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ifornia 이야기

캘리포니아산 알몬드의 일등공신은 임대해온 꿀벌이다

rejungna 2012. 4. 12. 13:49

 

우리가 즐겨 먹는 견과류에 알몬드가 있다. 나도 알몬드를 매일 먹는다.

알몬드는 칼리로가 높아서 하루에 7알 정도의 섭취만 권장되지만 비타민과 무기질, 양질의

단백질, 섬유질이 풍부한 건강 식품이다. 이런 알몬드의 최대 생산지는 캘리포니아주 이다.

캘리포니아는 세계 소비의 80%와 미국내 소비의 100%를 조달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알몬드 수확을 전적으로 꿀벌에 의존하는 사실이다. 알몬드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엄청한 수의 꿀벌들이 제 때에 날라와서 제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원인 모를 이유로

꿀벌들이 집단 붕괴되어서 알몬드 농부들은 미전역 49개 주에서 큰 돈을 지불하고 꿀벌을

빌려온다. 중간에서 브로커들이 농부와 양봉가(beekeeper)를 연결해준다고 한다.

 

 

알몬드 농사는 캘리포니아의 센트랄 밸리(Central Valley)에 집중되어 있다. 이곳은 엘에이 지역인 남가주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인

북가주를 이어주는 가운데에 위치한 평지인데 비옥하고 광할해서 캘리포니아를 농업의 중심지로 등극케 했다. 알몬드는

캘리포니아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으로 일년에 30억 달러의 수익을 가져온다. 원래는 지중해 기후를 가진 중동지역이 원산지로

캘리포니아에는 1750년에 스페인 선교사에 의해서 처음 들어왔다. 현재 6,500 농가가 75만 에이커의 땅에서 알몬드를 재배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수입원인 알몬드의 수확량을 감소시킬 수 있는 요인은 변덕스러운 날씨, 가뭄, 병충과 꿀벌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꿀벌이다. 꿀벌은 이 나무 저 나무를 날라다니면서 꽃가루를 옮겨서 열매를 맺게 해준다.

그래서 농부들은 올해에도 꿀벌 임대로 2억 5천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알몬드 생산가의 15% 를 차지한다.

 

 

알몬드 나무의 꽃은 생각보다 화사하고 아름답다. 꽃은 2월에 절정을 이루어서 대지를 휘날리는 하얀 꽃잎으로 뒤덮는다.

농부들은 이 시기에 꿀벌이 알아서 날라와 주어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꽃들을 수정시켜 주기를 앉아서 기다릴 수만 없다.

그래서 매년 2월 초가 되면 미전역에서 수많은 양봉가들이 자신들이 돌보는 벌집을 들고 센트랄 밸리에 집결한다.

이것이 지구상에서 제일 큰 규모로, 계획된 수정(managed pollination) 이라고 불리는 행사이다. 자그마치 160만개의 벌집에

사는 480억 마리의 꿀벌들이 동원된다.

 

 

왜 꿀벌들이 극감해서 농부들은 엄청난 돈을 지불하고 계획된 수정을 마련하게 되었을까?

미전역에서 2003-2009년 사이에 벌떼들이 26% 감소했다. 2006년에는 90%의 벌떼들이 원인모를 떼죽음을 당했다. 이것을

colony collapse disorder (군집 붕괴 현상)라고 부른다. 벌집이 무너지면 식물, 야생화, 새, 나비의 생태계까지 위험해진다.

보통 6주의 생명을 가진 벌들이 겨우 2-3주만 생존하기 시작했다. 건강했던 어른 꿀벌이 죽으니 미처 다 성장하지 못한 어린

벌들이 꿀을 모으러 나가는 현상이 생겼다. 건강한 성년의 일벌 대신에 미성년의 일벌들이 일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취약해진

벌집단은 이상 날씨와 병균에 금방 무너져 버렸다. 여왕벌 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꿀벌들의 집단 붕괴의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서

미전역의 과학자와 연구원들이 부단히 노력했다. 4,5년의 연구 결과 원인은 살충제라고 최근에 발표되었다. 벌은 식물의

꽃가루와 넥타를 모을 때에 식물의 독성까지 먹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극히 소량이어서 위험하지 않다. 그러나, 살충제에

노출된 벌은 정상적인 벌에 비해서 외소하며, 일한 후에 귀가하는 길을 찿는 인지 능력이 손상되어 결국은 길에서 죽는다.

 

다행히 2010년 부터 꿀벌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여러

각도에서 연구하고, 실험하고, 새로운 배양법을 고안한 덕분이다.

건강하고 힘있는 꿀벌로 자라도록 단백질과 설탕이 든 특별 사료를

주기도 한다. 벌집을 반으로 갈라서 벌들이 쾌적하게 살도록 도와준다.

늙고 허약해진 여왕벌들을 건강한 벌로 바꾸어준다.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원들은 꿀벌(honeybee)의 역할을 대체할 다른 벌들을 찿고 있다.

농부들은 크고 부드러운 열매를 맺는 자체수정 (self-pollination)이 가능한 

알몬드 나무를 개발해 내었다. 이 나무는 4년을 재배하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물론, 이 나무도 열매를 맺으려면 여전히 꽃가루를 옮기는 벌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한마리의 벌이 같은 나무에서 수분(pollination)과

수정(fertilization)을 한꺼번에 할 수 있어서 효율적이다. 원래는 벌이

꽃가루를 이 나무에서 다른 나무로 옮겨주어야만 수정이 가능하다. 

   (사진은 꿀벌인 honeybee 의 모습이다,)

 

견과류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있다. 특히 호두와 알몬드는 수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간편하고도 맛있는 간식거리이다.

나는 요구르트에 넣어서 먹는 것을 좋아한다. 요즈음에 맛들인 그릭요구르트(Greek Yogurt)에 블루베리와 알몬드를 넣으면

아주 훌륭한 아침식사나 간식이 된다. 암발병을 낮추어주며 좋은 콜레스트롤을 올려주고 나쁜 콜레스트롤을 내려주어서 심장병

예방에도 좋다는 알몬드는 우리와 친할 수록 좋다. 지금까지 단지 흔한 너트 중의 하나로만 여기던 알몬드였다. 하지만,

이제는 한알의 알몬드 속에 담겨진 꿀벌과 농부의 노고를 볼 수 있다.

 

한톨의 쌀알에 농부의 땀이 배여있듯이 한알의 알몬드에는 꿀벌의 땀이 녹아있는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로 차를 타고 올라갈 때마다 창밖으로 무심히 지나가는 무수한 알몬드 나무들을 이제부터는 그냥 지나치지 말고

좀 더 관심을 갖고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