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거나 좋은 것들

산타모니카산 언덕 위의 게티센터(Getty Center)

rejungna 2015. 4. 13. 13:19

 LA 에서 꼭 방문해야 할 미술관은 LACMA(엘에이카운티 미술관)과 Getty Center (게티센타)이다. 한인타운과 근접해서

한인들과 친숙한 라크마는 남가주를 대표할 정도의 규모와 내용을 갖춘 대단한 곳이며, 게티센타는 석유재벌 Paul Getty 의 개인

소장품 전시관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계적인 미술관과 박물관으로 자리잡은 곳이다. 폴 게티는 말리부에 위치한 그의 저택을

미술관으로 1954년에 처음 개방했다. 하지만 점점 늘어나는 소장품을 감당하지 못해서 1976년에 증축을 했다. 사후에 재단이 LA 에 

부지를 사서 게티센타를 지었다. 그의 집은 지금 Getty Villa 란 이름의 클래식한 유럽풍의 박물관으로 큰 사랑을 받고있다.

 

1997년 개관한 게티센타를 최근에 다시 방문했다. 마지막 방문이 상당히 오래 전이어서 기억에 담겨진 모습과 현재의 모습은

차이가 있었다. 전망이 최고이었던 기억만 또렸했다. 405 프리웨이 옆 산타모니카산 언덕에 자리잡은 게티센타는 멀리 태평양,

샌가브리엘산, 센츄리시티, 그리고 LA 서쪽 지역이 내려다 보이는 무척이나 LA 스러운 건축물이다. 나의 첫인상은 퍼진 듯하면서

아기자기하게 몰려있고, 단순한 듯하면서 모든 것이 어우러져 갖추어 있고, 뻥 뚫려서 시원한 듯하면서 날씨탓인지 더웠다.

게티센타는 예술적 경험을 다양하고 최신식으로 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미술 박물관이다.

 

 

차 한대당 주차료 $15을 지불하면 입장료는 없다. 차를 주차하고 게티센타 안으로 들어가려면 언덕을 오르는 트램을 타야한다. 아주

날렵한 최첨단 시설의 트램은 전기로 움직이고 케이블로 작동된다. 땅 위를 달리는 케이블카인 셈이다. 5분의 승차로 승객은

평지에서 전망좋은 언덕 위로 올려진다. 트램이 도착하는 곳이 '도착의 광장'이다.

 

 

건축가 Richard Meier (리차드 마이어)가 설계한 게티센타는 대중이 구경할 수 있는 공공 건물과 게티 재단의 사적 건물로

구성되어있다. 게티 박물관, 게티 연구소, 게티 자연보호 협회와 게티 재단 건물 등이 함께한다. 건축가 마이어는 건물이 주변 환경과

멋지게 어우러지도록 설계했다. 친환경적 건물로 햇빛을 이용한 에너지 덕분에 전기 사용을 최대한으로 줄였다. 이태리에서

채굴되어 미국으로 날라온 16,000 톤의 베이지색 트래버틴 (travertine) 돌이 건물 전체를 덮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돌에는 수천

수백년 전의 나무가지, 잎, 깃털 등등이 화석으로 남아있는데 이 돌을 그대로 사용하였다. 트래버틴은 길이 30 인치의 정사각형으로

정확하게 잘려져서 실내의 벽과 바닥, 그리고 건물의 외벽과 바닥을 일율적으로 덮고있다. 덕분에 통일된 일체감이 어디서나 보인다.

 

 

 

 

 

또 건축가 마이어는 정사각형 모양 외에도 곡선을 많이 이용했다. 그래서 느낌이 지루하지도 딱딱하지도 않다. 언덕 위에 세워진

건물 답게 트인 사방으로 펼쳐져 있지만 아기자기한 인상도 준다. 또 동네 주민들의 요청으로 높이를 제한하여 낮게 지어져서

위화감도 없다. 한 마디로 게티 센타는 건축, 채광, 위치 그리고 멋진 정원으로 다른 미술관과 차별화를 꾀했다. 

 

 

 

소장품을 위한 네 개의 전시관은 간단하게 동, 서, 남, 북 파빌리안(East, West, South, North Pavillion) 으로 불린다. 여기서

Renoir, Degas, Cezanne, Monet, Gogh 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주로 20세기 이전의 르네상스, 바로크, 인상파, 종교적 작품이다.

빈센트 반 고호의 그 유명한 Irises 아이리스는 West Pavillion에 걸려있다. 다른 유명한 그림, 조각, 가구들이 많다. 이 외에도

초대 작가전이 열리는 Exhibitions Pavilion도 있다. 아쉽게도 나는 전시관 5군데 모두 둘러보지 못했다.

 

 

건물 천장에서 쏟아지는 자연 채광은 실내를 깔끔하고 따뜻하고 현대식으로 느껴지게 한다. 벽의 많은 창문과 천장 위의 skylight 도

벽과 바닥의 트래버틴 돌과 똑같이 정사각형 모양을 하고 크기도 같다. 자연광이 많은 작품 위를 밝혀주는 것 또한 특색있다.

 

 

 

또 꼭 봐야하는 Centeral Garden 정원은 아름다움과 놀라움을 갖고있다. LA 지역을 대표하는 선인장을 비롯하여 사막 식물들, 넓은 

잔디, 예쁜 나무, 다양한 꽃, 분수, 개울, 그리고 작은 폭포에 이르기 까지 흠잡을 데 없이 조화롭다. 500 종 이상의 식물들이 있다.

피크닉과 산보길로 최고다. 멀리 보이는 언덕 중턱에는 집주인이 자기 땅에서 가꾸는 듯한 작은 포도밭 두개가 눈길을 잡는다.

 

 

Robert  Irwin 이 설계한 센트랄 가든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걸으면 물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개울 바닥에 깔린 돌들이 독특한

소리를 만들어서 마치 작품 하나를 감상하는 느낌을 준다. 물소리는 햇빛에 익은 얼굴마저 식혀준다.

 

 

이곳은 Center's Garden 이다

 

정원의 끝 부분에서 짧은 개울은 귀여운 폭포로 되어 반사하는 연못으로 떨어진다. 연못 가운테에는 400 그루의 철쭉이 만든 미로가

있다. 연못은 빛, 색깔과 반사가 조합된 또 하나의 작품이라고 한다. 정원에는 정성어린 손이 가지않은 부분이 없고, 시작부터 끝까지

짜임새있는 조화로움이 뛰어나다. 나는 미국 어느 부잣집의 정원을 걷는 듯한 느낌을 가졌다.

 

 

게티센타의 식당과 카페에서의 전망도 환상적이다. 음식도 괜찮아서 연인이나 가족과 즐거운 오후 한 때를 지내기에 최적이다. 건물

입구 곳곳에 양산 상자가 놓여있어서 LA 의 따가운 햇빛도 적당히 막을 수 있다. 특별하게 기억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Trip Advisor에 의해서 LA 제 1의 명소로 추천되는 게티센타는 누구나 한번쯤 방문해야 하는 곳이다.