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과 5일 저녁 8시에 LA의 다운타운에 위치한 Staples Center 에서 엘튼 존의 공연이 있었다. 난 일요일 저녁에 관람했다.
두근두근한 가슴을 안고 스테이플스 쎈터로 향했다. 공연 40분 전에 도착했는데 스테이플스 쎈타로 들어가는 여러개의 입구 앞에
늘어선 긴 줄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건물 옆쪽으로 더 들어가서 입구를 찿은 덕분에 쉽게 공연장 안에 발을 디뎠다. 오호~~~
All the Hits tour 엘튼 존 콘서트 투어는 미국 동부에서 시작해서 13개 도시 순회 후에 다시 동부로 돌아가 마친다. 마지막 일정은
12월 3일과 4일에 뉴욕 맨하탄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 (Medison Square Garden)에서 갖는 공연이다. 엘튼 존은13년 만에 LA를 다시
찿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70년대 최고 스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막론한 폭넓은 관중은 뜻밖이었다.
1969년에 데뷰한 그는 참 길게 슈퍼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엘튼 존의 목소리는 여전히 힘있고 감미로웠으며 열정적이면서도
감성적이었다. 파란색의 반짝이는 자켓을 입고 곡이 끝날 때마다 일어서서 독특한 제스처를 취하거나 무대 위를 자유롭게 다니면서
행복한 관객들의 흥분이 더 커지도록 자극했다. 마치 '너희들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란 느낌을 주었다. 관중들 대부분은 이미
알고 있는 노래들을 들으면서 훙겨움에 일어나서 춤을 추었다. 또는 노래를 처음 접했던 시절과 연관지어 개인적인 회상의 기쁨에
취해서 흥얼거리기도 했다. 아는 노래가 많을 수록 신나고 흥겨운 콘서트장이었다. 아주 힘있는 공연이었다.
가기 전에 인터넷에 나와있는 setlist 를 찿아서 들을 노래 목록을 훌터 보았다. 솔직히 모르는 노래가 더 많았다. 그래서 미리 노래를
들고 공연장에 가려고 했지만 실제론 그럴 기회가 없어서 아쉬웠었다.
세트 리스트 (set list)란 가수나 밴드가 공연할 곡목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리스트를 만드는 이유는 청중 뿐만 아니라 공연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무대에 오르는 음악인들, 무대장치 사람들, 기술자들 - 어떤 노래를 들을 것인지 혹은 어떤 일을 할 것인 지를 미리
알도록 하기 위함이다.
LA 콘서트의 Set List:
Funeral for a Friend/Love Lies Bleeding Bennie and the Jets
Candle in the Wind Grey Seal
Levon Tiny Dancer
Holiday Inn Philadelphia Freedom
Goodbye Yellow Brick Road Rocket Man
Hey Ahab I Guess That's Why They Call It the Blues
Oceans Away Your Song
Burn Down the Mission All the Girls Love Alice
Home Again Don't Let the Sun Go Down on Me
The Bitch Is Back I'm Still Standing
Your Sister Can't Twist (But She Can Rock 'n Roll)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
Encore:
Sorry Seems to Be The Hardest Word Crocodile Rock
엘튼 존과 5명의 밴드는 2013년에 재발매된 'Goodbye Yellow Brick Road" 앨범 중에서 여러 곡을 노래했다. 4살에 시작한 피아노
실력은 신동 수준이었다고 한다. 지금의 연주도 여전히 멋지고 흔들림이 없었으며 불렀던 곡의 반은 top 40 에 들어갈 만큼 히트를
쳤던 노래들이었다. 지금까지 3000 번 이상의 콘서트를 했다는 엘튼 존은 명성답게 무대 소품으로 엄청난 샹들리에를 갖고 다닌다.
무대 위에 무겁게 매달린 샹들리에는 때때로 곡에 맞추어서 움직이고 밑으로 천천히 내려오기도 하면서 모양과 색을 바꾸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관중은 엘튼 존이 입장하기 전부터 미리 일어나서 그를 환영하였고 첫 노래의 첫 소절이 나오는 순간부터 함성을 뿜어냈다. 열광하는
청중, 강하고 감미로운 피아노 소리, 힘이 넘치는 목소리, 노래 가사에 따라서 빠르게 변하는 반원 모양의 무대 뒷배경. 모두가 서로
맞물려서 공연장은 화려하고 절도있으며 역동적이고 맵씨있었다. 스테이플스 쎈타를 꽉매운 관중들의 몸짓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무르익었다.
그는 노래 한 곡이 끝날 때마다 피아노 의자에서 일어서서 두 팔을 위로 번쩍 올리기도 하고 마치 괜객 속의 한 사람을 지목하듯이
손가락 질을 하기도 하고 손키스를 날리기도 한다. 이런 제스처에 관객들은 더욱 더 박수를 치고 열광했다. 하지만 이번 LA 무대는
무엇보다도 노래에 충실한 공연이었다. 가수로서 여러 개의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그답게 긴 커리어로 다져진 노래 실력은 나이에
상관없이 여전한 열정, 끈질김과 놀라움이었다. 노익장이라기 보다는 지치지않는 청년같았다. 나는 앵콜송 두번째가 흘러나올 때에
먼저 자리를 빠져나왔지만 가슴에는 여전히 그의 목소리와 피아노 음이 춤을 추고 있었다. 일생에서 한번 쯤은 경험해야 하는
자리라고 생각했다.
피아노 연주를 하는 엘튼 존에게 쏟아지는 조명은 공연장에 오직 그만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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