. 좋은 작품 자료를 찿았으니 도와줄 수 있는 지를
물었다. 1994년 뉴욕 허드슨강가에 있는 Dia:Beacon (디아:비콘) 갤러리 관장 시절에 마이클 하이저를 알게된 고반은 그의 예술의
큰 지지자이다. 현재 미국내에서 손꼽히는, 아니 세계적인 미술관장으로 명망이 높은 고반의 뜻을 전해들은 몇몇의 후원자들은
힘을 합해 거금 천만달러 ($10,000,000)를 미술관을 위해서 기꺼이 내놓았다.
마이클 하이저의 꿈을 다시 깨운, 리버사이드 채석장에서 폭파된 바위산에서 떨어져 나온 작품 재료이다.
돌은 화강암으로 무게는 340톤이며 높이는 22피트(6.7미터) 이다. 이런 거대한 돌을 어떻게 안전하게 채석장에서 엘에이까지
운반할 지가 문제였다. 운반 책임은 미국회사가 지었지만 운송을 위한 특수 차량은 한국의 한진운송에게 맡겼다. 한진은 바퀴가
176개나 달린 특수 차량을 제작했다. 차량은 105마일 (약 170km)을 11일 동안 밤에만 천천히 움직였다. 산, 들, 마을, 도시,
다리를 지나고, 좁은 길의 가로수도 파내고, 전봇대를 아슬아슬하게 지나면서 조심스럽게 나아갔다. 이 커다란 돌은 조금씩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진기한 차량의 움직임을 구경하던 한사람두사람은 시간이 지날 수록 늘었다. 그러다가 롱비치시에
도착할 때 쯤에는 도시 전체가 마치 작은 파티를 여는 분위기로 되었다. 미국국기를 흔드는 사람, 높은 죽마(stilt)를 타는 사람,
호루라기를 부는 사람들이 등장했고 멀리서 운송을 구경하기 위해 오기도 했다. 엘에이 미술관에 가까워질 수록 구경꾼들은
더 모여들었고 이들은 트위터를 통해서 운송차가 지금 어디쯤 오는 지를 알 수 있었다.
혼잡을 피하기 위해서 채석장에서 부터 미술관까지의 170km 의 행로를 미리 정했다.
나도 엘에이 미술관에서 멀지않은 한인타운을 통과할 때는 그곳에 있었다. 웨스턴과 윌셔 코너를 지날 때의 시간을 계산해서
도착했다. 예상보다 한시간 이상 지연되어서 좀 기다리기는 하였지만 구경꾼들의 분위기 때문에 지루한 줄 몰랐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마치 큰 구경거리를 기대하는 얼굴을 하고 서있었다. 차량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에는 어디서 나왔는지 더 많은
구경꾼들이 카메라를 들고 도로로 몰려들었다. 순간적으로 메스콤들의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가 연속적으로 터져나왔다.
사진의 왼편 위쪽에는 Western/Wilshire 코너에 위치한 한국커피숍인 Tom N Toms Coffee 가 보인다.
구경꾼들은 한 순간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남쪽 방향에서 올라오는 차를 주시하고 있다.
웨스턴과 윌셔 코너에서부터 차량을 따라서 걸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미술관 까지 갈 모양이다. 나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다음날
the LA Times 신문은 미술관 앞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의 사진을 실렸다. (아래 사진) 차량에는 도착지인 라크마 미술관, 차량을
제작한 한진, 전체 운송을 맡은 에멀트(Emmert) 회사의 로고가 선명하다. 이렇게 도착한 화강암은 하나의 걸죽한 작품으로 바뀌어서
3개월 후인 6월 24일 부터 엘에이카운티 미술관에 영구 전시되고 있다.
Levitated Mass 는 불경기에 엄청난 돈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사기도 했지만 명실공이 LA 를 대표하는 예술품의 하나로 떳다.
이 "공중에 떠있는 돌"을 보면 특별한 사람만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재 네바다주의
사막에 있는 목장에서 거주하는 마이클 하이저는 어려서 부터 버클리 대학의 고고학자인 부친 덕분에 유물 발굴지와 채석장
근처에서 성장했다. 주로 불도저와 폭발물을 도구로 사용하여 작품을 만드는 그는 넓은 대지와 거대한 돌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1967년 부터 꾸준하게 활동을 하고 있으며 작품의 가치를 영속성에 둔다. 1969년에 "공중에 떠있는 돌"의 완성은 실패했지만
그 해에 대표작을 남겼다. 라스베가스에서 멀지않은 Mormon Mesa(몰몬메사)에 24만톤의 흙을 옮겨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눕힌 것 보다 더 긴 엄청난 계곡 두개를 만들었다. 제목은 Double Negative(이중 부정)이다. 실내 작품을 해방시킨 작가라는 평을
듣는 그는 건축물 만큼이나 큰 작품을 만드려는 의지를 갖고있다. 그래서인지1970년 부터 아직까지 진행중인 작품도 있다.
네바다주 땅 위에 만드는 1.5마일 길이의 City(도시) 라는 작품이다.
1969년작 "이중부정" Double Negative이다. 정말로 특이하다. 마치 서부영화 활극에 나오는 계곡 같은 느낌을 준다.
인간이 만든 땅의 틈새?
위 사진이 마이클 하이저의 대표작인 Double Negative 이다. 이런 거대한 땅의 틈새를 두개 만들었다. 그는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보통 사람이 상상 못하는 규모의 작품으로 바꾸어낸다. 엘에이카운티 미술관은 그 덕분에 관람객의 숫자가 확 늘었다고 한다.
정말 독창적이고 창조적이며 희귀한 조각가인 것 같다. 덕분에 작품성은 잘모르지만 나도 아주 특별한 미술품의 탄생을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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