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ifornia 이야기

요세미티 공원으로 번지는 산불 Rim Fire

rejungna 2013. 8. 28. 15:35

 캘리포니아에 또 산불이 났다. 이름은 Rim Fire 로 명명되었다. 북가주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숲 일부를 엄청나게 태우고 있다. 8월

17일에 시작되었지만 이제 20% 정도 진화했을 뿐이다. 3,750명의 소방관, 500대의 소방차, 커다란 비행기 두대, 17대의 헬리콥터가

동원되어서 하늘과 땅에서 최신 도구를 이용하여 불길을 잡으려고 분투하고 있다. 위에서는 방화제를 뿌리고, 땅에서는 맞불을 놓거나

덤불과 나무를 잘라서 번질 여건을 제거하고 구덩이를 파서 불기둥을 차단하려고 한다. 하지만 불길은 우리를 벗어난 거대한 공룡처럼

점점 더 많은 땅을 삼키고 있다.

 

 

요세미티 공원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Stanislaus National Forest (스태니스라우스 국립 산림)에서 시작된 불은 아주 빠른 속도로 번져서

오늘까지 180,000 에이커를 태우고 요세미티 공원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스테니스라우스 국립 산림의 Tuolumne River 를 막아서

건설한 Hetch Hetchy Reservoir (헤크 헤치 저수지)는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의 식수의 85%를 조달하고 있다. 이 식수가 오염될 가능성도

있어서 더욱 더 비상이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요세미티 빌리지는 아직 열려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유명한 바위들인

El Capitan (엘캐피탄)과 Half Dome (해프돔) 화강함 바위도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1987년에도 요세미티 공원에 큰 불이 일었다. 나는 불에 탄 나무들이 앙상한 해골같이 쓰러져 있는 새카만 끝었는 땅들을 차유리 너머로 

보았었다. 또 몇년을 그냥 방치한 까만 땅에 풀과 덤불이 자라고 나무들이 둥지를 뜨면서 조금씩조금씩 초록으로 변해가는 것도 보았다.

또 더 몇년 후에 정부가 큰 돈을 들여서 어린 묘목들을 가지런하게 심어놓았던 커다란 땅조각도 보았다. 또 이 나무들이 자라서 땅을 덮고

서로 기대기 시작하면서 주변을 산다운 산으로 탈바꿈시겼던 감동스럽던 모습도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그 때에 심어서 자란 중간 크기의

나무들이 산 속의 마른 고목들과 함께 불타는 재료가 되어서 rim fire 의 위세를 더욱 크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산에 산불이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선사 시대부터 있었던. 하지만 기후의 변화로 요즈음의 산불은 짧은 시간 안에 예상을 훨씬

능가하는 위세가 되어 어느 방향으로 튈지 모르는 공포를 던져주고 있다.

 

 

 

rim fire 는 산불이 자주 나기로 유명한 켈리포니아주의 역사상 7번째로 큰 피해를 주고 있다고 한다. 어제 까지만 해도 11번째라고 했다.

진화가 끝나면 순위가 더 올라갈 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소방관들이 그어놓은 산불 예상 지역을 넘어서 곳곳에 작은 불들이 발생했다.

불씨들이 바람의 힘을 타고 날아서 아주 먼 곳 까지 옮겨가기 때문이다. 또 하늘로 쭉쭉 뻗은 세코이아 나무의 꼭데기에 불이 붙어서

땅 위의 소방관들을 더 지치게 하고 애타게 한다. 엄청난 화력은 거대한 구름을 만들어서 일대를 덮어버리기도 한다.

 

 

화재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또 화재가 났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나의 기억을 잡고 있는 요세미티 공원 쪽으로 번지고 있다는 뉴스에

신경을 쓰면서 자주 화재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 10번 정도 요세미티 공원을 방문했다. 2004년에 한국의

친정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는 한국과 이곳을 여행하면서 슬픔을 이기고 마음을 잡으려고 했었다. 아버지와 함께 갔던 곳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찿고 아버지의 목소리를 듣고팠다. 아버지의 영혼은 여행 내내 내 차를 따라 오면서 구름도 되었다가 계곡물로도 되었다가 커다란

세코이아 나무도 되었다. 또 거대한 강이 되어 넓은 대지를 휘감기도 했고 바위틈의 작은 풀이 되기도 했고 내 눈가의 이슬방울이 되어서

내 얼굴을 타고 내려오기도 했었다. 이런 일치를 경험하고 아버지를 서서히 놓아주었던 곳이기도 하다. 공원은 의미있는 기억을 나에게만

준 것이 아닐 것이다. 빨리 산불이 진화되어서 소장관들은 두 다리를 뻗고 잠잘 수 있고 후세들과는 동일한 아름다움을 공유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